1989년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버마의 공식적 명칭은 미얀마로 바뀌었다. 이러한 개칭 사실을 알고 있는 한국인은 꽤 많다. 그런데 개칭 배경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아니, 그 배경을 알려주고자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중요한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지 않은 채 일정한 사실만을 가르쳐주는 것은 교육적 측면에서나 지적 해소 측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플랫폼> 12호에 게재된 마웅 쏘 챙의 글은 미얀마로 개칭된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신군부 정권의 축출 필요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버마의 재수립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주는 글로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위 386세대 이후, 민주화나 민족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지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지도 않는 젊은 세대의 흥미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글이기도 하다.

마웅 쏘 챙의 글은 현재 버마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버마인들의 민주항쟁의 정당성과 진지함을 호소함으로써 국제적 관심을 고조시킨다. 억압과 저항의 규모나 성질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이 글을 읽으면 우리나라 5·18 민주항쟁이 떠오른다. 군부의 부당한 탄압과 시민들의 강한 민주의식과 의지, 그리고 실천적 저항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고통과 의지가 더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적 호소와 홍보 수준의 글은 외국인인 우리에게 그들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게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감정적인 어투의 호소문에 그치기보다는 버마의 비민주화 과정과 국내외의 민주항쟁 노선에 대해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더라면, 외국인인 한국인 독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