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글을 읽고 중국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의 차 문화에 대하여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차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교실에 들어서면 준비해 온 차병을 먼저 교탁에 내려놓고 차를 준비한다. 그런 다음 차를 마시며 강의를 시작한다. 음식점에 들어가면 점원들은 먼저 어떤 종류의 차를 마실 것인지 물어본다. 친구나 지인들의 집을 방문할 때면 어김없이 먼저 마실 차가 준비된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는 음식점에서는 물론 교실, 호텔, 병원, 미용실 심지어 열차와 택시 등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인들이 차를 즐겨 마시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식생활과 관련한 부분이다. 중국음식은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차를 마심으로써 단백질과 지방을 감소시킨다. 또한 중국의 수질 상태가 나쁘기 때문에 물의 냄새나 병균을 제거하기 위해 차를 마실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차는 그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며, 그들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하나의 문화이다. 우리의 차 문화를 이야기 할 때 다른 나라의 차 문화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차 문화와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그 형성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눈에 보이는 모습을 가지고 차 문화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정체성이 없더라도, 상업주의에 매몰돼 ‘농약차’ 를 고가에 내놓으며 언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괜찮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하여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차 문화는 어떠한 것이며, 그런 차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일들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