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여자 친구와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는다. 식사 한 끼 때우려고 주변의 중국음식점을 찾은 것이 차이나타운과의 첫 만남이다. 오랜 사진들과 조금은 생소해 보이는 물건들로 장식되어 있는 식당 내부. 조금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후에 그곳이 바로 차이나타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인천 중구 선린동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그림같은 느낌을 준다. 낡은 벽들과 오래된 건물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중국어가 한 세기 넘게 인천의 한쪽을 지켜온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예전에 차이나타운은 굉장한 명소였다고 한다. 중화루, 송죽루, 공화춘 등 내로라하는 중국음식점이 무려 20~30여 개에 달했고, 한때 화교인구가 1만여 명이었다고 한다. 선린동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중국과 친선적인 유대를 강조하자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하지만 5·16 이후 외국인에 대한 행정규제 때문에 인천 차이나타운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플랫폼> 12호에 실린 <인천화교100년사 자료특별展>에 대한 비평은 화교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전시자료 분류원칙의 부재 혹은 무감각, 연대표기나 자료설명 혹은 내용 해설의 전무(全無), 해설자 부재, 전시장소의 협소, 짜임새 없는 허술한 디스플레이 등등. 더구나 전시된 자료는 그렇게 많은 양도 아니다. 그러면서 아무렇게나, 언뜻 내용을 알아볼 수 없이 마구 벌여놓은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천화교협회 내에 전시기획에 대한 경험과 안목을 가진 사람이나, 전문코디네이터가 부재하다는 반증인지도 모른다”라는 필자 김윤식의 말은 어쩌면 화교들에게 너무나 무관심했던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