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싫어하는 나에게 <플랫폼>은 두껍지 않으면서 다양한 정보를 주기에 유익하다. 12호에 실린 「별 따주는 남자, 박두성」은 감동까지 준다. 11호에 실린 박두성 선생의 차녀 박정희 여사의 인터뷰에서 송암 박두성 선생과 한글점자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면 「별 따주는 남자, 박두성」은 스스로를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한글점자에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좁은 보행도로가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 때문에 더 좁아졌다고 불평한 적도 있다. 매일 학교 가는 시간에 한 시각장애인을 마주치게 되는데 흰 지팡이에 기대어 유도블록이 없는 찻길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매우 위태롭다. 만약 유도블록이 있었다면 그 분은 더욱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군대 복무 중 맹인실습을 한 것이 생각난다. 이 실습은 눈을 감고 박수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눈을 감으니 익숙한 길도 걷기 힘들었고, 계단과 마주칠 때에는 난감하였다. 특히 내려갈 때는 계단의 높이를 모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이것은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의 일부분이다. 만일 한글점자도 없다면 더욱 불편할 것이다. 한글 점자가 없었다면 글을 읽지 못했을 것이고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었을 것이다. 송암 박두성 선생이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