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14호는 특집으로 문화로 일구는 도시정체성을 다루었다.

연초에도 TV나 신문에서 문화도시 혹은 도시디자인에 관한 것을 다룬 것들이 많았기에 생소하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시아 도시들을 사례로 삼았다고 하는 것이다.

일본, 싱가포르. 베이징 각각의 도시들이 도시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준 이번 특집은 다른 필자들이 썼지만 하나의 글 같았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개성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방법론들은 서구 도시들을 따른다는 조명래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제목 그대로 동아시아 도시브랜드의 역설이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조명래에 따르면 지금의 도시개발 전략은 도시의 축제, 랜드마크(land mark), 로고, 슬로건 등을 이용해 도시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고 한다.

다른 3명의 필자들은 성공적인 도시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성공적인 사례를 이야기할 뿐, 그것이 갖는 한계나 문제점 등을 지적하지 않는다. 마치 도시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듯해 불편했다.

도시개발 전략들이 획일적인 것도 문제이지만, 반드시 도시개발을 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도시개발이 과연 다 좋은 것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도시개발의 성공사례와는 반대로 실패한 사례를 함께 실었다면 더 유익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김나현| 대학생｜서울 종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