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5일 개관한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Dibrary)에 다녀왔다. 디브러리는 자료 대출 및 열람, 그리고 시설 이용이라는 도서관의1차 서비스와 더불어 웹상에서 정보 제공 및 편집,전달까지도 가능한 전자서비스도서관으로서 첨단IT 정보시설을 이용해 전 세계 디지털정보원과 소통하는 가상공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차별, 제한 없이 누구나 이 공간 안에서 인터넷과 웹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이용자등록을 하고 1일 이용증을 발급받아 전시실로 향했다.전시실은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기획 및 전시하는 공간으로 차후에는 이용자가 만든 UCC도 이곳에서전시한다고 한다. 마치 작은 미디어랩을 연상시키는 그곳은 디지털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보존가치가 있는 자료를 터치스크린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장 넘기듯이 스크린을 밀면 시뮬레이션은 책장이 실제로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곳으로, 특별공간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지하 2층부터는 본격적인 도서관 서비스공간이다. 예약접수 확인이나 신청은 물론, 그밖의 다른 정보들은 모두 키오스크(kiosk)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를 통해 제어 가능하도록 구현되고 있다. 이용증을 인식시켜 디지털열람실 PC예약을 해보았는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혼용된 하이브리드 도서관(Hybrid Library)1 형태여서 그랬던 것 같다.

디지털열람실에는 100여 대의 PC와 더불어 맞춤형 TV시청실, 복합상영관이 있는데 모두 예약제로 운영된다. 그 뒤편으로는 세미나실이, 로비 아래로는 유선연결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이용실이 있고, 그밖에 미디어자료이용실, 디지털편집실,UCC스튜디오, 영상스튜디오, 음향스튜디오 등이자리하고 있다. 또한 점자프린터와 독서확대기, 보조공학기기와 스크린리더, 문서인식프로그램 등이소외계층 및 장애인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디브러리가 제공하는 정보서비스는 앞서 설명한 도서관의 1차 서비스 역할을 넘어 정보재생산이라는 2차 서비스 기능도 수행한다. 국내외 각종 지식정보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정보에 대한 통합적 연계 및 교류, 첨단 IT 정보시설을 통해모든 이용자가 평등하게 디지털자료를 열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디브러리 포털사이트는 메타데이터를 검색, 접속하는 기능만을 지원하고 있었다. 현재 디브러리에서는 학술정보, 전문정보, 해외정보, 지역정보, 정책정보의 검색과 접근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굳이 홈페이지를 이용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들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전문정보와 학술정보는 얼마 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으로 통합된 국가전자과학도서관(NDSL)의서비스를 링크시킨 것이 전부이다. 단지 퉁명스런 전문 홈페이지를 일반인이 접하기 쉽게 하나하나쪼개놓은 것에 불과하다. 또한 최신 국외학술 유료DB에 대한 접근은 제한되었으며, 제공되는 정보 또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자료가 전부였다. 더구나디브러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전달받는 RSS 웹사이트끼리 자료를 주고받기 위한 규격는 제외된 채로 타 기관에서 제공되는 RSS데이터 주소만을 차용하여 기재하고 있었다. 적어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들고 있는 웹진이나, 도서관연구소의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는 피드(web feed) 자주 업데이트되는 자료를 받아볼 때 사용하는 데이터 포맷라도 생성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시설적인 면에도 문제가 있다. 개관 초기및 리플릿에 기재된 모션 트래킹(motion tracking) 자동감지추적이나 터치형 테블릿(touch tablet) PC, 휴식을 접할 수 있다는 북카페는 현재 이용이 불가하다. 개인휴대인터넷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서비스역시 관내 등록한 단말기만 이용하도록 제한해 놓았다. 이용규칙상 가혹한 점도 많은데, 가령 세미나실의 경우 최소인원이 5명부터 단계적으로 공간별이용이 가능하지만 만약 이용 당일 최소예약인원에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전 예약자 모두가 한 달간 이용이 정지된다. 울트라모바일PC(ultra mobile PC) 대여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민법을 거론하며 경제적 배상책임을 물을 것을 미리 기재해 두었다. 디지털도서관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인 감성을 지닌 것이 아닐까? 조금의 규칙은 필요하지만, 디브러리를 이용하는 데 느끼는 부담은 적지 않다.

디브러리의 핵심 키워드는 통합과 개방이다. 누구나 자유로이 드나들며 정보를 얻고, 많은자료를 통합시켜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뉴욕시립도서관은 외국인여행자의 출입 및 자료 열람도 가능하다. 그래서 가장 낮은 문턱을 가진 도서관의 대명사가 되었다. 실제로 그곳을 방문했던 여행자들의 사진도 쉽게 볼 수 있다.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고, 전해지는 입소문들이 DB화 되어 축적되는 것이 현재 디지털정보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디브러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디지털도서관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완전한 정보의 접근 및 열람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통합과 개방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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