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주황색 피부에 빨간 탱크톱을 입고 있던 푸우가 터프하게 변해 <플랫폼>16호 표지에 당당히 서 있다. 서둘러 관련 이미지의 글을 찾아보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미술관 봄나들이-미술관습격사건展>의 글이다. 말 그대로 흰색으로회칠 된 네모난 방에 들어있던 작품들이 밖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매년 봄이 되면 작품들을 봄나들이시킨다. 무겁던 정동길을 한결 가벼워지게 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올해 봄나들이를 보지 못해 아쉬워했던 터라 이 글이더욱 반가웠다. 미술관습격사건이라는 무겁고 무서운 주제와는 달리 한 손에는 꿀통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자유의 여신상처럼 꿀주걱을 들고 있는 검은색 탱크톱의 흰색 푸우라니 그 봄나들이가 얼마나 즐거웠을지 내심 부럽다. 본관에서 전시되었던 <르느와르展>에 가는 관람객이 본관에 입장하기 전 만나는 이 <미술관 봄나들이-미술관습격사건전>는 필자가 말한 것처럼 절반의 성공을 가져왔을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가끔 미술작품들이 어떤 형태로든 야외의 봄햇살을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