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상의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중동에 대한 개념은 주로 이미지에서 왔다. 파괴, 테러리스트, 난민 등 서로 뒤엉켜 복잡한 정치와 적대적인 종교에 관한 수많은 보고서에서 온 이미지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눈을 보다-중동 현대 예술展>에서도 일련의 상징적인 이미지 부호를 빌어 중동의 개념을 전시했다. 뒤엉켜있는 각종 복잡한 정보에 따라 해독되고 심지어 오독할 수밖에 없는 부호들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전시는 2008년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중국 최대 규모의 가장 전문적인 현대 예술전이라고 한다. 분명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과 달랐다. 전부 30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는 주로 대형 조형물로 일련의 회화와 파피에 콜레(papiers colles) 그림물감 이외에 다른 소재를 붙여 회화적 효과를 얻는 회화기법의 하나 임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한편으로 ‘중동 현대 예술’의 방대한 개념을 희석하고, 또 한편으로는 격동이 가득 차 있는 일종의 기이한 복잡함과 모순성을 갖추고 있다. 중동현대예술은 일반적인 의미로 단순화시켜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전통적인 동·서양 문화의 가운데 위치해 있는 특수한 지리적 이유로 오랜 시간 복잡한 정치와 종교적 대립이 있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중동지역의 피할 수 없는 ‘벽’이었다.

<평정>

따라서 지금의 중동예술은 다른 지역과 분명하게 구별되는 특수한 기질이 있다. 초조함과 냉담함, 평정과 분노, 희망과 절망 속에서 끊임없이 뒤얽히고, 발버둥치고, 구속하며 심지어 추방하기까지 했음 중동을 대면하면 시종일관 광범위하게 충돌하는 지역, 죽음, 공포, 생명, 자욱하게 뒤덮여 있다. 이러한 화제가 모아져 완성된 것은 하나의 전시 주제일 뿐 아니라 중동의 현실 생활을 일차적인 예술로 복제해냈다. 작품들은 결국 복제품 이상으로 관람객에게 보이지 않는 전쟁의 충돌과 상상하기 어려운 잔인함과 흥분을 가져왔다. 작품 <평정>은 폐허를 표현한 조형으로 산산조각이 난 물건들이 쌓여 있다. 그 때, 그 현장의 현실 생활을 모방한 것이다. 관람객은 수시로 관람객의 발밑에서 도시의 건물들이 부서져 평지가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파괴력이 쇠퇴한 후 도시의 모든 것은 허무로 변하여 공허함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남지 않고, 파괴 후의 형상만이 진실로 남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은 떠났다. 이때부터 사려졌거나, 폭발 후에 멀리 떠나버린 것이다. 전쟁 일체의 격동적인 과정은 결국에 쥐 죽은 듯 고요함으로 바뀌었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폭동과 잔인함의 원시적인 묘사는 의심할 바 없이 사람들에게 깊은 공포감을 준다. 설마 이것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일상생활인 것인가?

작품 <철의 소리>는 얼룩덜룩 색이 뒤섞인 벽면 위에 설치되어 있다. 중동 전쟁의 대표적인 인물의 선전 웅변을 기록한 것으로 얼룩덜룩한 철판에서 확연하게 구분된다. 차디찬 철은 총검처럼 날카로운 형상으로 도망칠 수 없는 현실을 형성하고 있다. <철의 소리>와 일체가 되는 것은 가까운 곳에 쌓여 있는 부서진 벽돌이다. 이렇게 부서져 쌓아 올려진 벽돌은 마치 폭발 후에 수시로 볼 수 있는 폐허와 같다. 단지 이 폐허 더미는 때때로 미약한 기복도 나타낸다. 그 밑에 거대한 물침대가 있고 깨진 벽돌의 중력의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물결이 생긴다. 그렇게 하여 폐허가 되어 약해진 상태를 형성 이는 일종의 폭발 후의 여파로 폐허 아래에서 발버둥치는 생명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견고하고 냉담한 철판, 폭력을 일으키는 날카로운 칼, 부서진 벽돌 아래에서 미약하게 발버둥치는 생명의 이미지, 이 셋 사이의 상호 관련성은 의심할 바 없이 우리에게 철의 정치, 종교 아래에서 사람의 생명이 시종일관 도망칠 수 없는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완전무결한 체적>

 <완전무결한 체적>은 간결하지만 풍부한 의미를 가진 대형 설치작품이다. 약 100켤레의 머리만 남은 군화로 만들어진 거대한 원으로 마치 한 차례의 전형적인 폭발 후의 유물과 같다. 이것은 완전한 파멸로 사람들을 질식하여 파괴시킨다. 거대한 원은 생명을 상실한 눈으로 공허함 속에 모든 사라져버린 억울한 생명이 함의되어 있다. 우리로 하여금 저절로 그러한 현장 속에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전쟁 중에 죽어간 병사들을 떠오르게 한다.

천국의색깔1

천국의색깔2

<천국의 색깔>의 주제 역시 전쟁이다. 크기도 다르고 생긴 모양도 각기 다른 유리병과 물 컵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어수선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유리컵들이 시멘트 위에 엎어져 있고 수많은 컵 안에는 각종 모양의 컬러 그림이 놓여 있다. 그림은 각각 핵실험의 원폭구름 등 폭발 후의 각종 형상을 나타낸다. 강렬한 충격의 화염과 투명하고 약한 유리잔은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확실히, 이런 종류의 주제가 분명한 작품은 예술의 형태로 빌어 고요함 속의 거대한 공포를 나타낸다. 이는 마치 기울어져 설치된 검정색의 거대한 철로 만들어진 전등처럼 하나하나 매달려 있는 장치를 통해 실내의 광선이 절단되는 것과 같다. 작품 하나하나는 실질적으로 모든 전쟁들이 가져오는 거대하고 깊은 고통이 절단되어 있다. 그것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격동은 아득히 먼 동아시아의 현실에서는 이미 크게 약해졌다. 결국 전쟁은 아득히 먼 이국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단지 뉴스거리일 뿐이다. 비록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전쟁에 대한 공포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단지 정치가의 몫일 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의 몫이 아니다. <영혼이 초조함에 대체되다>는 회전목마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이것 역시 전쟁이라는 주제를 예시한다. 어둡고 희미한 목마의 쉬지 않는 회전은 분명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형상을 보여주며 끝없는 전쟁과 회전목마의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형 설치작품인 <만연>에서 묘사하고 있는 중동 지역의 충돌이 가져오는 재난의 결과 이외에 그 밖의 전시장에서 나타나는 <화장>시리즈 작품, 전시회와 같은 제목의 <자신의 눈을 보라>는 현대중동예술이 찾고자 하는 다른 통로를 잘 보여준다. <화장>시리즈는 화려한 색채와 세밀한 필치로 강렬한 감상을 즐길 수 있다. 그 속에는 야성적인 과장과 괴이한 왜곡, 중동 전통 예술이 형성한 심층적인 독립성으로 가득 차 있다. 세밀한 화면은 오히려 유연하게 보이고 변화는 어수선하지 않다. 통속적으로 보이는 것은 오히려 이국의 참신함이 있으며 이러한 추상은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눈을 보라>

<자신의 눈을 보라>는 아마도 이번 전시회에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와 동명인 장치 작품으로 타원형의 연못,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야자나무와 페르시아 카펫이 덮여 있는 작은 배로 구성되어 있다. 이 넓은 설치작품은 중동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오아시스로 사람들에게 야자나무 아래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한다. 사실 연못의 물은 유리이다. 이 물 같은 유리는 사람들의 착시를 노려 연못의 허상을 만들어냈다. 중동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조 경관들을 시각오차를 활용하여 허상을 심미적인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모든 오차로 인해 일어난 일탈된 견해는 어쩌면 일종의 심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반어적인 풍자의 심미가 더욱 강렬한 포용성을 갖추고 있다. 소위 말하는 ‘자신의 눈을 보라’는 일종의 패러독스다. 사람은 타인의 눈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눈을 볼 수 있으며, 타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관점을 표현한다. 타인은 마치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매개물이다. 오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매개물이 없다면 당신은 영원히 자신을 볼 수 없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 감상자가 없다면 작품이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두 가지가 서로 협조해야 비로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전체 전시는 ‘자신의 눈을 보라’라는 주제로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는 아직도 묻고 있다. 도대체 누가 자신의 눈을 보았는가? 이는 아마도 현대예술이 영원히 피할 수 없는 화두로 완전무결한 결론이 있기 어려운 화제일 것이다.

번역_ 文有美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