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문학웹진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논의되었다. 이제는 그 열기가 조금 식은 듯도 하다. <플랫폼> 17호에 실린 「문학의 인터넷 엑소더스, 어떻게 볼 것인가」 역시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어딘가 미지근한 느낌이었다. 분명 열띤 좌담 형식이었으나, 참여자들의 목소리에는 열정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상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기에 아직 문학웹진의 사례는 몇 가지에 국한되어 있고, 그렇다보니 이를 통해 제시할 비전 역시 뚜렷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인터넷 시대의 문학에 관한 이야기는 전부터 있었고, 문학웹진에 관한 이야기 또한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늘 그렇듯 논의가 현상을 앞서 나가는 데 있다는 것이며, 더구나 분석할 현상의 대상조차 미미한 현재의 상황이라는 점이다. 내 생각에 이번 기획좌담이 보다 풍부한 논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내와 더불어 해외의 사례들도 함께 거론되었어야 하며, 문학웹진을 필두로 한 매체의 다변화 사례를 보다 다양하게 준비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지면의 한정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애초 기획부터 일시적 현상에 착안하여 끌고 나간 논의, 즉 뜨거운 토론 보다는 미지근함이 예상된 논의였다. 단순히 현상을 앞서 나가는 논의는 그렇듯 미지근한 상상에 그치기 쉽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상을 주도하는 논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에 따른 탄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어쩌면 논의의 엑소더스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