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이래, 교통·통신 기술의 발달로 세계는 지구촌이 되었다. 동시에 집단과 집단 사이의 왕래가 잦아져 다른 문화와의 교류가 촉진되었다. 이에 따라 다문화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고,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습관, 정치, 경제, 사회구조 등이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사람들이 직면해야 할 현실이 되었다.

타이완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타이완 정치가 처한 특수성 때문에 닫혀 있었던 중국 대륙과의 단절은 1987년 정부가 ‘타이완거주민대륙친지방문허용’을 선포한 후 대륙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되었다. 또 그로부터 얼마 후인 1994년 정부는 동남아시아(이하 동남아)와 경제무역의 발전을 강화하는 ‘남향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왕래 속에서 일부 사람들은 중국 대륙 혹은 동남아 지역에서 ‘외국인신부’를 데려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은 점차 심화하였다. 이 때문에 근 20년 이래 타이완 사회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타이완으로 시집온 외국인신부들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야만 했고, 그들이 낳은 자녀들의 양육, 교육에 관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정부와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타이완은 그 문제를 교육의 측면에서 풀어나가고 있다.

타이완의 외국인신부 발생배경
타이완은 서태평양에 위치하며, 중국 대륙과 인접해 있다. 현재 인구는 약 2,300여 만 명이다. 본디 공업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농림수산업에 종사했다. 일제시기를 거쳐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으로 옮겨 왔을 때에도 타이완 사람들의 삶은 빈곤했다. 그랬던 것이 1974년부터 1979년에 걸친 ‘10대 건설’ 정책 한국의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유사으로 타이완 사회는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변하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연간 소득도 급속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편, 1949년 전후 국민당 정부가 타이완으로 옮겨올 때, 군인, 공무원, 교육자와 그 가족 수는 약 121만 명으로 당시 타이완 총인구의 13%를 차지했다. 이 사람들이 옮겨온 후 타이완 사회는 타이완과 중국 대륙의 각 지역의 문화가 모인 ‘생활문화의 용광로’가 되었다. 즉, 본래 타이완 문화, 일본의 식민문화, 중국 각 지역의 지방문화가 섞여 다문화사회가 된 것이다.

최근 20년을 회고해 볼 때, 타이완 경제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도시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에 젊은 사람들은 모두 도시에 모여들었다. 또한 사람들의 결혼관념이 변해, 아이를 적게 낳거나 아니면 낳지 않는 현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경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자 혹은 농업, 임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혼인 상대를 찾는 데 곤란함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사회 기층의 국제결혼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중국 대륙 혹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온 외국인신부의 수는 지금까지 40만 명 정도가 되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외국인신부 중 대륙신부가 약 6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타이완과 중국 대륙 사람들은 같은 중화민족에 속할 뿐 아니라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다. 양안이 반세기 동안 단절되어 가치관과 생활문화 면에서 확실히 일정한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동남아 각지에서 온 외국인신부는 대륙신부에 비해 의사소통과 생활 습관 등에서 차이가 크지 않겠는가.

타이완의 다문화가정이 갖는 문제
중화민국 현 타이완내정부 주민등록관리부(戶政司)가 2008년 8월 31일 인터넷에 공포한 ‘타이완의 국제결혼과 관련한 통계’(1998~2008)를 보면,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타이완 국내혼인과 국제혼인의 비율이 4.5 대 1로, 국제결혼의 비율이 꽤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둘째, 외국인신부의 수가 2003년 최고조에 이른 후 점차 내려가는 추세라는 점이다. 셋째, 타이완의 국제결혼은 시집온 여성, 즉 외국인신부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넷째, 타이완의 외국인신부 중 대륙 출신 신부, 베트남 출신 신부, 인도네시아 출신 신부 순으로 그 수가 많다는 점이다. 다섯째, 타이완 국내결혼과 국제결혼의 이혼율이 7.8 대 1로 국제결혼의 이혼율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신부와 결혼한 타이완인 배우자들은 교육의 정도가 낮고, 연령이 높다. 게다가 공업, 농업,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대다수가 시골에 거주한다. 외국인신부들 역시 빈곤한 시골 출신들로 교육의 정도가 낮고, 나이가 어리다. 또한 외국인신부 중 타이완 북부에 사는 경우가 약 50%를 차지하는데, 대륙신부가 그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중부와 남부가 각각 20%를 차지하고, 나머지 지방이 10%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애정을 기초로 하지 않은 채 먼 곳으로 시집온 여성은 의지할 만한 사람도 없고, 언어도 통하지 않은 상황 하에서 새로운 환경, 문화에 직면하고, 새로운 인간관계, 생활습관에 적응해야만 한다. 심지어 아이를 기르고 교육해야 한다.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외국인신부가 갖는 문제와 그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먼저 외국인신부들이 갖는 문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외국인신부 대다수가 빈곤한 가정 출신으로 그 혼인의 형태가 매매식의 ‘상품화 혼인’ 방식이다. 이러한 결혼 방식은 부부 간의 애정이 결핍되어 가정이 안정적이지 않다. 둘째, 남편에 비해 부인의 연령이 낮아 세대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셋째, 외국인신부는 교육의 정도가 낮기 때문에 육아와 보건 관련 지식이 부족해, 출산에 대처할 만한 능력이 부족하다. 넷째, 대륙신부를 제외한 외국인신부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회활동을 잘 할 수가 없어 점점 폐쇄적인 인간형이 되기 쉽다. 다섯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풍습의 차이로 인해 고부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여섯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사회의 일원이 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음으로 외국신신부의 자녀들 상황을 살펴보자. 주로 양육과 교육 면에서 문제들이 드러난다. 중화민국교육부 통계처가 2003년 3월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타이완에서 외국인신부의 자녀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1998년 13,904명에서 2003년 30,833명까지 늘었다. 2011년 초등학교 1학년에 취학할 아동 중 3분의 1이 외국인신부의 자녀일 것이라고 한다. 외국인신부의 자녀 비율을 볼 때, 우리들은 그 자녀들이 겪을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 외국인신부의 자녀들이 갖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국인신부가 교육정도가 낮기 때문에, 자녀의 양육과 교육 관련 지식이 부족해, 그 자녀의 건강과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신부는 자신이 언어생활에 곤란함을 겪고 있으며, 타이완의 교육체계를 잘 모른다. 게다가 남편들도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은 계급에 속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가정교육 혹은 방과후 교육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량아를 낳아 보육’한다는 관념과 관련 지식이 부족해 자녀의 건강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쉽다. 셋째, 정부와 학교가 외국인신부의 자녀 교육에 집중할 자원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정부는 외국인신부를 도울 전담인원과 그 자녀들의 학습을 도와줄 전업교사를 배양할 수 없다. 학교도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인 가정과의 소통을 통해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조화를 이루게 할 방법이나 계획이 없다. 넷째,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사용하는 언어의 영향으로, 외국인신부의 자녀들은 특이한 어투를 사용한다. 이는 동급생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멸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다섯째, 일부 외국인신부의 자녀는 자신감이 결핍되고, 자아를 긍정적으로 보지를 못하거나 자신을 경시한다. 자신감 결핍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열등하다고 느끼며, 소외감을 갖는다. 때문에 인간관계가 종종 원만하지 못하다. 외국인신부의 자녀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교 1, 2학년 때 나타나는데 심하게는 ‘취학 전 아동의 학습 단계’에 있을 때도 있다.

타이완 정부의 대책
타이완 정부가 외국인신부와 관련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다. 예를 들면, 음식적응문제, 기후적응문제, 혼인문제, 고부관계문제, 자녀양육과 교육문제 등이다. 외국인신부와 그 자녀 수가 점차 증가하자, 타이완의 중앙 혹은 지방정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주로 교육을 통해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띈다. 먼저 내정부는 각 현, 시정부에 외국인신부와 대륙신부의 생활을 도울 생활적응보조반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 역시 강제성 있는 생활적응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예를 들면, 교육부는 2002년~2003년부터 외국인신부 역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외국인신부국어연습반을 설치해 외국인신부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또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가 외국인신부를 도와 타이완의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돕도록 했다. 이뿐 아니다. 외국인신부의 자녀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외국신신부의 자녀들이 학습능력이 뒤쳐질 것에 대비해, 학습보조서비스를 조기에 제공할 뿐 아니라, 각 급 정부 산하의 가정교육센터가 그들의 가정교육 활동을 돕기로 했다.

하지만 타이완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타이완 정부와 타이완 사회는 외국인신부를 멸시 혹은 배척하기 보다는 포용심과 이해심을 가지고 그들을 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식의 차원을 넘어 정부는 그들에게 결혼 전 사전교육을 실시해 언어, 사회생활습관, 그리고 정치, 교육, 보건 등 여러 방면에 관한 타이완의 상황을 소개하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래야만, 외국인신부가 새로운 가정, 새로운 사회에 귀속감을 가질 수 있다. 동시에 외국인신부가 그들 문화의 우수한 점을 타이완 사회에서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 외국인신부의 자녀들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다양한 교육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외국인신부의 자녀를 멸시하고 배척하지 않도록 포용심을 갖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신부의 자녀가 양쪽 문화의 우수함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면 이상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신부에 관한 문제-그들의 적응과 가정교육 혹은 취업, 그 자녀의 교육문제-는 근본적으로 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 각각의 민족은 다양한 문화특색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상대방의 문화를 상호존중하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

중국에 이런 말이 있다. “바다는 모든 하천을 받아들여 방대함을 이룬다” 한 민족이 위대한 문화를 이루려면 다른 민족의 문화에서 우수한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말해 지구화 시대에 타 문화에 대한 학습은 다른 문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나아가 상호존중의 겸손함을 갖게 해야 한다. 타 문화에 대한 포용력은 한 사람이 추구해야 할 희망이 아니라 전체사회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외국인신부의 문제는 비단 타이완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이웃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서로 배울 점은 배우는 그런 계기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번역_金志玲 번역가
方俊吉 1941년 타이완생. 타이완 이소우(義守)대 교수. 최근 글로 「타이완 경제 기적의 선봉-가오슝 가공업 수출지역의 창설과 초기 발전」 등. drfang76@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