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고등학교 때 가장 재미있게 보던 책이다. 자세하게 말한다면 『삼국지연의』이겠지만. 어렸을 때 『만화 삼국지』도 보았는데, 그것도 재미있었지만 고등학교 때 읽은 게 더 재미있었다. 특히 어느 서울대생이 『삼국지』를 읽고 논술을 잘 써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대 폭발이었다. <플랫폼> 19호에 『삼국지 기행』에 대한 서평이 실렸는데 글이 인상적이었다. 삼국지 이야기가 소설, 연극,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계속 전승되는 이유가 뭘까. 필자 임대근 씨에 따르면, “삼국지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오늘날의 텍스트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욕망의 이면에는 본질적인 삼국지에 대한 어떤 그리움, ‘상상’이 있다”고 한다.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문이 든다. 필자가 말하는 욕망이 삼국지 이야기에만 투영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삼국지 이야기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상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필자는 말하지 않고 있다. 언뜻 보면 명확한 설명 같지만, 다소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