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19호는 특집이 따로 없이 제2회 플랫폼문화비평상 당선작들의 글이 실렸다. 미술, 공연, 미디어, 음악 이렇게 4분야의 당선작을 골라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당선작들 모두 재미있었지만, 특히 좋았던 것은 장유정 씨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유재하가 남긴 것」이었다. 이 글은 일종의 유재하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당선작들이 다소 어려운 말, 이론들을 사용해 자기의 논지를 펴려고 했다면, 장유정는 자신의 감상을 위주로 글을 전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80년대 생인 나는 유재하를 잘 모른다. 그저 그의 유명한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를 알 뿐이다. 그런데 필자인 장유정 씨는 유재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요즘엔 미니 음반이다, 디지털 싱글이다 해서 한 곡의 노래는 알지만 하나의 음반을 다 아는 경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장유정 씨의 글의 장점 중 하나는 하나의 음반 속에 담긴 여러 곡들을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었다는 점이다. 사랑의 설레임과 이별, 재회.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감정을 잘 알 것이다. 덕분에 유재하의 노래를 여러 곡 들었다. 그런데 이 글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이었다. 필자는 개인의 감상을 뛰어넘어 유재하 노래의 현재성을 불어넣었다. 불순의 시대에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유재하의 노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을 통해서 말이다. 비평이 무엇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장유정 씨의 글은 읽는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비평 대상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 주었다. 장유정 씨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