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19호에서는 <한국을 사랑한 화가-카토 쇼린진展>에 관한 글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일본 제국주의를 반대한다는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면서도, 조선에 살고 있던 일본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재조일본인들은 일본에서는 뭔가 일본인답지 않은 사람들로 평가 절하되고 있었고, 조선에서는 조선 나름대로 그들을 배타적으로 대한 듯하다. 그러나 민족을 구분하는 데 혈통이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지금, 조선에서 27년이나 살았다는 카토 쇼린진의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듯하다. 필자인 기다 에미코의 문제 의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단 미술계뿐 아니라 영화, 문학,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조일본인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창조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조선총독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조선인들을 문화적으로 계몽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카토처럼 비정치적이었던 재조일본인들이 제작한 작품들이라면, 적극적으로 발굴해 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기다 에미코의 이 글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김숙자 씨가 쓴 「북한에 흐르는 한류」도 시의적절한 글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글 제목에 한류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한류에 관한 내용은 무척 적었다는 것이다. 평양에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북한 소식을 접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김숙자 씨의 글은 무척 소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