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아트센터 외관

부평아트센터가 2010년 4월 2일 개관했다. 우선 축하하고 반길 일이다.

부평아트센터는 경인전철 1호선 백운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역 근처여서 소음 등 공연장으로서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도 있었지만 기술적으로 그런 문제를 보완하면서 시민들의 접근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한 곳으로 입지를 선정했다고 들었다. 아울러 부평아트센터는 최첨단의 무대 시스템과 최적의 관람환경을 갖추었다고 한다. 부평아트센터 스스로의 설명을 보면 해누리극장(대공연장, 893석)과 달누리극장(소공연장, 338석), 갤러리 꽃누리(전시장, 361㎡)을 갖추고 있으며, 이외에도 국내에서 유일한 야외옥상공연장인 별누리극장(431.43㎡)과 구름마당 광장을 통해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부평아트센터는 중형 극장으로서는 국내 어느 곳과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공연환경과 무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연장과 전시관이 부족하다는 인천의 문화현실, 특히 종합적인 문화시설이 전무한 부평에 이런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섰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인천은 구월동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외에 서구문화회관, 계양문화회관, 강화문화회관과 더불어 부평아트센터라는 복합문화시설을 하나 더 갖추게 된 셈이다. 이외에 중구문화회관과 남동문화회관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으니, 모두 완공된다면 총 일곱 곳의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게 됨으로써 인천이 문화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부평아트센터의 개관은 기존의 문화시설이 하나 더 추가된다는 정도의 의미만 갖는 것은 아니다. 부평아트센터의 개관은 그동안 인천의 문화정책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부평아트센터는 입지 선정부터 공사와 개관에 이르기까지 지역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진행시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부평구 구정발전자문회의의 위원들과 부평구문화재단 관계자, 문예회관 추진위원들이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하면서 기본 얼개를 짰고 부평구청은 지원자와 조정자, 이후에는 집행자로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했다. 전문가들과 지역의 여론을 충실히 수렴해감으로써 부평구청은 무리 없이 아트센터 개관에 이를 수 있었다. 이점은 이후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문화시설 조성과정에서 충분히 참조할 모범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물론 부평구의 경우는 자체에 민관 사이의 특별하고도 원활한 의사소통의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대극장 객석                                             대극장 무대

소극장 객석                                          소극장 무대

두 번째, 부평아트센터는 인천의 복합적인 문화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부평구문화재단이라는 순수 민간조직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지금까지 민간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문화시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거대 문화시설을 순수 비영리 법인인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것은 인천에서 부평아트센터가 최초다. 민간기구이면서 동시에 공연장을 운영하는 전문가를 관장으로 영입한 것도 부평이 최초다. 그동안 부평아트센터와 유사한 복합적인 문화시설의 운영형태는 인천시가 직영(종합문예회관)하거나 기초자치단체 산하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모델(강화, 계양, 서구)이 전부였다. 공연장이나 전시관이라는 시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이용자들의 수요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는 서비스 시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그동안 인천의 문화시설 운영체제는 사실 반성적으로 되돌아보아야 할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인천의 문화시설이 열악하다는 지적보다는 오히려 인천의 문화시설 운영 모델이 시대에 뒤처져있다는 점이 더 정곡을 찌르는 지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부평아트센터의 경우는 앞으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중요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부평의 사례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인천의 문화시설 운영 모델도 점차 그런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이미 부평아트센터는 국내의 정평있는 공연들을 유치하여 개관 특별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여러 다양한 실험들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인천 공연문화에 부평아트센터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지 않을까 한다.

세 번째, 부평아트센터는 BTL(Built-Transfer-Lease)방식으로 지어진 인천 최초의 공연장이다. BTL방식이란 공익성이 높은 시설을 우선 민간의 자본을 유치하여 조성하고, 공공이 사용료와 건축비를 장기로 상환해가는 방식이다. 인천의 대표 도서관인 미추홀도서관이 BTL방식으로 지어져 개관한 바 있으나, 공연장으로는 부평의 사례가 최초다. BTL방식의 문화시설 건립은 애초에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 바도 있지만, 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을 오히려 장기적으로 지속시킨다는 비판도 최근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부평아트센터는 앞으로 운영의 공공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모색해 가느냐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부평구는 거대 자치구로서 재정이 넉넉한 형편이 아니므로 지속적으로 재정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 가운데 부평아트센터가 부담이 될 수 있다. BTL방식으로 지어진 부평아트센터는 앞으로 상당기간 이 재정 압박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문화가 갖는 공공성과 공연장이 지향해야 할 경영합리화라는 가치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면서 문화시설의 새로운 운영모델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부평아트센터가 담당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부평아트센터는 지금 관장과 직원 모두 지역문화를 새롭게 일궈나가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열정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그런 열정의 결실은 결국 주민에게 돌아오는 것인 만큼 우리 모두 애정과 기대를 갖고 그들을 열심히 응원해야 하리라.

이미지 제공_ 부평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