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겨울에 드라마 <궁심계>를 다운로드 받아서 봤었기 때문에 <궁심계>를 <플랫폼>에서 다룬 것을 보고, 참 신기했다. <궁심계>를 볼 때는 한국판 <대장금>이라고 해서 보게 되었는데 보다 보니까 내용이 재미있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었다. 그런데 <플랫폼> 20호에 실린 글은 왜 <궁심계>가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글에 따르면, 홍콩에는 TV방송국이 TVB와 ATV 두 개 밖에 없는데, ATV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어 TVB가 홍콩에서 유일무이한 TV제작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홍콩의 부유층은 무료TV가 아닌 수준 높은 내용을 방영하는 유료TV나 DVD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반면 무료TV를 보는 시청자는 경제적으로 소외계층에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궁심계>는 주 시청자인 소외계층에게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틀을 보여줌으로써, 큰 인기를 얻었지만 홍콩 TV드라마 산업의 수준은 <궁심계>의 홍콩에서의 대성공과 함께 하락하였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TV편성도 소득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다르게 생각하면 방송사가 만드는 TV드라마의 주요한 시청자층을 겨냥하여 만든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경쟁사가 없다고 하여도 시청자를 위해서 혹은 TV드라마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니면, 유료TV시장과 DVD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부유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조금은 더 수준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