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교까지 인천에서 나왔으며 직장마저 인천에 위치해 있지만 ‘인천 짠물’이라는 표현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시를 찾은 것은 “인천 짠물이 대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였다. 비단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이들이 자신이 나고 자란, 혹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자긍심과 애착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인천은 그 마음이 약하다. 지금껏 인천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를 만난 적도 없으며, 대외적 이미지도 나쁜 편이다. 서울 옆에 붙어 있는 공업도시라 하기도 항구도시라 하기도 부족한 지역, 각종 범죄의 무대가 되며, 사람들도 깐깐하고 인색한 지역. 이런 것이 아마 타 지역민들이 보는 공통된 시선일 것이다.

전시는 외부인이 보는 인천의 인상들을 한데 모은 인터뷰 영상으로 시작되는데, 앞서 이야기한 비슷한 오해와 편견이 ‘인천 짠물’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낳았음을 알 수 있다. 전시실 안쪽에는 이에 대한 해명과 그 근거가 차근차근 펼쳐져 있었고, 걸음을 옮길수록 ‘짠물’이라는 별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특히 “맹물보다야 짠물이 낫지 않느냐”며 역으로 날아든 화살은 피할 길이 없었다. 그렇다, 우리가 짠 게 아니다. 싱거운 건 바로 너희들 세상이다. 그러한 세상보다 딱 1.5배 더 열정적이었던 인천시민들이었기에 얻어낸, 값지다면 값진 별명이었던 것이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 박물관 건물을 나올 무렵, 내 마음에 삼십 년 가까이 가져본 적 없었던 애향심이 싹텄음을 느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의 목표가 바로 이것이었다면 정확히 명중이다. 완벽히 당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