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여타의 동물들보다 인간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돌고래, 오랑우탄 같은 동물들은 동물원에서 쇼를 펼친다. 인간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그들은 몇 가지 행동을 세뇌당하고 좁은 우리 혹은 수영장에서 자란다. 길들이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운명은 인간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허나 동물원에서 쇼를 펼치는 돌고래들에게 가련함을 느끼는 것은 약과였다. 영화 <더 코브>를 통해 ‘문화’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인간의 극악한 잔인성을 맞닥뜨렸다. 단지 문화와 전통의 이름으로 이렇게 무책임한 학살이 합리화될 수 있을까. 더군다나 돌고래는 멸종위기 동물이 아닌가. ‘돌고래 공방전, 문제의 중심은 어디인가’를 통해 일본 현지의 반응을 접하니 더욱 찝찝한 느낌이다. 돌고래를 사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행태, 국제법에 어긋나는 사냥을 하면서도 정부가 나서 현실을 왜곡하는 실상과 같은 부분의 진실 여부를 떠나 ‘무조건 상영 반대’를 외치는 우파단체들이 있는 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돌고래사냥은 계속될 것이다. 세계화, 세계시민 이라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인가 보다. 영화의 팩트에 대한 검증도 거치지 않고 무조건 반대하고 감추고 덮으려는 그들의 태도를 만나니 무척 실망스러운 기분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