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개설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나의 블로그는(아마도 아이디와 함께 자동생성 되었을 터) 어느덧 오 년을 맞이했다. 전체 포스팅 수 2,395개. 그중 공개된 포스팅은 70개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모두 비공개로 스크랩한 개인적인 관심사다. 요리법, DIY 자료, 마음에 든 이미지나 음악, 지금은 삭제해도 상관없지만 당시에는 필요했던 정보들 등. 나는 방문자 수와 스크랩 수에 전혀 관심이 없고 파워블로거 따위를 꿈꾼 적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블로거이며, 아마 전체 블로그 이용자의 95% 정도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현재의 블로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확장판이라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소소한 사진과 글로 일상을 기록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 또는 사진을 저장하는 개인적인 공간의 개념이 크다. 하나부터 열까지 도토리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포장된 수단으로 결제하기를 강요하는 싸이월드를 떠나, 음악만 빼고는 모든 아이템이 공짜인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그중 한 명임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물론 개념부터가 다르지만 나는 내 블로그를 미니홈피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잘못된 이용이라 말할 수 있을까. 블로그가 없는 일상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모든 것을 블로그에서 구하려 하니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로그가 반드시 인디문화화(化) 되어야 하는가, 그저 미니홈피보다 약간 더 개방된 개인적 공간으로 활용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