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상에 응모한 여덟 편 중 TV관련 비평이 여섯 편을 차지할 만큼 이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상적이라는 TV의 특성이 영향을 미친 탓인지 응모작들의 내용이 다소 평범했다는 사실은 아쉬운 점이었다.
전반적으로 참신한 주제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구미호 드라마의 리메이크를 다룬 조사라 씨의 글과 김수현 드라마에 대한 김원 씨의 글이 다소 눈에 띄었다. 전자는 괴물을 사회적 약자의 감상수단으로 사용하는 오래된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사회에서 부모가 괴물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음을 지적함으로써 비교적 참신한 해석을 보여주고 있었다. 후자 역시 김수현 드라마에서 동성애의 위치를 김수현 드라마의 전반적 전개 속에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통속적 해석과 다소 차이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두 편 모두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뚜렷한 결함을 지니고 있어 아쉬웠다. 조사라 씨의 경우 좋은 모티브를 설정했음에도 그것의 제시에만 머무를 뿐, 의미 있는 분석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며, 김원 씨의 글은 전반적인 구성이 짜임새 있게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독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었다.

결국 두 편의 장단점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거쳐 당선작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내년에는 참신한 초점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조화를 이룬 당선작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