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공연비평상은 올해 당선작을 내지 못했다. 예심에 접수된 총 열두 편의 응모작 가운데 연극과 뮤지컬에 관한 주평론이 각각 다섯 편, 무용과 공연예술 일반에 관한 글이 한 편씩이었다. 비교적 다양했지만 그 중에서도 연극과 뮤지컬의 비중이 높았다. 아쉬운 것은 전반적으로 글의 밀도가 높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비교적 장문으로 된 주평론에서도 평자의 생각이 글의 구성 속에 구조화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문장이나 맞춤법 면에서도 채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글쓰기 행위가 독자와 만나는 책임 있는 실천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좀 더 오랜 숙고가 동반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본심에서 마지막까지 논의대상이 된 응모작은 손옥주 씨와 손현철 씨의 글이었다. 두 글 모두 공연예술 일반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이 본 공연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규명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거친 문장과 글의 도입과 전개 사이에 균열과 비약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후자 역시 작품 전체에 대한 통찰보다는 필자의 주관적인 진실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되면서 안타깝게도 두 글 모두 당선에 이르지 못했다.

최종 논의대상은 아니었지만 이지영 씨의 글과 송준호 씨의 「17년 전 ‘그 소리’가 2010년에 다시 출현한 이유는-이청준 작, 이지나 연출 <서편제>」도 눈길이 가는 작품이었다. 이지영 씨의 글은 설득력 있는 논리전개가 장점이었으나 공연에 대한 심층적 분석보다는 일반적 문화평에 그친 감이 있었고, 송준호 씨의 글은 작품의 역사와 장르변환에 대한 문제의식이 돋보였으나 그것이 독창적인 공연분석으로 연결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