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인 작가하면 일본에는 다자이 오사무를 말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이상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을 읽다 놀랐던 점은 이 천재적인 두 작가의 출생시기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상은 올해로 탄생 백주년을 맞이해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열었고, 다자이 오사무도 작년인 2009년 탄생 백주년을 기념하여 일본에서 영화를 쏟아냈다. 실제로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 다자이와, 폐결핵으로 죽었지만 김유정에게 동반자살을 권유한 이상. 또한 시대의 엘리트로서 수재였던 이상과 다자이는 늘 괴리감과 자괴감에 빠져있던 점.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두 작가는 일본과 한국에서 대단한 문학작품들을 남기고 각각 요절했다. 또한 여자관계도 복잡하다는 것 까지 두 작가의 비슷한 점이 많아 놀랐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인상 깊게 읽었던 적이 있어, 다자이의 단편선집 『굿바이』 소식은 매우 반가웠다. 특히 글 부분 중 「굿바이」는 유머를 가장한 애인에게 보내는 비수라는 부분에서 더욱이 이상을 떠올렸다. 이상의 「날개」는 부부관계라고 볼 수 없는 아내와의 관계에 대한 한 남자의 기록으로, 뒤틀린 관계에 대한 분노가 이상과 다자이의 작품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져있다고 생각했다. <플랫폼>에서 이상과 다자이 오사무를 조명한 글을 기획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