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주옥같은 애니메이션을 남긴 미야자키 하야오. 점점 입체적이고 화려해지는 픽사의 애니메이션들과 경쟁하면서도 많은 매니아 층을 두텁게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만의 감수성과 상상력 때문이었다. 나 또한 그런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들을 열심히 신봉했다. 그런 미야자키 하야오가 올해 일흔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벼랑 위의 포뇨>로 큰 실망을 안겨준 것 때문에 솔직히 지브리스튜디오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고 단정 지었다. 게다가 감독까지 바뀌었다니, 나의 애니메이션에 관한 관심은 픽사의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서는 듯 했다. 솔직히 아직 <벼랑 위의 포뇨>에 대한 실망으로 <마루 밑 아리에티>를 보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 <플랫폼> 을 보고 나서야 <마루 밑 아리에티>를 보았고 내가 얼마나 경솔했었는지 깨달았다. 솔직히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흥미로웠다. <플랫폼>에서 지적한 죽음과 소멸에 대한 비장미를 느끼며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다. 또한 <플랫폼>에서 애니메이션의 특징 뿐 아니라, 일본 전통성도 함께 언급하며 분석한 부분으로 <마루 밑 아리에티>를 좀 더 이해하며 볼 수 있었다. 지브리스튜디오의 미래와 신인감독, 다음 희망의 행보가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