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을 넘긴 녹향에 대한 애잔한 글은 나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지금은 어디서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mp3나 휴대폰에 담아 들을 수 있지만, 그 당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았고 30원만 내면 녹향에서는 하루 종일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는 사실과, 수많은 예술인들이 들끓던 이곳을 오랜 세월 혼자 지켜온 이창수 옹에 대한 이야기는 감탄을 넘어 감동까지 밀려왔다.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도 녹향을 지키기 위해, 그 세월과 추억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창수 옹과 녹향에 추억이 있는 사람들. 그러나 손님이 너무 없다는 부분과 이창수 옹의 외로운 모습은 화려했던 과거와 함께 더 초라해보였다. 대구라는 먼 곳만 아니라면 한달음에 달려가, 녹향과 이창수 옹을 만나봤을 테지만 거리적 물리감과 시간적 제약이 날 막아섰다. 언젠가 대구에 간다면 꼭 녹향을 들리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분들이 <플랫폼>을 읽고 녹향에 다녀가길, 그래서 녹향이 추억 속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시 번창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