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학의 원형탐색을 논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학의 흐름이나 계보와 관련된 비교문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학작품 한 편, 한 편이 중요하지 그 흐름이나 계보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고대와 중세시대 한 편의 대작은 문학권별로 영향을 끼치면서 최초의 작품에서 조금씩 형태와 내용을 달리하는 전이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고대 문학작품의 기저에는 종교사상이 깔려있다. 종교와 더불어 문학의 흐름이나 계보를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예컨대 수피즘(Sufism)을 토대로 하고 있는 수피문학을 수피즘의 흐름이나 계보를 모른 채 이슬람의 틀에서만 파악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대로 작품해석을 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아시아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라는 우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흔히 고대아시아의 문명하면 중국과 인도를 떠올리곤 한다. 중국과 인도문명에 영향을 끼친 페르시아문명은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있다. 문명의 흐름은 문학의 흐름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았다. 페르시아문학은 한편으로 인도, 티베트와 동남아시아문학에 차례로 전파되었으며, 다른 한편으로 서역을 거쳐 중국, 한국, 일본문학으로 퍼져나갔다. 선시(禪詩)와 같은 한국문학의 전통도 이런 계보의 선상에 있으며,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 계보를 추적해가면서 아시아문학의 개략적인 흐름을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시아문학의 두 축, 중국과 인도의 두 성인인 노자(老子)와 석가(釋迦)가 아리안(Aryan)족의 예언자로 불리는 조로아스터(Zoroaster)고대 페르시아어로 짜라투스트라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놓고 볼 때 기원전 5세기경에 태어난 동서양의 성인, 노자, 석가, 공자(孔子)와 소크라테스(Socrates)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였던 조로아스터의 영향아래 있었음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면 우선 현자 조로아스터, 노자와 불교사상을 비교하면서 실마리를 풀어보기로 한다.
조로아스터교는 영혼론으로서 영혼현시와 이원론적인 경향이 그 본질에 해당한다. 불교의 수많은 요소들이 조로아스터교와 유사하며, 불교를 출현시킨 브라만교(Brahmanism)도 불을 사용하며 이는 아리안의 뿌리를 갖고 있다. 아베스타(Avesta)조로아스터교의 경전으로 아리안들의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간주됨문화에서 인간존재를 구성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바오자(Baoza)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붓다(Buddha)의 뿌리에 해당하는 단어로서 깨달음을 의미한다. 부처가 탄생하기 전 페르시아 아케메네스(Achaemenes) 왕조B.C. 559~B.C. 330에서도 이미 몇 명의 붓다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있으며, 조로아스터교의 세 가지 기본원리인 바른 말, 바른 사고, 바른 행동의 3대 원리가 불교의 팔정도(八正道)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편 조로아스터교는 아베스타와 베다(Veda)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는데 베다는 인도· 아리안들이 펀잡(Punjab) 지역에 정착하면서 만든 최초의 문학작품이다. 이렇듯 문학작품 상호 간의 계보를 파악해야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아메셔 세판드와 도교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조로아스터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아메셔 세판드’에 관해 살펴본다. 이에 관해서는 ‘가트허’에도 자주 언급된다. 가트허는 아베스타에서 조로아스터의 시편에 해당하며, 산문과 운문이 어우러진 강창(講唱)문학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런 문학형식은 인도와 유럽으로 건너가 성행했으며, 중국 서역의 중심지였던 둔황(敦煌)문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조로아스터는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아메셔 세판드를 숭배토록 교화한다. 그렇다면 아메셔 세판드와 노자의 도가사상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자.
아메셔 세판드는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아’는 부정의 뜻으로 쓰이고, ‘메셔’는 죽음, ‘세판드’는 ‘성스러운’을 말한다. 즉 아메셔 세판드는 ‘죽지 않고 성스러운 것’으로서 최고의 천사를 의미하며, 도교에서는 신선(神仙, Immortals)Im(부정)+mortals(죽음)을 뜻하고 있어 그 의미의 유사성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아메셔 세판드는 최근의 조로아스터문학에서 최고의 신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h)와 관련되어 광범위한 형태로 언급되고 있다. 페르시아인들은 천사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는다. 한때 페르시아문화의 중심지로 불렸던 둔황석굴 벽화에 그려진 비천상(飛天像)은 페르시아문화가 담긴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조로아스터교는 도교의 신선사상에 그 개념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장생불사할 수 있는 인간이 신선이기 때문이다. 여섯 가지 원리로 이루어진 아메셔 세판드는 신의 속성이기에 인간은 이 원리들을 자신의 양심 속에서 성장시키고 생의 행복과 내세구원에 힘쓰는 것이다. 아메셔 세판드는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의 주관 하에 세상을 창조하고 지배하며, 오르디베헤쉬트, 바흐만, 샤흐리바르, 새판더르마즈, 코르더드와 아모르더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의미를 보면 노자의 도가사상과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알 수 있다. 첫째, 오르디베헤쉬트라는 천사는 물질세상에서 ‘불’의 보호자다. 둘째, 바흐만은 물질세상에서 유용한 ‘동물’을 기르고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셋째, 샤흐리바르는 물질세상에서 ‘금속’의 보호자다. 넷째, 새판더르마즈라는 천사는 물질세상에서 ‘땅’의 보호자다. 다섯째, 코르더드는 물질세상에서 ‘물’의 천사다. 마지막으로 아모르더드는 물질세상에서 ‘식물’의 보호자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은 중국고대의 세계관으로 기원전 5세기 말(혹은 전국시대 중기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음양설은 조로아스터교의 이원론적인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으로 보인다. 그리고 오행은 목화토금수(木化土金水)의 다섯 가지 기본원소로서 우주만물의 구조를 풀어내는데 아메샤 세판드의 여섯 원리(천사)들은 유용한 동물을 기르고 보호하는 바흐만을 제외하고는 오행의 기본요소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목(木)은 ‘식물과 채소’의 보호자인 아모르더드에 비유되고, 화(化)는 ‘불’의 보호자인 오르디베헤쉬트, 토(土)는 ‘땅’의 보호자인 새판더르마즈, 금(金)은 ‘금속’의 보호자인 샤흐리바르, 수(水)는 ‘물’의 보호자인 코르더드에 해당한다. 이로써 페르시아와 중국의 고대세계관이 조로아스터교와 도교를 통해 서로 소통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도교 교단형성의 기원이 된 후한(後漢)시대의 오두미도(五斗米道)에서는 천신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서 천사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이는 조로아스터교의 천사개념과 유사하다. 조로아스터교와 도교에서는 최고신이 있고 그 아래에 다신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서로 같으며, 조로아스터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선신과 악신의 이신론으로 그 형태를 바꾸었다.
플루타르크(Plutarch)와 같은 그리스 역사가는 여섯 아메셔 세판드를 여섯 신으로 보고 있으나 조로아스터교에 정통한 연구자인 메리 보이스(Mary Boyce)는 아메셔 세판드를 니루만드(Nirumand)의 의미인 ‘권력있는 자, 능력있는 자’로 간주하기도 한다. 최근에 발간되는 조로아스터 관련문헌들은 아후라 마즈다를 최고신의 관점에서 일신론의 관점으로, 그를 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의 관점으로만 파악하는 측면이 강하다. 즉 기독교가 출현하기 오래 전에 일신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강력한 이슬람교를 지향하는 일신론의 국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페르시아라는 원형의 왜곡
이 글에서 문학의 근간이나 원형을 탐색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논하는 원형이란 단지 전이되는 과정에서 기원이 된다는 것이다. 페르시아의 문학세계는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와 중국 서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 국가들은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유지해왔다. 이런 페르시아권의 지역적 구도를 알지 못하고 우리는 고대사를 뒤적거리면서 항상 현재적 시각에서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 페르시아라고 하면 현재의 이란 한 국가만을 생각하며 언급해왔다. 이는 한반도와 고구려와의 역사관계를 끊으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학문의 근간인 페르시아학의 권역설정이 잘못 형성된 탓에 대체로 페르시아문명이 전파되었던 인도와 중국이 그 원류로 잘못 설정됨으로써 엄청난 아시아학문의 왜곡을 초래했다. 이러다보니 우리는 그야말로 오류투성이의 왜곡된 역사를 배웠으며, 그 정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을 언급하고자 하는데 첫째로 페르시아와 아랍이라는 차이를 알지 못하는 무지로 인해 얼마나 큰 오류가 형성되었는가라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파키스탄을 인도문학권 안으로 잘못 편입시킴으로써 아시아문학의 기원과 원형문제에 왜곡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고대의 문학작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페르시아가 속해있는 이슬람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국내외의 학문분야에서 아랍과 페르시아의 용어와 개념이 구분되지 않은 채 혼동해서 사용하는 오류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이란이 이슬람국가라는 이유 때문일까. 다리우스(Darius) 대왕재위 B.C. 522~B.C. 486의 고대사를 말하면서 페르시아 고대사를 알고 있는 일부 식자층조차도 페르시아를 1,400년 이슬람의 틀 안에서 재단하려 한다. 이럴 경우 7,000년 페르시아의 역사가 1,400년 이슬람의 역사 속으로 묻혀버리는 커다란 우를 범하게 된다. 고대뿐만 아니라 중세 이슬람의 역사에서도 이런 왜곡은 계속된다. 압바스(Abbas) 왕조A.D. 750∼A.D. 821를 비롯해 중세 이슬람시대에 아랍어로 쓰인 대부분의 중요한 저작물은 페르시아인들에 의해 저술되었다. 이런 작품들은 아랍·이슬람사상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조로아스터교-페르시아 불교-페르시아 수피즘(Mysticism)-마니교로 연결되는 고대 페르시아의 고유 신앙인 범신론을 그 작품 속에 간직하고 있다. 종교사상은 작품의 핵심이 아니던가! 필자는 한국의 불교문학인 선시가 이런 계보와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빤짜딴뜨라』와 『칼릴라 와 딤나』
7세기 중반 페르시아가 아랍의 침략으로 식민화 되었을 때 아랍에 대항했던 페르시아의 지식인들이 아랍·이슬람 사상으로 무장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이들은 페르시아어뿐만 아니라 당시의 국제어였던 아랍어로 작품 활동을 했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작품의 핵심은 종교사상인데 조로아스터교나 마니교도였던 당시 지식인의 철학사상이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로 연결되는 정반대의 논리와 사상으로 뒤바뀌어 소개돼 왔다는 것이다. 이 커다란 학문적 오류 속에 얼마나 많은 진실이 은폐되었는지 생각하면 정말 모골이 송연해질 뿐이다. 그런데 이런 오류는 왜곡의 시작에 불과하다.
두 번째 오류와 왜곡의 현장을 찾아가본다. 아소카(Ahsoka) 대왕재위 B.C. 265~238 혹은 B.C. 273~232을 비롯한 일부시대에는 파키스탄이 인도의 역사 속에 포함되었지만 파키스탄의 고대역사는 대체로 이란,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과 더불어 페르시아권에 오랫동안 속해 있었다. 주요작품을 하나씩 분석해보면 이런 학문적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현재 인도와의 분리 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캐시미르(Kashmir) 지역, 인도에게 일부 빼앗긴 펀잡 지역을 포함해서 파키스탄 지역은 대체로 산스크리트어가 성행했다. 예컨대 산스크리트어로 된 인도역사상 최고의 문학작품으로 간주되면서 설화연구의 근간으로 간주되는 『빤짜딴뜨라Pancatantra』는 파키스탄 펀잡 주의 탁실라(Taxila) 혹은 물탄(Multan)에서 발간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작품이 파흘라비어중대 페르시아어로 번역될 시기에도 펀잡, 캐시미르, 신드(Sind)를 비롯한 파키스탄 지역은 고대 페르시아 사산조A.D. 226~A.D. 651 최고의 성군인 아노쉬러번 코수루(Anushirvan Khosrau) 왕재위 A.D. 531∼A.D. 579의 지배하에 있었다. 이 시기 귀중한 두 가지 선물이 당시 파키스탄 지방에서 지금의 이란으로 유입되었다. 하나는 파키스탄 지방의 사절이 이란궁정에 선물로 가져온 체스이며, 다른 하나는 의원(醫員) 보르주예라는 이름의 아노쉬러번 재상이 『칼릴라 와 딤나Kalilah Wa Dimnah』를 그 지역에서 이란으로 들여와 파흘라비어로 번역한 것이었다.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발간되는 페르시아어 문헌에서는 『칼릴라 와 딤나』가 당시 페르시아의 영토 안에 있었던 파키스탄 지역에서 들여왔다고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페르시아 사산시대 산스크리트어에서 파흘라비어로 번역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우화)가 바로 『칼릴라 와 딤나』다. 이 책의 원래 근간이 되는 『빤짜딴뜨라』는 다섯 장의 산스크리트어로 현재 일부가 남아있지만 아랍의 침략 이후 페르시아인 이븐 알 무갓파(Ibn Al Muqqafa)는 이 책이 사라질까 걱정하면서 대략 8세기경 파흘라비어 판본을 아랍어 산문으로 번역했다. 
중세 이슬람학문을 논할 때 중요한 두 인물이 바그다드(Baghdad) 출신의 이슬람 사학자 알 마스우디(Al Masudi)와 『알 피흐리스트Al Fihrist』의 저자인 이븐 알 나딤(Ibn Al Nadim)이다. 후자에 따르면 당시 문헌들은 책의 형태로 만들어 자신들의 서고에 보관하고 일부는 동물들의 언어로 옮겼는데 이를 수행한 최초의 사람들이 카야니(Kyani) 왕조페르시아 신화시대라고 불림와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인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는 또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성행하는 시대가 특히 페르시아 파르티아(Parthia)B.C. 247∼A.D. 224와 사산왕조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콩쥐팥쥐, 별주부전(용궁가, 토끼간을 소재로 한 이 이야기는 『빤짜딴뜨라』에 수록되어 있다), 해님달님과 같은 작품은 페르시아권의 고대문학이 고대 한국문학에 끼친 영향인데 고대 이란계 민족들이 거주했던 신쟝성(新疆省)을 비롯한 서역 지역을 매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문학의 원형탐색이 중요한 이유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필자는 번역학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의 전공영역은 페르시아학(Persian Studies)이며, 이 언어에 바친 기간은 30년에 이른다. 이 언어와 관련된 문헌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사상과 철학에 눈뜨기 시작했다. 나의 세부전공 영역이었던 페르시아 문학의 석박사과정 시절, 명시가 주는 그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을 뺏기면서 가슴 저미게 하는 그 시구들로 인해 벅차오르는 감격을 누를 길 없어 뜬눈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 그러나 진정 번역학의 중요성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대체로 근대 유럽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하나씩 깨우치기 시작했고, 철학, 문학, 종교학을 포함한 인문학분야에서 잘못 괴어놓은 돌담을 하나씩 다시 쌓아 올렸다. 이런 작업을 지속하다보니 이제 현대 유럽 철학자들이 써놓은 난삽한 글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씩 터득하는 지혜도 생겼다. 중세 동양의 페르시아학과 아랍학이 근대 유럽학문의 바탕이 되었으며, 유럽의 인문학자들은 그들만의 논리로 재구성했는데 현대 유럽의 학자들도 그들의 선학들이 써놓은 거대한 물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한국의 학자뿐만 아니라 아시아 학자들은 우선 유럽의 인문학자들이 써놓은 기호들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하며, 그 토대위에 유럽의 현대인문학 서적에 대한 재번역사업을 포함해, 국가적인 번역사업을 추진해야만 한다. 중세의 동양만 보더라도 성군들은 번역사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규모로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한국학과 아시아학에서도 새로운 담론을 유럽의 학자들이 근대를 통해 전개했던 치열한 사유방식을 본보기로 삼아 다시 쌓아올려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왜곡과 오류의 담론을 생성하는 데 앞장섰던 유럽의 일부 동양학자들의 전철은 밟지 말아야 하며, 우리는 이를 아시아문학의 원형과 기원에서부터 하나씩 새롭게 정립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