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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탄생하다
통권 : 29 / 년월 : 2011년 9,10월 / 조회수 : 1688
올림픽홀 뮤즈라이브 개관

가슴으로 노래하는 거장들의 대향연
1980~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 전성기의 음악들을 재현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 <한국 대중음악 라이브홀릭>이하 <라이브홀릭> 공연이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열렸다. <라이브홀릭>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가슴네트워크와 상상공장이 공동기획, 제작한 공연으로 대중음악 전문공연장 올림픽홀 뮤즈라이브 개관기념공연 프로그램이다. 한상원, 김종진, 이정선, 엄인호, 말로, 박주원, ‘옥상달빛’, ‘몽구스’, 이승열, 장필순, 오소영, 김두수, ‘레프트이펙트’ 등 현재 한국 언더그라운드 씬(scene)을 대표할만한 중진 뮤지션들의 공연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어느 세대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공연”을 표방한 <라이브홀릭>은 공연장을 찾은 사오십대에게 향수를 일으키는, 이삼십대에게는 명반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이정선과 엄인호의 공연에는 중년층의 팬들이 대다수 객석을 차지해 이채로움을 보여주었다. 또한 <라이브홀릭>은 일부 공연에서 장르별 거장들이 두 명씩 프로젝트 팀을 이루는 독특한 공연형식을 선보였다. 한상원, 김종진과 이정선, 엄인호의 듀엣은 함께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 호흡을 맞춰 팬들뿐만 아니라 뮤지션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깊은 공연이었다. <라이브홀릭>을 통해 ‘더 밴드 오브 소울 브라더스’를 결성한 한상원과 김종진은 향후에도 듀엣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한상원과 김종진에 맞서 이정선과 엄인호는 ‘더 밴드 오브 블루스 브라더스’라는 팀명으로 공연했다)
올림픽홀 뮤즈라이브는 240석 규모의 소공연장으로 록, 블루스, 재즈,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 공연이 지속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국내 최초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의 탄생
인디 뮤지션은 홍대 공연장, 1970~1980년대 뮤지션은 미사리 라이브 카페를 중심으로 공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한 공연 인프라 속에서 ‘대중음악 전문공연장’ 설립은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올림픽홀은 순수예술 전용공간인 예술의전당에 비견되는 ‘대중음악의 전당’으로서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 공연을 통해 대중음악의 장르편중을 해소시킬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러한 공연 인프라의 확장은 공연관람객을 늘리고 또한 이들이 관련음반 및 공연을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어져 음악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2006년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 이후 국내 음악축제 관람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으며, 이는 출연한 인디 뮤지션에 대한 관심증대, 음반 및 공연소비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음악축제 및 공연시장의 규모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폭넓은 연령대의 음악 소비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와 같은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은 아이돌 스타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치중된 대중음악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나는 가수다>와 같이 공중파 방송을 통한 ‘중견 뮤지션들의 재발견’은 공중파와 포털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뮤지션들을 위한 공연 및 홍보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을 반증한다. 또한 영미권에서의 주요 문화소비자층이 ‘삼사십대 백인 중산층’이듯 한국 대중음악계도 다양한 장르의 공연기획을 통해 ‘삼사십대 음악애호가’들을 계속적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중장년층 음악애호가들의 음악시장 유입은 ‘중견 뮤지션들의 음악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한다.

 
한마디로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의 공연을 지원하는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은 뮤지션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연 인프라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삼사십대 음악애호가들이 음악시장에 있어야 마찬가지로 삼사십대에서 오십대에 이르는 중견 뮤지션들이 음악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예술감독제 방식의 도입과
고품격의 대중음악 공연기획
현재 순수예술 쪽의 많은 전문공연장들은 ‘예술감독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그간 전문공연장이 없었던 대중음악 쪽은 사례가 없다. 하지만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와 같이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을 지향하는 경우 예술성을 담보한 전문적인 대중음악 공연기획과 미디어를 고려한 효율적인 공연기획을 위하여 연간 단위로 프로그램 기획을 총괄하는 예술감독제 방식의 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예술감독은 전문공연장의 격에 맞는 ‘고품격’의 대중음악 공연기획을 지향하여 대중음악에 대한 인식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아티스트와 작품’을 소비하고픈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정적인 문제를 떠나서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을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음악성 있는 중견 뮤지션들의 원활한 공연활동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대중음악 라이브홀릭>  소개

 

더 밴드 오브 소울 브라더스(The Band of Soul Brothers)
한상원 & 김종진
1997년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서 이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미련>은 앨범에서 가장 빛나는 ‘당대를 대표하는 연주’였다.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이들은 블루스록, 펑크, 하드록으로 팬들을 들뜨게 했다.

 

더 밴드 오브 블루스 브라더스(The Band of Blues Brothers)
이정선 & 엄인호
김현식, 한영애와 함께 정서용, 정경화, 이은미 등 걸출한 보컬들을 발굴해오며,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한국적 블루스를 선보인 국내 대표 블루스밴드 ‘신촌블루스’가 이정선과 엄인호를 중심으로 다시 뭉쳤다. 이정선, 엄인호의 ‘더 밴드 오브 블루스 브라더스’ 공연은 《신촌블루스 2집》(1989) 활동 후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공연으로 팬들에겐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일렉트릭과 어쿠스틱, 정통과 한국적인 블루스 사이에서 그들이 탄탄하게 구축해온 깊은 블루스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

 

2000년대 한국 재즈를 말하다
말로, 박주원
2003년 3집 《벚꽃 지다》부터 ‘한국형 재즈’로 주목받아온 말로의 음반들을 중심으로 2000년대 한국재즈를 되돌아보았다. 한국적 서정의 재즈화를 위해 독창적인 곡들을 선보여 온 말로는 이날 피아노, 베이스, 기타, 트럼펫 등의 세션과 환상적인 즉흥 잼을 벌였다. 또한 4집 《지금, 너에게로》(2007)부터 세션으로 참여한 ‘한국 재즈계의 기타신성’으로 불리는 박주원의 기타와 숨 막히는 앙상블을 선보여 관객들의 큰 환호를 이끌었다.

 

인디밴드, 지금 여기 청춘을 노래하다
옥상달빛, 몽구스
새 앨범 발매로 현재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관심을 받고 있는 밴드인 ‘옥상달빛’과 ‘몽구스’가 2000년대 인디 뮤지션을 대표해 공연을 펼쳤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시각으로 ‘지금 여기 이십대의 삶’을 노래하는 옥상달빛과 최근 4집 발매로 활발히 활동 중인 댄서블한 모던록밴드 몽구스의 멋진 무대였다.

 

우리시대 가슴으로 노래하는 뮤지션
이승열, 안녕바다
로맨틱하면서도 굵은 음색을 자랑하는 이승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이승열은 최근 3집 발표를 맞아, 그간 발표한 두 장의 앨범과 신보를 현장에서 재현했다. 아직 제목도 정해지지 않은 따끈한 신곡들을 공연을 통해 발표하며 2000년대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빛나는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
장필순, 오소영
2000년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은 그녀의 계보를 잇는 오소영과 함께 잔잔하면서도 파워풀한 공연을 펼쳤다. 기타 함춘호, 베이스 김정렬, 드럼 신석철, 건반 박용준 등 예전의 ‘장필순밴드’ 라인업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된 그녀의 5, 6집 수록곡들을 재현해 많은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또한 함춘호와 같이 한 앨범 《그는 항상 내 안에 있네》(2009)의 수록곡, 조동익의 미발표곡 등도 같이 불렀다.

 

아트포크, 자유혼이 머문 자리
김두수, 레프트이펙트
한국포크를 ‘예술작품’의 경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김두수의 4집 앨범 《자유혼》(2002) 수록곡을 중심   으로 한 공연으로 첼로, 트럼본, 아코디언 등 미려한 세션과 함께 진행되었다. 가늘게 떨리는 노래와 단아하면서도 정열적인 기타연주는 관객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했다. 아울러 문학평론가 최정우와 <고래가그랬어> 발행인 김규항의 프로젝트밴드 ‘레프트이펙트’가 출연해 공연의 멋을 더했다.




#저자 약력
朴浚欽 1966년 서울생. 가슴네트워크 대표, 서울종합예술학교 공연제작예술학부 학부장. 최근 저서로 『축제 기획의 실제』, 『한국의 인디레이블』 등. gaseum@hanmail.net
글쓴이 : 박준흠
작성일 : 201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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