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6일과 17일 양일간 부산대학교 광장에서 2011 유니브엑스포 부산(Univexpo Busan)이 열렸다. 이 행사는 2010년 ‘국내 최대 대학생 대외활동·동아리 박람회’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대한민국 320만 명의 대학생 중 대외활동을 통해 꿈을 찾는 기회와 정보, 경험의 가치를 얻는 수가 6만 명이라는 통계에 근거하여 더 많은 대학생들에게 대외활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란다. 올해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이 행사가 개최되었다. 조직위원회가 배포한 안내책자에 따르면 정보의 제공과 기회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비수도권 대학생들이 대외활동에 대한 기회와 정보 습득이 어려워져서 이로 인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격차가 커지고 자신감 또한 떨어뜨려 비수도권 학생들의 취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그들의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위해 2011 유니브엑스포 부산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행사는 크게 대외활동과 관련한 동아리 홍보 활동과 강연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부산대학교 광장에는 각각 ‘소통하길, 더불어가길, 성장하길, 글로벌하길’이란 이름의 길이 만들어져 각 길의 제목에 걸맞는 성격의 동아리나 단체가 부스를 세우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소통하길에는 영삼성캠퍼스 리포터나 <한국취업신문> 같은 영상, 광고, 언론 관련 동아리들이 박람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더불어가길에는 유니세프 대학생 봉사단, 굿네이버스, 헌혈 서포터즈 등의 봉사활동과 관련한 동아리가 자리했다. 그 외에 LG글로벌/드림챌린저, 법무부 법사랑 서포터즈 등 다양한 동아리가 성장하길에, 국제리더십학생협회나 현대자동차그룹의 해피무브 등이 글로벌하길에 자리를 잡고 각자의 단체를 소개했다. 이 외에 물어보길이란 이름으로 취업 선배와의 만남이나 면접, 메이크업 컨설팅도 미리 접수를 받아 진행되었다. 대학생과 명사 초청 강연 역시 도전하길, 성장하길. 더불어가길이란 큰 제목 아래 이틀 동안 이 엑스포의 한 축을 담당했다. 열일곱 개의 강연은 강연 장소인 대강당에 청중들을 불러 모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원이 안내데스크에서 나누어준 홍보물품과 이벤트 참여용 종이가방을 메고 부지런히 광장을 메운 부스들을 오가고 있었다. 각 동아리와 단체의 기존 부원들은 방문객들을 향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단체의 부스에서 관련 정보를 얻고 상담을 받기도 했다.
 

얼핏 보기에 영삼성캠퍼스 리포터나 현대자동차그룹의 해피무브, LG글로벌챌린저와 유니세프 같이 대기업에서 선발하거나 이미 잘 알려져 참여 경쟁이 높은 단체들에 관심을 보이는 참가자들이 많은 듯하였다.
 

기회가 적은 지역 대학생들을 위해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열린 박람회인 만큼 어떤 특색 있는 풍경을 내심 기대하였으나 부산은행 대학생 홍보대사나 부산대 프리마켓 비영리단체 아마존 같은 부산지역에서 결성된 단체들이 몇몇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것 외에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결과적으로 10월 2일과 3일에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유니브엑스포 서울에 참가한 동아리와 단체들이 팔십 개가 넘는 것에 비하면 오십여 개의 부스가 차려진 부산 행사에서 서울 지역과의 규모 차이만 더욱 느껴졌다.
 

반면에 대강당에서 오후 한 시부터 여덟 시 반까지 이어진 초청 명사들의 강연에서 그동안 서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강연을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지역 학생들의 참여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이크로임팩트 대표 한동헌과 레인디 대표 김현지의 강연 시작에 앞서 분위기 조성을 담당한 사회자는 주최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청강자들의 숫자와 열의를 몇 번이나 강조했다. 사회자 역시 대학생으로 이번 엑스포의 사회자 자원봉사 스태프로 참여하기 위해 이틀간 부산에서 머무는 수고를 하고 있는 터였다. ‘너의 꿈을 찾아라’는 주제아래 두 사람의 강연자가 최근 널리 알려진 안철수, 박경철의 청춘콘서트처럼 각자 강연을 한 후 함께 대담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는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에는 토요일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이 강당을 메웠으며, 청강자들이 적극적으로 질의를 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선생님의 인솔 하에 여러 명이 무리 지어온 고등학생부터 울산, 창원. 대구 등지에서 온 대학생들까지, 그동안 지역 학생들이 멘토를 만나고 강연을 들을 기회를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행사의 규모나 진행의 매끄러움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첫 시작임을 감안하고 보면 성공적인 듯 보였다. 그러나 취업이란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꿈을 찾고 그를 위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 받기 위해 대외활동을 하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나, 취업컨설팅과 면접 메이크업과 스타일링 컨설팅, 취업 선배와의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나, 많은 수의 관람객들이 이미 잘 알려진 단체의 부스에 집중되는 점 등이 행사의 취지와 어긋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꿈을 찾기 위한 대외활동을 하는 이유가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아성찰 때문이 아니라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반면 대부분의 초청 명사는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공모전 수상자나 해외여행 또는 봉사활동의 경험자, 청년 창업가들로 생생한 경험과 노하우를 들려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멘토를 필요로 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였다.
 

이 행사가 결국 취업이라는 현실적 문제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꿈과 도전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면, 취업박람회가 아닌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행사인 만큼 전체적인 성격과 방향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서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역이라는 한계, 서울과의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마지막 열쇠는 자기 자신의 행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와 기회의 차이에 좌절하지 말고 찾은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실제로 부딪혀 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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