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제정되고, 1982년부터 수상작을 선정하기 시작한 마오뚠문학상(茅盾文學?)이 2011년 8회를 맞이했다. 한 보도자료에서는 “마오뚠문학상은 마오뚠(茅盾, 1896~1981)의 유언에 근거하여 중국 작가들의 장편소설 창작을 격려하고, 중국 사회주의 문학의 번영을 촉진시키기 위해 설립된 중국의 가장 명예로운 문학상 중의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마오뚠문학상은 당대 중국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상 중의 하나로, 20세기 말 중국 문단 내의 ‘주류문학’을 생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동시에 마오뚠문학상의 심사와 선정은 중국의 많은 독자들이 당대(當代)소설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의 소설을 읽도록 인도하여, 20세기 말의 문학 독자들은 저마다 한번쯤은 마오뚠문학상 수상작을 좋아하고 숭배했던 것을 뚜렷하게 기억할 것이다. 필자도 구화(古華)의 『푸롱쩐(芙蓉?)』(1982) 제1회 수상작과 쫑푸(宗璞)의 『동쟝지(東藏記)』(2005)제6회 수상작를 특히 좋아했었고, 짱웨이(張?)의 『지우위에위옌(九月寓言)』(1992)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마오뚠문학상의 큰 실수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는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문인과 학자들까지도 마오뚠문학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1세기에 이르러 두드러졌으며, 특히 최근 제7회(2008), 제8회(2011) 마오뚠문학상에 대한 사회의 반응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구체적인 예로 제7회 마오뚠문학상은 사회적 영향력이 극히 미비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실제로 당대문학 연구자이자 비평가인 필자도 2009년 ‘당대중국문학고도론(當代中國文學高度論)’1)을 반대하기 위해 문헌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제7회 마오뚠문학상의 수상작이 발표되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정도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일반 독자뿐 아니라 ‘중국작가협회 회원’ 신분을 가진 작가들도 공개적으로 “마오뚠문학상은 집단(중국작가협회) 안에서 자기네들끼리 즐기는 놀이일 뿐”, “자신의 글쓰기와는 상관없다”와 같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것에서 현재의 마오뚠문학상이 협소하고 폐쇄적인 면모 때문에 극단적으로 ‘소집단화（小圈子化)’된 ‘국가문학대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평론가들은 마오뚠문학상의 소집단화와 독자들의 무관심의 원인을 중국사회모델이 전환하는 가운데 ‘문학의 비주류화’ 현상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마오뚠문학상을 주관하는 중국작가협회와 관련된 인물들의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마오뚠문학상이 현재 중국사회에서 그 권위와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은 대략 세 가지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새롭고 날카로운 글을 쓰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작가 집단, 예로 짱웨이, 모옌(莫言), 왕안이(王安?), 쟈핑와(?平凹) 등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신들의 위 세대 중요 작가들을 대체하지 못한 채로 20, 21세기를 아우르는 중국문학창작의 중견 역량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모두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전기(前期)의 문학창작 경향을 ‘습관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것일 뿐, ‘새롭고 참신한’ 글을 써내지 못하고 있다. 즉, 심사할 만한 조건을 가진 문학작품 자체가 줄어들었고, 이것이 독자들의 흥미를 잃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20세기에서 21세기로 진입하면서 중국문단에서는 심각한 시장화와 산업화 현상이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1990년대 중기 이전 비평이 가졌던 독립성과 개성은 사라졌다. 특히, 현재 중국의 문학비평을 주도하는 이들은 중국작가협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단체 성격을 가진 비평가 집단이고, 이들이 최근 두 세 차례 마오뚠문학상을 심사하는 평가위원회의 주체가 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심사가 ‘작가만 볼 뿐 작품자체는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혹의 잣대를 강하게 들이댔고, 이는 마오뚠문학상의 공정성과 권위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셋째, 마오뚠문학상의 심사 체제, 취지, 규칙은 여전히 20세기 초 중국 계획 경제 시대의 이데올로기 노선을 따르고 있다. 예로, 4년에 한 번씩 결정되는 마오뚠문학상 심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은 심사가 치러지는 해를 포함해서 4년 안에 발표된 작품이어야 하고, 그 중 다섯 작품만 수상작으로 선정될 수 있다. 이러한 규칙은 문학생산과 수용원리에 적합하지 않은데, 이유는 작가가 작품을 써내고 그 작품이 사회 안에서 수용(열독과 비평 포함)되는 과정이 절대 ‘4년’ 안에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중국에서는 수 천부에 이르는 장편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삼 년 안에 그 많은 작품들을 모두 읽고 평가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올해 8월 발표된 제8회 마오뚠문학상 수상작 선정 결과는 마오뚠문학상이 처한 위기를 여과되지 않은 채 드러냈다. 심사위원회는 올해 5월 중순에 심사위원회가 심사위원들의 명단과 심사 대상이 될 작품 명단을 공표한 이후 8월 20일까지 (대략 95일정도) 61명의 심사위원들이 178편의 작품들을 읽고 토론하였고, 20일에 집중적으로 6차례의 실명제 투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5편의 수상작을 선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심사위원들이 대부분 작품들을 읽지 못한 채 심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 중국작가협회의 ‘실속은 없고 겉치레만 좋아하는’ 심사 태도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태도를 1958년 대약진(大躍進) 때 유행하던 식으로 표현하면 “중국과 외국문학상 심사의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문학 심사 위성”을 쏘아 올렸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곧, 마오뚠문학상이 권위와 공정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스타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오락적 효과’만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8회 마오뚠문학상의 심사와 수상작 선정은 더 심각한 폐단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번 다섯 편의 수상작 중에 세 작품이 마오뚠문학상의 기율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니짜이까오위엔(?在高原)』(2010)의 작가는 샨동성(山東省) 작가협회의 주석인 짱웨이이고, 이 책의 기획자이자 출판 책임자는 중국작가협회의 부주석이자 서기처(書記處)의 서기인 허졘밍(何建明)이다. 특히 중국작가협회 서기처는 중국작가협회를 대표하여 마오뚠문학상의 심사 선정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절대 다수의 심사위원들이 450만자, 10권에 이르는 장편소설을 모두 다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니짜이까오위엔(?在高原)』이 이번 심사에서 가장 높은 득표(61명의 심사위원에서 58표를 얻음)를 얻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작품 외에도 다른 두 작품, 『투이나(推拿)』(2008)와 『이쥐딩이완쥐(一句頂一萬句)』(2009)는 잡지 <런민원쉐(人民文學)>에 발표되었던 작품으로, 이 잡지의 편집장인 리징저(李敬澤) 또한 중국작가협회 서기처의 서기이다. 리징저는 이번 마오뚠문학상의 심사위원 맡는 것을 피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번 심사위원회의 부주임까지 맡았고, 더구나 공개투표에서 이 두 작품에 모두 투표하였다. 이로 인해서 그들이 모두 심각하게 심사기율을 위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2) 
 

이 세 작품은 모두 중국작가협회의 고위 관직자들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으며, 그들이 기율을 어기고 심사에 참여한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마오뚠문학상의 명예와 공신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한 평론가는 공개적으로 이번 마오뚠문학상의 수상작 선정을 “축구계가 썩은 것은 그만두고라도, 내기를 걸고 심판에게 뇌물을 줘 편파 판정을 하게 하는” 중국 축구의 ‘슈퍼리그’에 비유했다. 비록 문학과 축구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이 둘 사이에 내재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심사위원회의 어떤 책임자는 매체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수상작을 심사하고 선정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일로, 축구경기와 다름없이 스릴과 우연으로 가득 차 있다. 누구도 이를 제어할 수 없고, 그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 전 규칙을 정비하는 것뿐이다.” 이는 평론가의 비유와 일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심사기율을 위반하면서까지 마오뚠문학상 심사에 참여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들이 마오뚠문학상을 수단으로 삼아 핵심적인 ‘정치적 공적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작가협회는 본래 중국국가체제 하의 일급 행정기관으로 이 기관이 주관하는 마오뚠문학상이 ‘국가문화권력’을 부여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되면 수상자 본인이 중요한 정치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가 속한 단체(소속)와 관련 기관의 지도자 또한 정치적 공적을 쌓은 것으로 인정된다. 실제로 제8회 수상작 발표 후에 많은 매체들이 마오뚠문학상이 중국 공무원들의 ‘정치적 공적을 쌓는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린 현상을 앞다투어 보도하였다. 8월 23일, 가장 중요한 중국 관방 보도 기관 중 하나인 <광밍르바오(光明日報)>는 「문예 수상자 선정-어떻게 변질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文藝評奬-??才能不“變味”?」라는 글을 발표하였는데, 이 글은 중국 공무원들의 정치 공적 쌓는 것을 중시하는 태도가 마오뚠문학상의 수상자 선정에 어떻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 다루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마오뚠문학상이 기존의 ‘중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 중의 하나’라는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까? 필자는 마오뚠문학상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세 가지 방면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반드시 문학의 이상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국민의 문학소양을 높여줄 수 있는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여야 한다. 둘째, 노벨문학상을 포함한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문학상의 심사 제도와 규칙을 배워야 하며, 그 제도와 규칙을 문학상 심사의 객관적 규율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현재의 문제인 ‘문학 정치 공적화 과정’에 영합하는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셋째, 과학적이고 공정한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체제를 만들어, ‘소집단화’와 ‘대중주의’를 반대하여야 한다. 즉, 이를 가능하기 위해서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반드시 그 권위성과 공정성이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마오뚠문학상의 새로운 탄생과 희망은 그것에 문학의 이상성을 부여하고, 심사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