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AA
인천에 AALA문학포럼AALA는 아시아(Asia)·아프리카(Africa)·라틴아메리카(Latin America)의 약자이 있다. 일찍이 탈냉전의 물꼬를 튼 제3세계 운동을 계승하는 뜻 깊은 행사이다. AALA문학포럼 이전에 AA(Afro-Asian)작가회의가 있었다. AALA문학포럼은 AA작가회의의 후신이자, ‘정치의 불가사의한 배반’으로 좌초한 AA작가회의의 돌파구이기도 했다. 한국에 AA작가회의가 알려진 것은 1975년, 시인 김지하가 로터스(Lotus)상을 수상하면서이다. 대안적 노벨문학상으로 간주되던 이 상의 주최 측이 AA작가회의였던 것이다. <로터스>는 1969년부터 발행된 기관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허나 1975년이라는 시점이 간단치 않다. 이미 1960년대의 파란을 겪고 난 이후인 것이다. 기실 <로터스>의 등장부터 문제적이다. AA작가회의가 출범한 것은 1958년이었다. 10년이 더 지나서야 기관지가 발간되었다는 것일까? 역시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터스> 이전에 또 다른 기관지가 있었다. 게다가 1974년까지 발행이 계속되었다. <로터스>야말로 1960년대의 곡절을 상징한다. 즉 AA작가회의에는 두 개의 기관지가 있었고, 각 기관지를 발행하는 별개의 상임국이 딴살림을 차리고 있었다.

그간 한국에는 <로터스>와 카이로 상임국만이 알려져 있었다. AA작가운동의 연혁을 처음 소개한 문헌은 1983년 실천문학사가 간행한 『문학과 예술의 실천논리』이다. “AA작가회의는 카이로 또는 베이루트에 상임기구를 설치하고 있으며, 계간으로 내는 기관지 <로터스>를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문학 세계를 다양하게 소개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 관한 것으로는 ‘김지하 특집’이 있으나, 북한에 관한 것은 없다”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비록 “AA작가회의의 관심사가 중동 및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지만, 제3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을 정립시키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허나 이상한 대목이 적지 않다. AA작가회의는 명백히 AA회의, 즉 반둥회의의 산물이 아니던가. 모름지기 반둥회의의 주축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이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의 3대 대국이 미국과 소련이 주도하는 냉전질서로부터 출로를 모색한 것이 AA회의 운동의 출발이다. 그런데 왜 AA의 문예부흥을 선언했던 작가회의는 중동 및 아프리카에 집중되었던 것일까? 본디 그러했던 것이 아니다. 『문학과 예술의 실천논리』에서 소개하고 있는 연혁은 <로터스>의 1978년 10월 특집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지난 20년의 궤적을 카이로의 시각에서 재편집한 것이다. 여기에는 AA작가회의의 또 다른 기원이 은폐되어 있었다.
카이로 이전에 콜롬보가 있다. 콜롬보 상임국이 AA작가회의의 원조이다. 그리고 <로터스> 이전에 <더 콜The Call>이 있다. 콜롬보에서 발행했던 원조 기관지가 바로 <더 콜>이다. <더 콜>의 문학적 중심은 중동 및 아프리카가 아니었다. 아시아였다. 1960년대의 아시아가 화두였던 것이다. 그래서 북조선 문학도 소개되고, 북조선 문인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1961년부터는 집행위원회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네팔 등의 참여도 활발하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즉 콜롬보에 둥지를 튼 AA작가회의는 카이로의 <로터스> 와는 판이하다. 김지하의 수상으로 <로터스>가 크게 부각되면서 1960년대의 실상이 가려져 있던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AA운동과 퍽이나 동떨어져 있지 않았던가. 따라서 콜롬보 시절의 AA작가회의를 복기하는 작업이 종요롭다. 이를 한국과 (동)아시아가 온전히 해후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삼을 만하다. ‘죽의 장막’ 너머 활기찼던 또 하나의 (동)아시아를 보듬어 공동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이다.

 
타슈켄트의 갈림길
기실 AA작가회의가 출발한 장소가 타슈켄트였다는 점부터 심상치 않다. 중앙아시아의 우산을 빌려 쓰고 소련이 AA운동AA작가회의, AA인민연대, AA기자회의 등을 포함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둥에서 뉴델리(1956년 아시아작가회의)를 거쳐 타슈켄트로 가는 길목에 모스크바가 있었다. 실제로 타슈켄트회의의 준비모임이 모스크바에서 열리기도 했다. 돌아보면 1차 회의가 열렸던 1958년은 이미 분열의 씨앗을 속 깊이 품고 있었다. 그해 1월 소련은 미국과 문화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미-소간의 ‘평화공존’이 적극 도모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AA운동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했다. AA의 향방이야말로 미소가 협치(協治)하는 냉전구도에 균열을 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였던 탓이다.
그리하여 모스크바부터 노선 다툼은 여실했다. 소련은 작가선언 초안에 ‘반제국·반식민주의’ 조항을 넣는 것에 반대했다. ‘정치가 아니라, 문학만 논의하자’는 구실이었다. 개막식과 본 회의에서도 평화 공세는 이어졌다. ‘동과 서의 문화 교류’를 강조하고, 서(West)에서도 배우자는 입장이었다. 그리하여 후르시초프(Nikita Khrushchyov, 1894~1971)가 칭송한 ‘타슈켄트 정신’은 동구도 아니요, 서구도 아닌 제3의 혈로를 모색했던 반둥정신과는 꽤나 멀찍한 것이었다. 불과 3년 사이에 불거진 이 날카로운 차이야말로 1960년대의 파란을 예고하는 것이다.

1961년 1월 콜롬보에서 첫 상임국 회의가 열린다. 상임국이 스리랑카(당시 실론)에 마련된 것부터가 중소 경합의 산물이다. 소련은 아시아아프리카인민연대기구(Afro-Asian Peoples’ Solidarity Organization)의 사무국이 자리한 카이로를 원했다.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세나나야케(R. D Senanayake)도 못마땅해 했다. 민족해방노선을 고취하며 친중 노선을 고집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3월에 열린 도쿄긴급회의도 녹록치 않았다. 일본의 안보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에 소련은 불참했던 것이다. 1962년 제2차 카이로회의에서도 노선 투쟁은 지속되었다. 이 회의에서 <더 콜>의 발행과 번역 사업이 결정되었으나, 소련은 국제번역협회(International Translation Association)와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번역협회는 유네스코의 산하 단체이다. 콜롬보 상임국은 유네스코가 미국의 지배도구라며 이 제안을 거부한다. 1963년 갈등은 더욱 치달았다. 7월 자카르타의 상임국 회의와 발리에서 개최된 집행위원회에서 소련은 체제·이념·문화를 불문한 평화공존을 재차 역설했다. 3차 세계대전을 막는 것이 지상의 과제라는 것이다. 허나 콜롬보 상임국은 동의하지 않았다. 타이완, 오키나와, 한반도, 인도차이나, 인도네시아 등을 거론하며 제국주의와의 대결을 고수한 것이다. 열전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야말로 AA분쟁의 요체였다.

그 후 파행이 꼬리를 문다. 1964년 자카르타 개최 예정이던 제3차 AA작가회의는 무산되었다. 1965년 알제리에서 준비 중이던 제2차 AA회의도 개최 직전 쿠데타로 유실되었다. 반면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는 저우언라이(周恩來, 1898~1976)와 김일성(金日成, 1912~1994), 호찌민(胡志明, 1890~1976)이 참가했다. 비동맹도 아니요, 사회주의 국제주의와도 선을 긋는 ‘아시아 사회주의’가 전면에 부각된 것이다. 1966년은 결정적 분수령이다. 콜롬보 상임국은 베트남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하노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허나 소련은 응하지 않았다. 도리어 7월 카이로에서 또 다른 ‘상임국 회의’를 개최한다. 기존의 콜롬보 상임국을 해산하고, 사무총장도 해임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불을 놓은 것이 베이징긴급회의다. 53개국, 161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반제·반식민의 기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선언문에도 미 제국주의에 저항한다는 조항이 30여 개에 달했다. 더불어 소련의 지위와 권리를 영구히 박탈함을 선포한다. 반소·반수정주의 노선이 공식화된 것이다. 이로써 콜롬보와 카이로에 각기 거점을 둔, 두 개의 AA작가운동이 대립하게 되었다. 우연의 일치던가. 1966년 타슈켄트에는 전례 없는 대지진이 일어났다. 중국의 한 시인이 ‘아시아의 풍정이 농염한 도시’로 추억했던 풍경  또한 극적으로 사라졌다. 현재의 타슈켄트는 소련의 복구 사업으로 재건된 사회주의 계획도시인 것이다.
1967년 3월 베이루트에서 제3차 AA작가회의가 열린다. 허나 이미 반 토막이 난 절름발이였다. 이에 맞서 베이징에서는 옌안(延安)문예강화 25주년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이 회의는 문화대혁명을 지지하고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사상의 세계적 의의를 옹호하는 일대 선전장으로 화하였다. 뒤질세라 카이로 상임국은 1968년부터 새 기관지 <애프로우에이션 라이팅스Afro-Asian Writings>를 발간했고, 다음 해 그 제호를 <로터스>로 변경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무렵부터 출판 사업이 아연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상임국과 기관지의 분화가 출판 경쟁을 재촉했던 것이다. 지지부진하던 콜롬보 상임국의 총서가 집중적으로 출간되는 시점 또한 1960년대 후반기이다.

 
콜롬보의 유산
콜롬보에서 간행한 단행본은 총 13권이다. 콜롬보에서 영어로 출간하면, 개별 국가가 자국어로 번역하는 방식을 취했다. 1963년에 발간된 『AA시집Afro-Asian Poems; Anthology』은 연속 기획물이다.

허나 진척은 더디었다. 1966년에 『네팔 시선Poems from Nepal; Anthology』이 한 권 더 출판되었을 뿐이다. 콜롬보의 노선이 선명해진 것은 1965년부터이다. 베트남 작품이 연달아 출판된 것이다. 『더 웨이 히 리브드The Way He Lived』는 반미투쟁의 영웅이었던 응우옌 반 쯔로이(Nguyen Van Tro?i)의 실화를 미망인의 구술을 바탕삼아 그려낸 작품이다. 이 번역물이 기폭제가 되었던 것일까, 그의 명성은 사회주의국가와 제3세계에 널리 퍼졌다. 쿠바의 아바나를 상징하는 대형 스타디움의 이름도 쯔로이를 차용한 것이다. 지금도 하노이에는 쯔로이대로가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더 빌리지 댓 우든 다이The Village that Wouldn’t Die』는 1956년 베트남 작가상 수상작으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응우옌 응옥(Nguye?n Ngo?c)의 첫 번째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격화되고 있던 베트남 전쟁을 지원하고 반제·반미의식을 고취하는 운동 차원에서 출판된 것이라고 하겠다.
1967년에는 번역물이 쏟아졌다. 먼저 중국 작품 네 편이 동시에 번역되었다. 장르 또한 ‘Model Peking Opera’로 동일하다. 중국의 양반시(?板?), 우리말로는 ‘모범경극’쯤 되겠다. 문화대혁명을 상징하던 ‘혁명모범극’들이 소개된 것이다. 번역물 “The Red Lantern”은  『홍등기(紅燈記)』를, “Shachiapang”은 『사가빈(沙家濱)』을, “Taking the Bandits' Stronghold”은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을, “Raid on the White Tiger Regiment”은 『기습백호단(奇襲白虎團)』을 번역한 것이다. 『기습백호단』은 중국인민지원군과 조선인민군이 미군과 한국군의 아성인 백호부대를 분쇄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중국에 앞서 북조선에서 먼저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 밖에 『홍등기』와 『사가빈』은 중일전쟁기를, 『지취위호산』은 국공내전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저마다 일본, 국민당, 미국과의 대결을 극화한 것이다. 이 3자와의 대결은 1960년대에도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었다.  
 <더 콜> 특별호는 옌안문예강화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되었다. 30~40여 면에 달하는 여느 호와는 달리 120면에 달하는 파격적인 분량으로 채워졌다. 지면 곳곳을 메우고 있는 마오쩌둥 어록을 보노라면 중국공산당이 아시아·아프리카를 아울러 세계혁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풍긴다. 옌안이 중국 혁명을 낳았듯, 중국을 재차 ‘옌안화’함으로써 세계혁명의 대장정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실로 문화대혁명과 아시아 혁명은 공진화했던 바 크다. 『프레리 화이어Prairie Fire』는 그 문혁과 아시아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일본의 작품이다. 1967년 9월 베이징 공연의 대본을 번역한 것으로, 당시 중국의 수도에서 일본연극단이 공연을 했던 것이다. 이 극단의 이름은 하구루마자(はぐるま座)이고, 공연 작품의 원제는 “野火: 秩父蜂起錄”이다. 각본은 모로이 죠지(諸井條次)가 썼고, 연출은 히가사 요시히사(日笠世志久)가 했다. 하구루마자 극단은 1952년 야마구치에서 창설된 ‘인민극단’으로, 중소분쟁의 파장 속에서 친소적인 단원 9명을 제명했을 만큼 열렬한 마오이스트 단체이기도 했다. 이 책자에는 작품의 역사적 배경도 설명되고 있는데, 치치부(秩父) 민중 봉기의 실패로 천황제와 결부된 일본 자본주의가 안으로는 자유민권운동을 억압하고, 밖으로는 조선과 중국 침략으로 나아갔다는 내용이다. 이 발문을 쓴 역사학자는 이노우에 키요시(井上?, 1913~2001)이다. 그 또한 문화대혁명과 전학공투회의(全學共鬪會議) 활동을 지지했던 인물로, 마오쩌둥사상학원의 강사로도 맹활약 했다.

1968년에 발간된 『인도네시안 피플Indonesian People』은 시집이다. 1966년과 1967년에 집중적으로 발표된 작품들로 전반부는 마오쩌둥을 칭송하는 시편으로 빼곡하다. 후반부는 1965년 쿠데타로 집권한 수하르토(Suharto, 1921~2008) 정권에 대한 저항시들이다. 이 시인들은 누구일까? 대저 레크라(Lekra)에서 활동한 이들이다. 레크라는 수카르노(Sukarno, 1901~1970) 시기 인도네시아의 문학 재건을 위해 활약했던 대표적인 문화운동 단체이다. 수카르노와 중국의 각별한 사이는 널리 알려진 대로이다. 그에 반해 수하르토의 쿠데타에는 미국이 관여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레크라 인사들의 중국 쏠림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마오의 길을 취함으로써 전 세계적 반제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도쿄도 자카르타도 베이징을 향해 도열하고 있다. 베이징은 정녕 AA의 옌안이 된 것인가. 인도네시아의 시인 무이드(P. H. Muid)도 『옌안Yenan』(1967)을 노래한다.
1969년에 출간된 마지막 단행본은 로버트 윌리엄스(Robert Williams, 1925~1996)에 관한 것이다. 그는 비폭력평화운동을 고수하는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과 논쟁하며 흑인들의 무장투쟁을 옹호했던 인물이다. 나아가 1964년 중국의 핵실험을 축하하고, 1965년 하노이를 방문해 무장투쟁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래서 중국정부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문화대혁명을 지켜볼 수도 있었다. ‘붉은 중국과 검은 마오이즘’의 결합이라 함직한데, 실제로 1960년대부터 중국의 각종 포스터와 엽서에도 흑인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AA의 위상에 걸맞게 아프리카를 적극 품었던 것이다. 따라서 냉전기의 중국을 ‘봉쇄’와 ‘고립’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몹시도 일면적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동)아시아를 뛰어넘어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이야말로 이 무렵이기 때문이다. 콜롬보는 그 중국 발 세계혁명을 전파하는 인도양의 대외 창구였다고도 하겠다.

 
중국과 아시아
닉슨(Richard Nixon, 1913~1914)과 마오의 악수로 상징되는 극적인 정세 변화(1972)로 콜롬보 상임국은 시나브로 쇠락해 갔다. <더 콜>이 종간된 것은 1974년이다. 동서냉전과 중소분쟁의 격랑 속에서 14년을 존속했던 콜롬보의 유산은 어떻게 정리되어야 할까? ‘중국의 아시아주의’라는 관점은 어떠할지 목하 궁리중이다. 중국에서 아시아가 그토록 강렬한 구호이자 기호로 요동쳤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중국의 아시아 감각의 허실을 따져볼 수 있는 최적의 진입로로 여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대혁명을 일국의 혼란으로 처리하고 마는 기존 의 공식서사도 재고(再考)가 요청된다. 중국의 문혁은 아시아의 혁명과 한 호흡으로 약동하고 있던 것이다. 그 시대의 활력과 비극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복안이 긴요하다. 그로부터 중국의 굴기라는 21세기의 난제 또한 감당할 수 있는 유력한 단서도 포착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날 콜롬보와 <더 콜>의 부름에 응답해야 하는 소명도 여기에 있다 하겠다. 

이미지 제공_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