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총통 마잉쥬(馬英九)는 2012년 1월 치러진 대선에서 당초 예상을 뒤엎고 안정된 표수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5월부터 집권 2기에 들어간다. 이번 대선은 특히 원래 3년이던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임기를 4년으로 늘려 처음으로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빅 매치로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었다. 대선 당시의 치열한 공방전과 막바지의 백중세로 인해 마 총통의 연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점쳐지기도 했지만 선거의 결과는 의외로 여야의 기존 정치판도인 중북부 궈민당(國民黨), 남부 민진당(民進黨)을 충실하게 재현한 것이어서 이에 대한 분석이 다각도로 이루어졌다.

 
마잉쥬 정권 재창출 성공 요인
우선 대선에 참가한 후보자 개인으로만 볼 때, 여야의 유력한 두 후보가 너무도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비록 여당의 느슨한 국정운영과 미지근한 복지정책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지만 야당 후보인 민진당의 챠이잉원(蔡英文)이 마잉쥬와 확연히 구별되는 존재감을 유권자들의 마음에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두 후보는 마잉쥬가 법무부장관, 타이베이시장, 궈민당 당수, 그리고 챠이잉원이 행정원 부원장, 민진당 당수를 역임하는 등 이미 검증된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고, 특이한 것은 둘 다 과거 궈민당 정부에서 중국대륙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또한 전직 타이완 국립정치대학교수인 학자출신으로 이성적인 판단능력의 구비는 물론이고 대국민 소통방식에서도 매우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여야의 유력한 두 후보가 성별만 다를 뿐 국정운영 스타일이나 당내 지도력의 발휘, 그리고 대중적인 이미지에서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 것이 기존 정치 판도를 유지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대선의 가장 큰 쟁점으로 부각된 양안정책(兩岸政策), 즉 대중국정책에서 민진당이 견지해 온 배척, 견제, 대립의 시각이 더 이상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안정책은 원래 타이완의 국가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고 국가의 미래를 방향 짓는 것이므로 특히 총통 선거와 같은 대규모의 전국적인 선거에서는 늘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또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양안정책은 그간 마잉쥬 총통이 주도해 온 양안 간의 경제협력의제와 맞물려 정치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보다는 경제성장, 발전과 관련된 이슈로 주목을 받았으며, 심지어 세계경제의 침체 분위기에서 그간 지역경제협력체제 구상에서 배제되어 온 타이완이었기에 매우 중요하고 긴급한 사안으로 취급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마잉쥬 총통은 정치적으로 중국과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협력 체제를 가동하여 경제성장을 꾀하는 기존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였다. 정치적인 면에서 보면 그 배후에는 이른바 ‘92 공동인식’, 즉 1992년 타이완과 중국의 협상결과인 ‘하나의 중국, 각자 따로 서술’이라는 인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이에 대해 민진당 후보인 챠이잉원은 ‘타이완 공동인식’이라는 것을 제기하고 전면적으로 ‘92 공동인식’을 부정하고 나섰다. 즉 ‘하나의 중국’에서 그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현실의 중국대륙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 따로 서술’은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인 동시에 중국의 정책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이므로 이를 부정하는 것으로 궈민당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민진당이 당외운동(黨外運動)시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선거철만 되면 꺼내는 카드 중의 하나이다. 즉 궈민당과 중국대륙을 대내외적으로 타이완인을 압박하는 가장 적대적인 대상으로 설정하여 타이완인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전략이며, 2000년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이 총통으로 당선됨으로써 최초의 정당교체가 이루어진 시기에 절정을 달했다. 문제는 그 후에도 대선과 총선 등 전국적인 규모의 선거전이면 어김없이 사용하는 중요한 전략이 되었는데 이러한 중국에 대한 지나친 적대적 시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타이완 사회 내부의 성적모순(省籍矛盾)과 족군차별(族群差別)을 자극하는 이슈가 되어 사회 일각에서는 자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천 전 총통의 부정부패와 금전세탁 등 비리로 인해 민진당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되었고 정권까지 내주어야 했지만 이에 대한 더욱 철저한 자기반성보다는 이번 대선에서도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통해 민심을 자극하는 상투적인 전략을 구사한다는 인상만을 심어주었고 중국이든, 타이완이든 실제적 변화에 의해 요구되는 보다 현실적인 국면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어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했다고 하겠다.  
또한 챠이잉원이 제기한 ‘타이완 공동인식’이 이름만 있었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춰졌으며 또 투표 직전에야 제기되어 실질적인 변론의 기회를 통해 쟁점화 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양안정책을 정치적인 문제로만 접근한다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써 민진당은 경제논리와 정치문제를 결합시키는 새로운 담론과 전략을 구사하면서 양안정책을 내놓고 있는 궈민당에 비해 여전히 적대적인 논리로 중국을 인식하는 기존의 정치의식을 반복하면서 국민들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되었다.
이렇게 대중국정책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양안 간의 경제협력체제는 흔히 에크파(ECFA)로 간칭되는 양안 간 경제협력기구협의(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를 말하는데,  2009년 2월 집권 후 일 년부터 마 총통이 추진해 온 주요정책으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타이완의 상품을 관세 없이 중국시장으로 수출하여 중국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동시에 타이완 역시 중국에 대해 면세상품의 비율을 높여 대폭적으로 중국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즉 양안을 적용범위로 하여 타이완과 중국이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품목과 조항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상품무역(관세와 비관세 장애의 해결), 서비스 무역, 투자보장, 지적재산권 보호, 방위조치의 건립, 경제 합작의 진행 및 경제무역쟁의의 해결 메커니즘 건립 등이다.
타이완 정부에서 기대하고 있는 에크파 가동 후의 전체 경제 이익은 2.3~2.6%의 취업율 증가, 1.83%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며, 수혜 업종으로는 기계업, 화학플라스틱, 방직업, 철강업 및 석유제품업 등 비교적 전통산업부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완의 입장에서 볼 때 에크파의 건립과 가동은 우선적으로 경쟁국보다 한 발 앞서 중국의 시장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즉 타이완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공업제품 관세를 없애 일본, 한국 등 경쟁국보다 먼저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는 우세를 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들 국가의 위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는 외국회사의 우선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고 진출루트의 역할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타이완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관세혜택에다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정책이 비교적 완비되어 있어 구미와 일본 등의 기업이 타이완을 중국시장으로 진입하는 루트로 삼을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외국자본의 타이완투자가 이루어지면서 타이완 경제구조의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산업의 공급과 수요의 연결고리를 타이완에 남겨두는 데 유리하다는 점이다. 일단 중국의 대부분 공업제품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 양안 직항의 편리성으로 인해 전체 공급과 수요의 연결고리를 타이완에 보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타이완 기업(台商)의 타이완 제품 구매력과 산업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수입관세가 없어지면 타이완으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의 원가가 낮아져 타이완 기업들이 타이완으로부터 구매하는 수량이 높아지게 되고 동시에 고품질과 저원가로 인해 타이완 기업의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타이완이 그동안 진행해왔던 아시아 산업운수중심으로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양안직항으로 인한 화물과 인원의 유통 편리성에다가 양자 간 화물의 관세인하와 영관세 적용으로 무역자유화 효과가 있게 되며 이는 타이완에 물류의 중개, 배송, 종단 상품가공 등 전방위성 기능을 갖춘 물류운수중심이 될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여기다가 타이완 기업의 중국투자 제한을 완화시키고 타이완으로 돌아와 주식 상장을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취함으로써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기업의 영업운영본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 아래 에크파의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양안경제합작위원회(간칭 경합회)를 성립시키고 이미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영화, 컴퓨터 전자, 서비스업까지 합작과 협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타이완 경제와 산업구조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추진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민진당으로부터 타이완을 팔아먹는 행위라는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지만, 대선 국면에서 민진당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보다는 이에 상당하는 정도의 경제성장과 발전전략을 내세워야하는 부담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적 문제로만 양안정책을 사고하고 새로운 전략과 담론, 의제의 창출에 실패함으로써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를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마잉쥬 총통이 연임하게 될 경우, 현재의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경제적인 파트너로서의 중국의 위치를 설정한 기존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민진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2000년 천수이볜 총통 집권 때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정치적인 긴장은 잠시 접어두고 중국을 시장으로 활용하자는 담론이 우세하게 작용하였다. 즉, 챠이잉원은 대내적으로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기본교리파를 의식하여 대중관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고, 베이징 당국 역시 현재까지 민진당과의 교섭에 대비한 어떠한 명확한 태도도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에 타이완의 태도에 대해 관망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지금의 우호적인 경협분위기와는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 부각되었다. 거의 10년 이상의 경기침체와 자본주의 세계화 물결 이후 줄곧 지역 간 경제협력기구나 협의체제에서 중국의 입김으로 주변화를 겪어온 타이완의 입장에서는 이 국면을 타파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민진당은 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각지의 분쟁해결과 군사안전 배치, 화폐금융시장, 경제무역구의 관계통합 등등에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가상의 적으로 설정한 권력대치국면을 드러내면서 소위 신냉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냉전 체제에서 타이완은 반공의 이름으로 미국에 의존해 세계자본주의 국제분업체계의 한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최근의 세계경제환경에서 그 위치는 후발주자에게 추격당하고 있으며, 일찍이 중국경제 성장의 한 주역이었던 타이완 기업은 정책적인 경제체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중국에서 내몰리고 있고,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경제개방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부도상태를 구제하기 위해 전 세계가 취하고 있는 느슨한 화폐정책으로 보아 또 한 차례의 금융위기가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화 경제정책을 통해 중국을 경유하지 않거나 배제하고 세계화를 추구하자는 논리를 펴고 있는 야당인 민진당의 논리는 외부지향적 체질을 보여 온 타이완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현지화 경제로 전환할 것이며 중국을 경유하지 않을 경우 세계경제와의 연결점은 어디 있으며, 쇠퇴일로에 있는 유럽과 미국의 소비상황에서 어떻게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에 반해 대외무역생산력을 확대하고 대외자유무역구를 증설하며 중국시장을 활용하자는 집권여당 궈민당의 주장은 외부 무역환경과 세계 소비체계의 이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적어도 활용 가능한 방안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대내적인 민생정책에 대한 양당의 의견과 기본관점을 보면 기본적으로 국내경기의 침체가 거의 십 여 년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중산층의 경우 특별한 소득 감소는 없었지만 집값과 물가의 지속적인 오름세, 고소득층의 증가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또한 몇 차례의 국제적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긴축정책이 지속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정책 역시 상대적으로 감소되어왔다.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실제적인 소득수준을 세금부과에서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평한 세금제도에 대한 요구가 그것인데 가령 최근 선거의 이슈로 등장한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세 부과, 실제적인 집값을 반영하는 실제가격대비 가옥세 신설, 1가구 2주택에 대한 세금부과, 자본이득자에 대한 과중부담, 명품구매 시 가격의 일정비율에 따른 세금부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헌금제 실시 등의 근거를 법적으로 마련하자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소리는 대부분 시민단체를 통해 간헐적으로 제기되었을 뿐 야당이 구체적인 대책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정책토론에서도 효과적으로 반론을 진행하지 못했다. 즉 여당과 총통의 통치능력에 대한 비판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민진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야당으로서의 책임도 다 하지 못한 결과가 되었고 결국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으로써 패배하게 되었다고 하겠다.

 
또한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상대방 진영의 비리나 잘못을 집중 공격하는 네거티브 전략이 구사되었지만 기본적으로 후보자 자체의 검증에서 마잉쥬 총통의 경우 워낙 결벽증에 가까운 자기관리로 인해 민진당이 제기한 여러 의문이 증거부족으로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반면 민진당의 차잉원 후보는 행정원 부원장 재임기간 내에 자신이 비준하여 생명과학기술 관련 회사에 대해 대폭적으로 지원한 것이 나중에 자기 가족 소유의 다른 이름의 회사로 밝혀지고 그 자신이 대주주로 있다는 점이 드러나, 국고횡령 혐의로 한 때 곤혹을 치르기도 했으며, 정부의 공무원 정책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했지만 자신 역시 정책의 혜택을 받고 있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진정성이 의심받기도 했다. 즉 민진당은 빈부격차현상에 따른 타이완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이로 인한 사회적 정의의 구현에 대한 갈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적어도 이를 효과적인 선거 이슈로 쟁점화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분석된다.

선거 이후 마잉쥬 정권의 과제
연임에 성공한 마 총통은 곧 바로 새 내각을 구성하고 2월 초부터 본격적 업무에 들어가 5월 정식 취임 전까지 현재 적응기간을 갖고 있다. 타이완 내외 많은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듯이 대선에서 제기된 기존 정책에 대한 비판, 그중에서도 특히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빈부격차의 심화 등 사회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최근 짜여진 새 내각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두드러진 특징이 재정과 경제에 대한 중시이다. 이른바 12년만의 재경내각(財經內閣)이라고 언론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제전문가를 내각수반인 총리로 임명하였고 학계와 정무계통을 망라하여 여러 명의 경제, 재정, 산업 전문가를 내각에 배치하여 유럽발 채무위기 극복과 세제 합리화 정책의 집행을 우선과제로 천명하였다. 그러나 재경내각의 배치는 이러한 목적 이외에도 에크파를 집행하는 데 따른 일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기반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효율적으로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재경내각이 기존의 사고, 즉 타이완의 전통적인 경제와 세무정책을 답습한다면 현실적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통적으로 타이완의 경제정책은 행정원 산하 경제부, 재정부, 중앙은행, 금융관리위원회 네 기구에서 결정하고 집행해왔다. 그간 아시아 금융위기, 미국발 금융위기 등에 대처하여 한국과는 달리 타이완 경제의 안정적인 국면을 유지해온 데서도 확인되듯이 환율의 조정, 국가위기기금의 배포, 과열투자에 대한 제재 등 비교적 통제와 감독의 수단으로 경제상황을 조정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 우선적인 조치만으로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라는 현 국면을 돌파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고와 정책의 마련이 시급하다.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가 주류를 이루는 만큼 전문가들의 권고와 의견도 쇄도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해 보면, 첫째는 이들 전통적 부문 이외 국가과학위원회(미래의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무위원회, 국가통신위원회 등의 기타 기구도 재경체제의 일환으로 편입하여 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즉 기존의 통제와 감시, 감독 위주의 정책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사고와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보다 진취적인 인재의 등용을 권고하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관련 업무에서 재정부는 세금과 공기업의 주식관리, 중앙은행은 환율정책을 통해 경기와 금융시장 변화에 반응하고 조정하며, 경제부는 공업과 서비스업의 담당기구로 신흥 산업을 주로 추진해왔는데 이들 기구는 기존 산업을 관리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소위 미래 산업으로 불리는 클라우드 산업 등의 추진에 있어서는 힘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타 정부 부문에 재경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과학기술산업이 여전히 타이완의 주력 산업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변화가 너무 빠르고 또 앞서가는 한국과 뒤쫓아 오는 중국이 있는 만큼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향후 타이완 경제에 큰 손상이 예상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타이완 정부의 과학기술부문을 관장하는 기구는 행정원 산하 국가과학위원회로 지금까지 과학기술 정책의 연구와 이에 대한 보조에 그쳤고 실제 과학기술산업과의 관련성이 매우 낮았다. 또한 전신사업, 텔레비전, 라디오를 관장하는 국가통신위원회와 금융 전반을 관장하는 금융관리위원회는 오랫동안 처벌, 통제에 치중했을 뿐 관련 산업의 발전을 장려하는 적극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개각의 주요한 임무가 이러한 보수적인 시각과 행정을 개선하는 데 있다면 일단 옳은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타이완 경제의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역시 요구받고 있다. 시장이 작아 개방을 지향할 수밖에 없으며 그와 동시에 농민과 농업에 대한 보호와 육성이 절실하다.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중국시장은 도전해 볼만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점에서 에크파의 지속적인 협의와 시행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과 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이 이미 발효되었고, 일본과 한국 역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담판을 진행하고 있어 타이완의 주변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하겠다. 문제는 무역자유화와 동시에 기간산업의 보호와 육성을 어떻게 동보적으로 진행하는가 하는 문제이며 현재로서는 농업의 경우 중국시장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재 타이완은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촉발된 중국와의 관계개선과 안정된 교류의 필요성이 정치적인 화해국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겠다. 이러한 변화는 그간 민간차원에서는 활발했으나 정부차원에서는 거의 교류가 없었던 문화부문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 계기가 중국을 포함한 세계 중화권에서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롱잉타이(龍應台)가 현재의 문화건설위원회에서 앞으로 승격할 문화부의 첫 수장으로 기용된 것인데, 이로써 다소 의도적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연임에 성공하면 앞으로 타이완 경제의 ‘십 년 황금기’를 창조하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등장한 마 총통과 궈민당이 현재 보여주는 중국과의 관계개선과 교류의 증대라는 기본적인 사고와 이 사고를 지탱하는 ‘시장으로서의 중국’이 대외적으로는 지역경제협력틀의 건립 움직임과 대내적으로는 민진당의 공세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변화, 적응해 가는지 살펴보는 것은 비단 마잉쥬 정권 경제정책의 성공유무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양안 간의 상호관계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