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플랫폼>에서 인천 송림동에 있다는 살아있는 도서관 ‘상상’ 소식을 읽었다. 도서관 하면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장소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곳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였다. 그런 곳을 관이 아닌 민간인이 만들었다니.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다. 살아있는 도서관 ‘상상’이 개관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아마 주인의 동네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웃도 모르고 사는, 요즘 같은 세상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동네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 자체가 힘든 때 도서관 주인 김혜영 씨는 송림동에서 태어나 살아왔다고 하니 동네에 어찌 애정이 생기지 않겠는가. 만약 이런 도서관을 관에서 만들었다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프로그램이 알차다 해도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을 것이다. 그런데 <플랫폼>에 실린 글이나 사진에서 느껴지는 그곳은 괜히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준다. 이런 도서관 개관 소식을 자주 듣기를 원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자발적인 문화소통 공간의 탄생이야말로 생활문화가 풍요로워지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플랫폼>을 통해 이런 소식을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