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최말순 씨의 글을 보니 얼마 전 끝난 우리의 선거가 생각난다. 물론 타이완의 총통 선거와 우리의 총선이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정세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도 동아시아 정세를 생각할 때 타이완 정권의 양안정책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적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러한 정세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양적으로는 팽창하는 반면 질적으로는 협소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범주는 이미 동아시아를 넘어 있지만 실제 동아시아 경제에 대한 중요성은 배제된 채 곧장 국내 시장의 동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렇다면 정치에 대한 관심은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말순의 글이 반가웠던 이유는 이처럼 국내 총선을 전후해서도 무감각하게 방치된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주목 내지 환기를 가능하게 한 까닭이다. 우리 역시 향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너무 방대한 세계의 정세 내지 지나치게 협소한 국내 상황만을 바라보기보다는 세계와 국내를 미시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동아시아 정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그 인접 국가들의 관계로 인해 동아시아가 형성된다는 것을 새삼 명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보다 다양한 동아시아의 소식을 기대하는 바이며, 더불어 동아시아의 정치, 사회, 경제까지도 문화의 범주로 흡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