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32호는 무엇보다도 동일본대지진에 관한 특집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특별히 참신하다거나 재미있는 소재는 아니었으나, 아시아 문화를 다루는 잡지인 만큼 한 번쯤은 깊이 있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화’를 다루는 <플랫폼>과 일반 매체 사이에서, 동일본대지진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즉, 모든 미디어 매체가 분석하고 비평하는 일반적인 논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문화비평지라 한다면, 같은 소재 혹은 이슈라 할지라도 조금은 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해 낼 수 있는 역량을 분명 갖춰야 한다고 본다. 지난 특집의 경우, <플랫폼>의 이러한 역량이 십분 발휘되었다면 굉장히 멋지고 의미 있는 비평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플랫폼>을 펼치면 지방문화통신을 먼저 읽게 되는 편이다. 지방문화통신은 그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찾아가보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는데, <통의동에서 통인동으로>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바라보게 되었다. 앞으로도 지방문화통신은 더욱 폭 넓은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무색의 그릇이 되길 바라며, <플랫폼>만의 분명한 색깔과 시선이 담긴 다음 호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