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플랫폼> 독자에게 자신의 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오재우, 미술을 하는 작가다. 올해 초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서 활동하고 있다.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애초에는 미술이 뭘까 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언어가 아닌 시각을 자유로운 매체로 표현하는 미술이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여겨졌다. 나중에 유럽의 미술관들을 접하면서 내 나름의 경험을 쌓게 된 건 행운이었던 것 같다.

작가로서 본인의 성향과 지금까지의 작품의 흐름을 설명하자면?

늘 변화를 추구하는 편이다. 관행화된 작품을 거듭해서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자주 변하곤 한다. 초반에는 주로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하는 방식의 작품을 진행했다. 특정한 이야기를 보는 이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재료는 정해진 물질이 아닌 것을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이끼로 글씨를 쓴다든지 하는 것이 그렇다. 또 책을 이용한 작품도 많이 시도했는데, 여러 권의 책을 쌓아놓고 책 제목의 문맥을 바꾸는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 같은 작품이 그렇다.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면에서 <Collector’s Choice>라는 작품도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현재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첫 만남, ‘텅 빈’ 우정의 시작》에 출품된 <Collector’s Choice>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미술작품이 오직 상품으로서 소비, 유통되는 현상에 주목한 작품이다. 그런 면에서 소장처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러한 인식이 가지는 자본주의적 한계를 뒤집어 보기로 했다. 조금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미술 제도의 위계를 뒤집어 문화권력에 도전해 보기로 한 것이다. 미술품 유통방식의 하부구조부터 시작하기로 했는데, 누군가 나에게 작품을 주문하도록 하고 그것에 맞추어 제작을 한 후 증여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들이 특정한 작가의 어떤 작품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그에 맞을 법한 이야기를 내가 대신 만들어 주고 그 과정을 영상 등의 방법으로 기록한다. 전시를 할 때는 내가 제작해서 준 곳에서 다시 빌려온다. 작품의 제작부터 유통(소비)까지 모두 가짜인 셈이다. 이 작품은 결국 미술작품의 권위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질문하는 행위이자, 미술작품이 공공재의 성격인지 혹은 사적 소유의 성격인지를 제시하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나는 여기서 소위 ‘작가성’을 제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보조인의 역할에 그친다.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했다. 인천에 대한 생각을 말해 준다면?

사실 인천을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뭔가 문화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곳이라는, 그리고 개방적인 포용력이 많은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관 위주로 돌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좀 더 자생적인 움직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