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공공성인가?

얼마 전 우리는 ‘세월호 참사’라는 총체적이고도 거대한 비극을 겪었다. ‘희망과 기적’이라는 말이 온 사회에 이토록 강렬하게 현상한 적이 근래에 있었던가. 그 구호는 그저 삶을 위로하기 위한 허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황망할 수밖에 없는 이 참사에 온 국민이 진심으로 바라며 끈질기게 붙잡고 있었던 믿음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런 믿음에는 국가적 재난관리와 대응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참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드러난 추악한 사실들은 경악을 넘어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가에 대한 총체적인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항해사들의 안일한 운항, 탈출과정에서 드러난 어른들의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행동, 노후선박 활용을 용인한 기업과 정치권의 결탁, 제대로 된 재난 대책을 세우지도 못했던 행정기관의 비전문성, 실질적인 구조 활동보다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눈치 보기와 사실은폐, 사실관계를 보도조차 하지 않는 언론들, 신뢰감을 주지 못한 부실한 검경수사, 국민적 공감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관련법 제정에 나서야 할 국회의 미온적 태도 등등, 이번 세월호 참사로 수면 위에 떠오른 문제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지경이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쉬쉬했던, 그로써 구체적으로 공적인 장에서 담론화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부조리와 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추구되어야 할 공적 가치가 극단적인 이윤추구와 사익私益에 의해 얼마나 망가졌는지, 사회 구성원들 간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기본바탕이 되어야 할 공공성publicness이 얼마나 왜곡된 모습으로 이 사회에 존속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공공성 개념과 공론장의 구조변동

공공성이 무엇인지, 그 개념을 ‘엄밀히’ 규정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 이유는 폭 넓은 영역―정치철학, 사회학, 도시학, 거버넌스, 매체 생태학 등―에서 다층적인 개념으로 쓰이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이 글의 주제와 연관된 ‘공공성’ 개념은 아렌트Hannah Arendt의 『인간의 조건Human Condition』(1958)과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공론장의 구조변동Strukturwandel der Öffentlichkeit. Untersuchungen zu einer Kategorie der bürgerlichen Gesellschaft』1) (1962)을 통해 꽤 촘촘한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데, 전자를 통해 공공성이란 개념이 어떻게 규정되는지를, 그리고 후자를 통해 공공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성립되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공공성은 어떤 상황에서 논의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성에 관한 논의들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에서도 합의를 가능케 할 기본적인 공감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이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그러한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는데, 공공성의 어원은 공화국 republic의 어원이기도 한 라틴어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이다. 로마는 기원전 1세기에 제정으로 바뀌기 전까지 공화정을 유지했고, 공화국에서는 인민이 구성원 전체에 관련되는 중요한 일들을 함께 결정했다. 레스 푸블리카는 사사로운 일이나 집안일, 즉 사적인 일을 의미하는 레스 프리바타res privata의 반대말로, ‘공적인 것 또는 공적인 일’을 뜻하는 것이었다. 또 푸블리카는 인민을 뜻하는 포풀루스populus라는 말과 어원이 같다. 로마에서는 ‘인민의 것res populi'임을 뜻하는 말이 공공성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공공성이란 인민이 모여 “공적인 일, 공동체의 일을 함께 결정해나가는 과정”을 뜻했다. 이에 반해, 사적인 것은 ‘박탈’을 뜻하는 라틴어 프리바투스privatus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곧 타자의 시선에서 ‘배제된 삶’을 의미하는 것2)이었다. 로마시민들은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런 까닭에 공적인 것, 공적인 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타자와 함께, 타자의 시선을 받으며 구성되는 명예로운 일이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적인 장에 참여하는 주체가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자들이라는 것과 그러한 ‘참여 행위’는 곧 타자의 시선 속에 놓이는 것이라는 점이다. 공공성이 갖고 있는 한 가지 더 중요한 특성을 독일어‘Öffentlichkeit’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어원이 ‘열려있다’는 의미의 ‘offen'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열려 있는 것, 폐쇄된 영역을 갖지 않는 것”, 말하자면 공개성公開性이 공공성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공공성의 이런 차원은, 공공公共이라는 의미만을 놓고, 가끔 혼동하는 측면이 있는‘공동체’의 성격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공동체에는 무엇보다 이 ‘열림’이라는 조건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3)

하버마스에 따르면, 현대적 의미의 공공성은, 현대국가와 시민사회의 출현, 특히 시장경제 발달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새롭게 형성된 것으로, 고대와 달리, 부르주아지라는 새로운 계층이 그 중심을 이루었다. 사적인 것이 재산권의 개인적 자유와 관계되면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애초부터 독서 대중reading public으로 출현한 식자 중산층은 ‘이성의 공적 사용’(의사소통)을 통해 중세시대(봉건군주) 의례의 속성인 표상적․과시적 공공성을 와해시켰다. 이 시민적 공공성은 기본적으로 ‘공권력에 대한 비판적 영역’(비판적 공개성)4)에 있었는데, 자유주의 모델의 성격을 농후하게 띠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이 시민적 공공성이 실현되는 공적 공간public space과 관련된 두 개의 정치적 가치를 간단히 언급하면, 첫 번째가 참여의 말이나 행위로써 나타날 수 있게 하는 ‘자유’이고, 다른 하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배제에 대한 저항’과 ‘공개성’이다. 하지만 1870년대 이후 시민적 공공성은 후기 자본주의가 진전됨에 따라 붕괴의 길을 걸어가게 되는데, 이는 국가로부터 시민사회의 분리라는 애초의 전제가 국가의 강력한 개입에 의해 사라지게 된 것이 그 원인이었다.5) 이후 공적 공간과 공공성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조직 이해가 충돌하는 경제적 영역으로부터 분리되는 방향으로 재편성되는데, 한편으로 이성을 공공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두터운 ‘조직 이해(관계)’라는 벽을 인식하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 1960년대 말 이후에 형성되고 정착된 대항문화의 ‘새로운 사회운동’(부의 분배가 아니라 페미니즘, 에콜로지, 반핵․반원자력 등의 운동)을 인식하게 된 데 그 이유가 있었다. 하버마스가 『공론장의 구조변동』초판으로부터 대략 30년 후에 쓴 『사실성과 타당성Faktizitat und Geltung』(1992)6)에서는 공공성의 위치가 크게 변화되었는데, 이는 정치적 공공성의 담당자가 ‘조직화된 집단의 구성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결사에 모인 모든 개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실, 공공성의 퇴락

공공성 논의가 이 같은 변화과정을 겪은 것은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를 이해하고 새롭게 대처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서구에서 치열하게 논의되는 공공성 담론이 을 공공성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또 공공성을 시대 요구에 맞추어 적절히 실현하고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 답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우리 사회의 공공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지난 개념에 정박해 있는 상태, 아니 (과거에는 상황들이 그 자체로 강력한 제약조건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보는 게 맞다. 사회전반에 걸쳐 ‘공공성’을 오늘날 사회 현실에 맞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공公共을 입에 올리는 전문가들조차도) 과거에 통용되었던 의미를 아무런 비판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때문이다.7) 세월호 침몰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꾹꾹 누르고 덮었던 총체적인 문제들을 수면 밖으로 끄집어낸 계기가 되었다. 말하자면, 이번 참사는 일차적으로 주민의 안전을 희생해서라도 성장과 이익에 우선권을 인정한 정치-경제시스템의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이차적으로 이 비극적인 현안을 다룬 (아니, 다루고 있는) 방식은 우리 사회의 ‘공공성’이 얼마나 후진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를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월호 참사는 ‘성장과 발전논리’에 따라 “공공성 가치훼손”을 줄곧 묵인하고, 그로써 공공성의 기반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왔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일거에 드러난 사건이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인정하듯,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개인이 사유재산을 공공의 이익에 맞추어 활용하도록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거의 없다.8) 도시공간도 예외는 아니다. 경제 성장과 기술 진보는 세계 거의 모든 핵심 지역들의 외양을 바꾸고 사회적 근간을 무차별적으로 흔들어왔는데,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엄연한 사실은 자본이야말로 도시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우리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두 가지를 든다면, 우선 하버마스의 표현대로,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세계 경제의 흐름이 공유해야 할 자원을 사유화한다는 점에서, 또 공적9)인 문제들을 사적인 문제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공공성의 기반을 무너뜨려왔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이와 더불어 바우만Zygmunt Bauman이 『액체근대Liquid Modernity』에서 지적한 것처럼 “공적 공간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적 현안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은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방식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할 수 있는데, 공공성의 퇴락을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거론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국가적 재난을 있는 그대로 다루지 않은 언론의 변질(공공성의 조작)이라는 차원에서, 두 번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즉각적인 제도 마련에 실패한 국회의 무능(의회민주주의의 위기)이란 차원에서, 그리고 세 번째는 정부정책의 불투명성과 그로써 싹튼 불신(불신사회)의 차원에서다.

첫 번째와 관련해, 하버마스는 행정이나 시장만이 아니라 대중 매체의 발달 또한 공론장의 소통을 방해하고 공개성을 과시적 공공성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10) 이런 우려는 (아도르노가 행했던) 문화산업의 성장에 대한 비판과도 연관되는데, 대중매체가 사회를 무조건 긍정하도록 하는 허위의식을 만들고 판매할 뿐만 아니라 대중매체에 의해 만들어진 공론장은 사실 “비공공적으로 논의하는 소수 전문가들과 공공적으로 수용하는 소비 대중으로 분열된” 것이고, 그로써 ‘말하고 반론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된’ 표면상의 공론장이라는 점이었다. 문화산업은 본질적으로 화페매체의 결합을 피할 수 없는데, 이 관계야말로 공공성을 조작의 공간으로 바꾸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중매체와 문화산업은 당연히 시민을 소비자로만 취급할 뿐 ‘함께 모여 비판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은 오히려 성가신 것으로 여기게 마련인 것이다. 대중매체와 권력의 융합은 훨씬 더 심각한 상태로 이어지는데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공공성은 ‘조작의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종국에는 ‘비판적 공개성’을 말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두 번째의 경우, 일찍이 칼 슈미트Carl Schmitt가 폭로한 사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데, 그는 『의회민주주의의 위기The Crisis of Parliamentary Democracy』(1923)라는 책에서 민주적인 법치국가의 조직 원리여야 할 ‘공공성’이 퇴락하고 있는 모습을 통렬하게 지탄한 바 있다. 이를 간략하게 언급하자면, “신문의 논설, 집회의 연설, 의회의 통의로부터 진실하고 정당한 입법과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신념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절대주의의 비밀정치에 대한 격분으로부터 탄생한 ‘공개성’은 사라지고, 밀실 안에서 소수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갔다는 점이 비판의 요지인데,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최근 여야가 보여주는 행태가 딱 그렇다. 슈미트의 말처럼 “공개성과 토의가 현실의 의회운영에서 공허하고 취할 바가 못 되는 형식이 되어 버렸다면, 19세기에 발달한 의회 또한 그 종래의 의미를 잃고 있다”는 비판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대한민국 국회 내에서 공공성은 완전히 퇴색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는 말이다. 세 번째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정부가 보인 태도에 대한 것인데, 정부는 이 엄청난 재난을 놓고 진상규명이나 대책마련은 고사하고, 여전히 사고 원인, 사고 진행 과정, 정부 대처 등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게다가 사회 시스템의 모든 단계에 뇌물과 특혜가 기관들의 기능 속에 기생하고 있어도 그것을 밝힐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1995년 자신의 저서 『신뢰: 사회적 가치와 번영의 창출』11)에서 한국을 이탈리아와 프랑스와 더불어 “신뢰도 낮은”사회로 묘사했다. 국민들은 세월호가 침몰할 때 사태를 예방할 수 없었던 허술했던 긴급 시스템을 보았고 침몰하는 세월호 앞에서 정부기관들이 대책 없이 있었던 광경을 보았다. 이뿐만 아니라 해양경찰은 허위문서까지 만들어가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고,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언론을 불신하는 걸 볼 때, 지금의 한국은 가히 불신사회라 할만하다. 사회적 신뢰는,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장 큰 차이는 사회적 신뢰의 형성 정도’라고 말했을 만큼, 국가의 질적 성장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12) 하지만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적 신뢰를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보다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하는 일들을 특별히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투명성이 확보되면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낸시 프레이저의 말을 빌리면, 공공성은 욕구 해석의 정치가 행해져야 할 차원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13)

맺음말 :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공공성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사적인 것’을 규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정의해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공사公私경계는 담론에 의해, 그리고 담론의 실천이 누적된 결과로 바뀌기도 하는 유동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과 부득이하게 개인화의 압력에 처한 개인은 점진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시민 의식’14)이라는 보호 장비를 빼앗기고 시민으로서 숙련된 기술과 관심을 박탈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공공성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은 수많은 실천을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기도 하다. 공론장public sphere은 무엇보다 국가의 행정이나 시장의 화폐에 지배당하지 않는 영역이어야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15) 또 이러한 장은 ‘자립적 사고’selbstdenken를 수행하는 개인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사고하는 자유’야말로 시민생활에서 우리에게 남겨져 있는 유일한 재산이고, 그것에 의해서만 현재의 모든 해악에 대한 해법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공공성을 억압하는 체계의 잘못된 영향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민사회가 자율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하버마스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개인은, 네그리Antonio Negri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중multitude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다중’16)은 특이성을 보존하면서 소통을 통해 공통성을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주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공론장의 (의사)소통 구조는 사회 문제의 압력에 반응하고 영향력 있는 의견을 자극하는, 광범위하게 엮여 있는 센서들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공공성이야말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과 사람들 사이에 생기生起하는 사건에 대한 관심17)의 표현이고 존재들 간에 작동하는 ‘사랑의 증거’1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