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입의 어느 날, 어지러운 내 책상의 한 귀퉁이에서 <플랫폼>이라는 낯선 이름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표제어만 보더라도 생경한 이 잡지의 노선과 숨은 꿍꿍이가 어슴푸레 읽힌다. 특히, 책의 서두를 장식하고 있는 ‘아시아겢陸?문화’라는 특집은 플랫폼의 지향점과 색깔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소영의 좥지역문화 연구의 동향과 전망좦은 지역적 가치를 보편적 가치로 끌어올리는 초국적 패러다임 구축이야말로, 서구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가속화된 자본의 양극화와 국수적 갈등을 해소하는 유의미한 작업임을, 아시아 영상문화 연구 사례를 통해 주장한다. 중앙 담론에 휘말린 채 지엽적인 로컬리즘(localism)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의 상황을 견주어 보더라도, 김소영의 주장은 지역적 특성이 총체적 문화 스펙트럼을 가능케 하는 당당한 한 축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전방위적 문화활동의 반성적 시작을 추동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높아 보인다.

모오리 요시타카(毛利嘉孝)의 좥지역간 실천 중의 문화 혼종성좦 역시, 고민의 진폭을 음악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혼종(hybrid)’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심리적 공감이 지정학적 경계를 와해시켜 세대간겚물“?유대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이라는 물리적 규정을 뛰어넘는 문화적 활동의 가능성을 연다. 결과적으로 이 두 주제는 접근의 방식만 상이했을 뿐 공히 공동체주의의 실현을 가능케 하는 단초들을 제안하고 전망한다.

반면, 텔레비전 시청 행태의 작동방식을 세대간 생활방식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유추하여, 드라마 시청의 편력을 통해 단절되는 세대간 소통의 어두운 그늘을 엿보려 했던 이영미의 좥젊은 시청자 층의 취향 변화, 추리와 웃음좦은 특집의 일관된 주제의식과 사뭇 다른 거리를 두고 있어 차라리 ‘비평공간’의 꼭지로 편입하는 편이 더 적절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영미의 글은 오히려 계층간의 매체 수용 과정이라는 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현대 사회구조의 단면을 해부해 보려는 비평적 진단에 가깝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