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의 여지가 없다. 거듭된 언론보도로 이미 ‘일본거리’ 조성은 뭇매를 맞고있다. <플랫폼> 3호(5·6월호)에 게재된 김창수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원의 글, 「아우라 없는 장소의 운명」 역시 중구 ‘일본거리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대상과 방법의 잘못된 선택이 역사인식이 부재한 조잡한 외관 치장으로 귀결, 장소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다. 동의할 수밖에 없는 훌륭한 글이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 몇 자 적는다. 김창수 연구원의 글에는 ‘리모델링’, ‘복원’, ‘재생’, ‘재현’, ‘보존’, ‘치장’, ‘장식’, ‘개선’ 등 각종 유사한 표현이 등장한다. 물론 문맥에 따라 적절하게 쓰이고 있지만 그 뜻이 일부 혼용된 경우도 있다. 바로 ‘재현’과 ‘복원’이다. 중구 일본거리는 재현(再現)된 것인가, 복원(復原)된 것인가. 복원에 무게를 둔다면 일본거리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주도면밀하게 원형 그대로 조성되어야 옳다. 하지만 재현에 초점을 맞추면 그것도 낙후된 장소를 일본풍으로 단순 재현했다면 ‘경관개선’의 한 방법으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닐 수도 있다.

 ‘철저한 재현’이 ‘복원’과 같은 맥락이라 이해할 수도 있으나 ‘재현’과 ‘복원’을 구별했더라면 좀더 명확한 의미전달이 되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