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국민족극한마당 행사의 하나인 2007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이 남도의 항구도시 목포에서 지난 7월 26일 개막하여 4일간 개최되었다. 전국민족극한마당은 전통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고 있는 마당극 공연단체들이 주도하여 만든 행사이다. 1988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20회를 맞이하였다. 올해부터는 지역별 특색을 살려 호남권(목포), 중부권(증평), 영남권(성주) 3개 권역에서 나누어 개최되는데, 목포를 터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극단 <갯돌>이 주축이 되어 그 서막을 열었다.

유달산(儒達山)을 병풍삼아 유달예술촌 특설무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웃음 축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해학과 풍자로 대표되는 마당극의 웃음이라는 코드를 축제형식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손재오 예술감독이 밝힌 기획의도다. 한국인의 고유 정서인 ‘겉웃음 속울음’을 축제에 끌어들여 진정한 웃음미학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프로그램은 우수마당극 공식초청작 8편을 비롯해 해외초청작 15편, 마당콘서트, 웃음테마공연, 풍류마당 등 공식행사만 40여 편에 달해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치러졌다. 마당극 공식초청작에는 부산놀이패 ‘일터’의 코믹노동뮤지컬 <팔칠전>과 청주 예술공장 ‘두레’의 <아이고 으이구>, 경기풍물굿패 ‘살판’의 <바람을 타고 나는 새>, 진주큰들문화예술센터 <여의와 황세> 등이 공연되었다. 또한 프랑스, 일본, 미국, 스위스, 브라질, 중국 등의 해외초청공연이 함께 이루어져 기존의 국내마당극 행사가 지니는 한계를 뛰어넘어 국제적 문화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하루 평균 7~8개의 공연이 열렸고, 700여 명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규모의 객석은 친근감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에 호흡을 함께 하려는 남녀노소 관중들로 매회 성황이었다. 객석에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마당극이 그들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의 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띤 새로운 시도는 ‘마당극 아트마켓’이었다. 우수한 작품들을 홍보하여 국내외에 마당극 유통시장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마당극 기획자들과 대화의 장이 열렸고, 전시, 배우와의 만남, 공연상담 등 마당극 시장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시도되었다. 해외공연예술가들이 다수 초청된 것도 마당극의 저변확대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아직 그 성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출발점이 마련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많은 의미가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행사기간이 목포해양문화축제 기간과 맞물리면서 마치 목포해양문화축제의 부대행사 중 하나로 비친 것이었다. 때문에 마당극 공연을 주제로 하나의 독립축제를 지향한다는 의미가 다소 위축되는 듯 했다. 관객이 원하는 공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세부정보를 제공하는 면에서도 부족함이 있었다. 또한 독립된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연 관람 외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남았다.
울다가 웃다가, 관객의 웃음보와 눈물샘을 자극하며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리는 한국형 공연예술축제는 그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당극의 축제화, 마당극 마케팅이라는 두 가지 새로운 목표를 향해 펼쳐졌던 2007 목포전국우수마당극제전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한국의 공연문화예술이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