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만 나오면 할 얘기가 많다. J.K.롤링이 이야기를 완성해 낼 때마다 영국 출판사 블룸즈베리의 주가가 7%나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보도와 대형서점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 ‘해리 포터’를 위한 촛불행진, 세계 곳곳의 온갖 파티 등 지구촌의 들썩임은 올해 완결편이 발간되면서 그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와 미국 야생보호연합은 미국의 스콜래스틱(scholastic)판이 아닌 캐나다 레인코스트(rain coast)판 『해리 포터』를 사달라고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레인코스트가 100% 재생용지를 사용한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해리 포터’열풍과 상상력의 빈곤」의 필자 성은애씨가 원서에 비해 비싼 번역본을 두고 지적한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하는 바이다. 전례 없는 인기와 천문학적 판매수치를 기록한 만큼이나 성은애씨와 같은 혹평에서부터 표절시비, 종교계의 이단 찬미론까지 『해리 포터』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복합적이다. 그러나 이런 인기는 이 작품이 독자의 감수성과 요구에 남다르게 부응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해리 포터>의 경우도 영상물이 지니는 한계, 즉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것 이외의 상상력이 제한된다는 것은 비단 『해리 포터』뿐만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동문학으로서 아동들의 세계를 보다 더 판타스틱하게 열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교사는 물론, 아이들보다 먼저 『해리 포터』를 읽어치운 엄마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듯 우리는 그 책 속에서 해리 포터라는 마법소년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통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책 속에서 해리 포터가 되어볼 수도 있다.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해리 포터』는 시대적 의의를 지닌다. 그 안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무엇인가가 더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