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시(靑島市) 창저우루(常州路) 25번지에 위치해 있는 독일감옥박물관의 전신은 칭다오감옥(靑島監獄)으로, 독일이 칭다오를 점령하던 시기에 건축한 것이다. 일본이 두 차례에 걸쳐 칭다오를 점령했을 때, 이 감옥은 각각 육군구치소(1914~1922)와 해군구치소(1938~1945)가 되었다. 그리고 중국이 칭다오의 주권을 회복한 이후로는, 칭다오지방검찰청(지방법원)의 구치소로 바뀌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한 후에는, 칭다오시 인민법원 구치소에 이어 칭다오시 경찰국 구치소가 된 바 있다. 1995년에 와서 더 이상 구치소로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이 감옥 건물은 몇 년 동안 방치되어 왔다. 2005년 연말, 칭다오감옥의 옛 유적지에 칭다오감옥박물관을 건설하자는 계획이 세워졌다. 그리고 2007년 4월 29일, 박물관이 건축되고 개방되었다.

칭다오감옥 유적지는 독일과 일본의 중국 침략의 역사적 증거물이며, 동시에 근대도시 칭다오를 대변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1891년 6월 14일 북양대신(北洋大臣) 겸 직예총독(直隸總督) 리 홍장(李鴻章, 1823~1901)과 산동순무(山東巡撫) 장 야오(張曜, ?~1891)가 쟈오저우만(膠州灣)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방어시설을 두자고 주청한 것을 청(淸) 정부가 비준하면서 칭다오 도시 건설이 시작되었다. 1892년 청 정부가 덩저우(登州) 진(鎭)의 총병(總兵)명ㆍ청시대 지방벼슬 이름 장 까오위앤(章高元, 1829-1899)을 파견하여 쟈오저우만에 총병아문(總兵衙門), 포대, 병영 및 잔교 등의 군사시설물을 건설하기 시작하면서, 칭다오는 해안가의 작은 도시로 점점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쟈오아오(膠澳, 즉 칭다오)는 당시에는 단지 북양(北洋)의 해양방어체계에 속해 있던 군사적 방어 요새의 하나에 불과했을 뿐 행정구역은 아니었다. 따라서 행정권이나 사법권도 없었고 감옥이나 구치소와 같은 사법기구들도 없었다.

1897년 11월 14일 독일은 ‘쟈오저우만사건(膠州灣事件)’(1)을 일으키고 쟈오저우만을 침략하여 점령하였다. 1898년 3월 6일 독일은 청 정부를 핍박하여 ‘중국과 독일 간의 쟈오아오 조차지에 관한 조약(中德膠澳借界條約)’(2)을 체결하고는, 칭다오에 쟈오아오총독부를 설립하여 행정권과 사법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일 해군부 직속의 쟈오아오군사법원과 독일 최고법원 직속의 조차지제국법원(帝國法院)후에 제국고등법원도 증설했는데, 이에 따라 쟈오아오는 이심제(二審制)의 사법권을 지닌 유일한 독일의 식민지가 되었다을 설립하였고 완비된 식민지 법규와 헌장들을 제정하였다. 조차지(租借地) 안의 중국 민족을 억압하기 위해, 총독부는 칭다오의 치엔하이(前海) 해변가에 중국죄수들을 수감하는 임시 감옥을 만들어, 이를 중국인감옥이라 부르기도 했다. 동시에 독일의 임시 쟈오아오총독부(3)는 서쪽 해안에 전적으로 비중국 국적의 죄수들만을 수감하는 감옥도 지었는데, 이것이 속칭 독일인감옥 혹은 서양인감옥이다. 1903년 10월, 독일의 식민지 당국은 중국 범죄자들을 수감하던 감옥을 리춘(李村)으로 옮겼으며, 이를 칭다오 리춘감옥이라 불렀다. 그리고 칭다오 시내 안에 있는 감옥은 계속해서 칭다오감옥이라 불렀다.

칭다오감옥은 처음에는 층집식 모양으로 이루어진 감옥 한 동뿐이었다. 이 감옥에는 감방과 사무실을 합해 24개의 방이 있었고, 기숙사, 마구간, 욕실, 취사장 등 20여 개의 방이 있었다. 이 건물의 설계는 풍격이 독특하여, 해변가(남쪽)에서 보면 3층짜리 건물로 보이지만 북쪽에서 볼 때는 2층짜리 건물로 보인다. 그밖에도 지하실과 다락방도 있었다. 이 감옥에는 동서 양쪽으로 큰 대문이 있는데, 동쪽의 대문은 1, 2, 3층의 감방 및 지하실과 연결된다. 반면에 서쪽의 대문은 탑 모양을 이루는 층계로 되어 있는데, 지하실 및 2층 사무실, 각 감방과 다락방과 연결되고 있으며 동시에 병사들을 호출하는 감옥의 초소이기도 하였다. 탑 꼭대기에 올라보면, 치엔하이, 샤오칭다오(小靑島)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칭다오감옥은 독일 식민지 당국이 칭다오에서 건설한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이다. 건축재는 독일 현지에서 구해왔고 담벽은 조그마한 석돌들을 쌓아 만들었다. 건물 자체는 주로 붉은 벽돌로 만들어졌고 지붕은 붉은 기와로 덮었다. 풍격(風格)이 간결하고 명쾌하게 지어진 이 건물은 독일 식민주의자들이 칭다오에 남긴 상징적 건축물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칭다오감옥은 제국주의가 중국 영토에서 건축하여 활용했던 최초의 식민주의 전제 정권의 도구의 하나이며, 현존하는 최초의 식민지 감옥이기도 하다. 그 건축 시기와 이용 시기 모두에 있어 유명한 뤼순(旅順)의 르어감옥(日俄監獄)(4)과 상하이(上海)의 티란챠오(提藍橋)감옥(5)보다 앞선다.

독일에 이어 칭다오를 점령한(1914) 일본은 무법적인 점령을 실시하기 위해 일본칭다오수비군사령부를 설치하였다. 또 잔혹한 ‘군정(軍政)’을 시행하기 위해, 민정서(民正署), 헌병대, 법원 및 다양한 군사기구들을 설치하였다. 칭다오감옥 역시 일본군의 소유가 되었고 명칭도 ‘일본칭다오수비군구치소’로 바뀌었지만, 습관적으로 여전히 칭다오감옥이라 불렀다. 일본이 제1차로 칭다오를 침략하여 점령했던 8년 동안(1914-1922)은 일본 수비군 사령부는 칭다오감옥에 아무런 확대나 개조를 가하지 않았으며, 기본적으로는 독일이 점령했던 시기의 규모와 범위를 유지했다.

1922년 12월 10일 중국정부는 칭다오의 주권을 되찾은 후 쟈오아오개항도시감독사무소를 세웠다. 동시에 일본이 칭다오에 설치했던 사법기구들을 접수하여, 칭다오지방검찰청과 지방재판소를 설립했다. 또한 같은 날 오후 일본이 설립했던 구치소 역시 접수하였다. 12월 11일 산둥(山東)고등검찰청은 훈령을 내려 칭다오지방검찰청구치소를 세우게 했다. 이때부터 칭다오감옥은 칭다오지방검찰청구치소로 개명되었다. 1923년 쟈오아오감독사무소는 거리, 산, 섬 등에 붙여진 일본식 명칭을 폐지할 것을 선포하고 일괄적으로 중국어를 사용하여 명명하였다. 원래 칭다오감옥은 창저우로(常州路) 25번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칭다오검찰청창저우로(常州路)구치소 혹은 창저우로감옥이라 불렀다.

1929년 4월 15일 난징(南京) 국민정부가 칭다오를 접수하여 관리하던 시기, 이 구치소는 칭다오지방법원에 귀속되었고, 명칭 역시 칭다오지방법원구치소로 바뀌었다. 1924년부터 1935년까지 칭다오구치소는 여러 차례 확장 공사를 벌여, 그 점유 면적이 독일과 일본이 점령하던 시기의 두 배로 확대되었다. 또한 감옥의 동쪽에 2층짜리 감방 4동, 감옥공장 1동과 사무실, 구치소 등을 지었으며 사방으로 높은 담장을 둘러쳤고, 큰 마당 안에는 여러 개의 작은 마당을 만들었다. 이리하여 5동의 감옥과 사무실, 간수실, 감옥 공장, 직원 기숙사 등 여러 동의 건물을 갖춘 규모가 비교적 큰 감옥을 이루게 되었다. 또한 중국 유가(儒家)에서 받드는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따서 5동의 감방의 이름을 각각 런즈동(仁字棟), 이즈동(義字棟), 리즈동(禮字棟), 신즈동(信字棟, 여죄수 감옥)으로 명명했다.
1937년 7월, 일본은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침략전쟁을 개시하였다. 1938년 1월 일본은 재차 칭다오를 점령하였고, 칭다오구치소를 일본 해군의 구치소로 삼았다. 일본군은 원래의 독일감옥 지하실에 수옥(水獄)과 고문실을 설치하여 항일(抗日)운동에 가담한 중국 군인과 민중들을 구금하고 학대하였으며 수많은 중국인들을 살해했다. 1939년 1월 칭다오괴뢰특별시청이 세워진 후, 일본 해군은 구치소 내에 있던 작은 감방 3곳을 칭다오괴뢰지방법원에 이관했지만 이름은 여전히 칭다오지방법원구치소로 불렀다. 그러나 ‘런즈동’과 ‘이즈동’은 여전히 칭다오에 주둔해 있던 일본 해군의 구치소로 사용되었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하자 국민당(國民黨)이 칭다오를 접수하였고, 칭다오지방법원구치소도 복원되었다. 그곳에 수감되어 있던 죄수들 중에는 일반 죄수들도 있었지만, 공산당 인사와 진보적 인사들도 있었다. 일본의 전범자들과 매국노들이 구치소에 구금되어 재판을 받기도 하였다.

1949년 6월 2일 칭다오가 해방된 후, 구치소는 칭다오시(靑島市)인민법원구치소로 바뀌었다. 1955년에는 칭다오시 경찰국에 분할 귀속되었고, 칭다오시경찰국구치소로 그 명칭도 변경되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에는 구치소의 서남쪽에 있던 개인 주택(창저우루 23번지)을 구치소의 사무실로 귀속시킴으로써, 오늘날의 규모를 형성하게 되었다. 구치소는 ‘문화대혁명(1966~1976)’ 시기를 전후로 대규모의 보수 및 확장 공사를 진행하였으며, 직원 기숙사, 취사실, 사무실 등을 건축하였다.

구치소가 옮겨간 후, 칭다오감옥 유적의 운명은 칭다오 시민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칭다오감옥 유적의 역사문물로서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관련 부처는 1995년 칭다오감옥 유적지를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넘겨버렸고, 이 업자는 건물을 허물고 부순 다음 상가 건물을 지음으로서 감옥의 원래 시설들을 참혹하게 파괴하였다. 이와 같은 행위는 시민들과 전문가 및 칭다오 도시계획 부처의 심각한 우려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칭다오 인민대표대회(人民代表大會) 역시 감옥 유적지를 보호하자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1999년 칭다오 인민대표대회의 건의에 따라, 칭다오 시정부가 출자하여 감옥 유적지를 다시 회수하였다. 그러나 감옥의 역사적 연혁, 건축제도의 변화, 기능 시설들의 배치, 여러 건축물들이 형성된 시기 등에 관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어, 이 감옥을 어떻게 보호하고 개발할 것인지에 관해 명확한 의견을 형성하지 못했다.

2000年에 필자가 칭다오시 도시계획국의 위탁을 받아, ‘칭다오감옥의 역사적 연혁 조사 연구 및 보호 이용에 관한 의견’이라는 과제를 담당하게 되었다. 근 1년에 걸친 조사와 연구를 거쳐, 마침내 칭다오감옥 100년간의 역사적 연혁과 건축 제도의 변화의 주요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수십 동에 달하는 건물들의 기능과 배치, 건축시기, 내부시설 등에 관해 명료하게 알게 되었다. 이러한 기초 위에, 칭다오감옥 박물관을 건설하자는 의견 및 계획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2003년 칭다오 시정부는 감옥 유적지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개발을 결정했으며, 칭다오시 사회종합치안사무실이 그 임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2004년 연말에 감옥 유적지 건설부처가 정식으로 설립되었고, 필자는 칭다오감옥 유적지 박물관 총 건설계획 및 칭다오 근대사법을 전시하는 대강(大綱)의 제정, 그리고 역사적 문물에 관한 자료 수집과 연구 등의 임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아울러 다른 세 명의 전문가와 지도자들이 고문을 맡았다.

감옥 유적지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함의, 문화재로서의 가치, 관광지로서의 개발 가치 등에 대해 서로 간의 이해가 달라,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필자는 칭다오감옥이 지닌 특수한 역사적 지위, 풍부한 문화적 함의, 중서(中西) 양식이 결합된 건축 특색, 곡절 많고 복잡했던 식민지 감옥으로서의 이력 등에 근거하여, 먼저 백 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근대 감옥이자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중국 근대 식민지감옥으로서 그것의 위상을 확정하였다. 그리고 서로 다른 시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원래의 기능과 배치를 고려하여 내부 시설들을 복원하고 그 문화적 함의를 발굴함으로써, 백년감옥으로서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분위기를 보전하고자 했다. 즉, 감옥의 역사적 장면을 전시하는 곳에는 각 시기에서 가장 전형적 의의를 갖는 사건과 인물 등을 뽑아 그 감옥의 역사적 배경과 배합시킴으로써 생동감과 진실성을 드러내었다. 독일과 일본의 식민지 감옥으로서의 특색을 부각시키기 위해, 독일이 유럽국적의 죄수들을 수감한 장면을 재현하고 일본이 중국 인민을 학살하기 위해 지하에 설치한 수옥(水獄)을 전시하였다. 칭다오 근대사법에 관한 전시장에는 근대 사법제도의 특색과 의의 및 전승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동시에 독일과 일본 식민주의의 사법적 침략 및 중국 인민에 대한 잔혹한 박해 등의 내용을 폭로함으로써 ‘과거로 미래의 교훈으로 삼는’ 경각심을 일깨우도록 했다.

이와 같은 박물관의 건설 이념과 컨텐츠들은 진지한 토론과 논증의 과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었다. 진실되고 전면적인 역사자료들을 얻기 위해, 박물관 건설부처의 여러 동료들이 전국의 대도시들을 두루 편력하였고, 아울러 멀리로는 독일과 일본까지 가서 역사자료를 수집해 왔다. 이는 감옥박물관 건설을 위한 견실한 기초가 되었다. 감옥의 역사적 장면을 전시하는 데에는, 현존하는 역사적 문물 자료에 근거하되 최신의 진열기술을 채용하여 서로 다른 시기의 16개 장면을 진열하고 복원하였다. 예를 들면 독일의 경찰 간수실 및 독일 사병의 복역 장면, 일본이 설치한 수옥, 칭다오의 초기 혁명열사 리 웨이농(李慰農, 1895-1925)과 후 신즈(胡信之,1890-1925)(7) 그리고 좌익작가 수 췬(舒群, 1913-1989)의 감방 내 집필장면 등이 그 예이다. 아쉬운 것은 필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부 역사적 건축물을 철거함으로써, 기능상의 결실을 초래하고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칭다오감옥유적지박물관의 계획 이념과 설계, 진열 내용들, 전시기술 및 풍부한 문물자료는 현재 중국 내에서도 선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식민지감옥이라는 문화적 특색은 중국의 여러 박물관 중에서도 칭다오감옥만의 독자적 성격을 지닌, 한층 찬란한 보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