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구독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지방문화통신에 유독 배다리에 관한 글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만큼 인천에서 배다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활동공간을 배다리로 옮기면서까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배다리 지역의 경제적 상업적 발전 없는 문화운동은 자칫 이벤트성 행사로 끝날 수밖에 없다. 또한, 헌책방이 사라지는 것은 배다리뿐만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발생하는 문제이다. 한 예로 1990년대 초까지 제물포역 뒤편에 즐비해 있던 헌책방 역시 인터넷의 발전, 헌책보다 새 책을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로움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멸된 것이지, 그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없앴다고 볼 수 없다. 배다리의 헌책방 거리를 지켜내는 것은 헌책을 찾는 수요가 있어야 해결될 일이지 개발에 밀려 사라진다는 논리는 앞뒤가 안 맞는다. 다만, 특색 있는 몇 개의 헌책방을 중심으로 그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문화적, 예술적, 전통적 가치를 지키고 보전하는 것은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하지만 그 가치만을 위해 경제적인 측면을 소외하면서 지킬 수는 없을 것이다. 무수한 개발 논리에 밀려 배다리가 망쳐지는 걸 원하지는 않지만, 개발은 무조건 나쁘다는 논리는 오히려 배다리를 더 고립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배다리가 살아나려면 그곳의 경제가 살아나야한다. 다만 경제를 우선해서 문화를 지켜가야 할지, 문화를 중심으로 경제를 살려야하는지는 인천사람들의 대립이 아닌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