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래 140여 년 동안 근대문학자료의 보존은 매우 미흡했다. 칸토오대지진(東大震災, 1923)과 그 뒤의 발매금지·압수, 전쟁으로 인한 피난, 전화(戰火) 등으로 자료는 점차 흩어져갔다. 이들 자료를 수집·보존하여 이후 일본 문화발전에 유용하게 쓰자는 작가, 연구자들의 호소를 계기로 문학박물관 건립의지가 급속히 높아졌다. 문단·학계·언론계 모두의 찬성으로 1962년 5월 근대문학관설립준비회가 결성되고, 1963년 4월 ‘재단법인　일본근대문학관’이 정식으로 발족했다. 각계의 협력으로 막대한 자금을 원조받아 건설공사에 착수하여, 1967년 4월 일본 최초 근대문학종합자료관으로서 지금의 도쿄도(東京都) 메구로구(目黑區)에 일본근대문학관(日本近代文學館)이 개관했다. 그 후 문단, 학계 관계자의 봉사와 출판사·신문사 등 각 방면의 든든한 협력으로 지금껏 유지·운영되고 있다.

  문학관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설은 도서관의 한 구석을 차지하는 작은 문고를 포함해 일본 전국에 500곳 이상이 있다. 일본근대문학관이 중심이 되어 상호협력과 정보교환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문학관협의회는 현재 90개의 문학관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최근 25년 사이에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세운 공립문학관이다. 이른바 시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시설로, 시민서비스를 위한 전시와 각종 이벤트에 역점을 둔다. 다만 건물과 전시의 시각적인 면이 우선시되어 자료를 구비하기 위한 예산이 충분하지 못하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여유롭지 않아 해마다 운영비가 삭감되고 있다. 일본근대문학관의 운영주체는 작가이다. 국가의 간섭을 꺼려 국가자금에 기대지 않고, 오늘날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단법인인 일본근대문학관은 자산의 이자로 운영된다. 한때 출판사업으로 자산이 증대하기도 했지만, 그 뒤 장기간의 저금리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근대문학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자료의 수집, 정리, 보존 및 공개이다. 메이지 이후의 근, 현대문학 관련자료와 그 관련분야가 주요 수집대상으로, 도서, 잡지, 신문 외에도 특별자료로 분리되는 원고, 서간, 필묵, 일기, 공책, 유품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그 수가 125만 점에 이른다. 대부분 저자 또는 그 유족, 출판사 등에서 기증(일부는 기탁)한 것이다. 자료구입예산은 그리 많지 않다. 구입비가 넉넉하다면 더 좋겠지만, 구하고자 하는 귀중한 자료가 늘 고서시장에 나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자료는 작가의 유족과 관계자가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인보관이 한계에 이를 때, 자료를 분산시키지 않고 보관해 줄 공적기관에 기증을 고려하게 된다. 이 때 기증자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기증처의 시설, 설비와 사람이다. 보존환경이 완비되어 있고 수장고가 있으며 자료를 다루는 학예사가 그 작가와 자료의 가치를 숙지하고 있다면, 기증자는 안심하고 자료를 맡긴다. 귀중한 자료의 대부분은 이렇게 수집되어 왔다.

  일본근대문학관이 생기기 전에는 ‘문학관’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시설이었기 때문에 유사한 시설인 기존의 도서관과 박물관을 참고했다. 일본근대문학관의 설립준비단계에서 가칭으로 ‘일본근대문학도서관’이라고 했던 적도 있었다. 도서관과 박물관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도서관학과 박물관학이라는 학문의 대상이기도 하다. 문학관은 한 마디로 도서관에서 자료정리의 지혜를 빌리고 박물관에서 전시의 지혜를 빌렸다고 할까. 그러나 자료정리는 문학전문자료관의 성격상 일본근대문학관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도서정리는 도서관처럼 내용이 아니라 작가별로 분류한다. 모리 오오가이(森鷗外, 1862~1922)처럼 의사이기도 한 작가의 저서는 그 내용에 관계없이 문학서든, 의학서든 오오가이라는 분류명 아래 모아진다. 또 나쓰메 소오세키(夏目漱石, 1867~1916)처럼 직접 저서를 장정(裝幀)한 작가도 많은데, 일반도서관에서는 제외되는 그런 작가들의 책 상자, 광고용 띠지, 표지도 글과 마찬가지로 문학자료로서 원형 그대로 보존한다.
  일본근대문학관은 자료보존을 최우선으로 한다. 폴리프로필렌 도서커버, 원고·서간 홀더, 중성지보존상자 등을 자료의 종류와 형태에 맞게 적절히 사용한다. 그리고 서고 및 수장고의 환경도 공조설비에어컨 등 공기조절설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늘 직원이 살펴보면서 만전을 기한다. 잡지는 80% 이상 열람에 이용된다. 거듭 이용되면서 손상되기 때문에 마이크로피시(microfiche)서적이나 문서·도면 등의 축소복사·수록에 사용되는 마이크로필름, DVD 등 대체자료를 제작하고 원본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이다. 자료공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늘 일반에게 공개한다. 또 자료조회·검색서비스, 자료복사서비스, 사진제공서비스도 하고 있다. 잡지의 경우,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홈페이지와 NACSIS(일본 대학도서관 등의 종합목록 데이터베이스)로 모두 검색할 수 있다. 사진도 저작권 문제가 없는 경우 홈페이지에서 사용신청을 할 수 있어, 주로 출판사에서 이용하고 있다. 통신수단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자료의 디지털화, 인터넷 공개의 필요성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다. 다른 기관과 제휴하여 수행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재정상황을 극복하고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가 커다란 과제이다.

  이밖에 각종 문학행사들도 개최되고 있다. 일본근대문학관 안팎으로 자료공개와 문학보급활동을 겸하여 여러 차례 문학전을 개최했다. 저명한 작가뿐만 아니라 재평가받을 수 있는 마이너 작가에게도 관심을 갖고, 새로 발견된 자료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 소장자료 중 일부를 충실하게 구성하여 희망하는 지역문학관에 대출하는 기획전람회도 순차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강좌, 강연회는, 관외 대규모홀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문학교실>과 관내에서 열리는 문학자 자작낭독회인 <소리 라이브러리>가 있다. 이런 행사는 녹화하여 AV자료오디오, 비디오자료로 남긴다. 또 원고, 서간 등을 텍스트로 하는 강좌 <작가의 육성을 듣는다(文者を肉筆で讀む)>는 자료 공개와 교육을 겸한다.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관연습>은 문학전문학예사 양성강좌이다. 그밖에도 수시로 강좌·강연회를 문학관 안팎에서 개최하고 있다.
  또한 희귀한 잡지와 명작의 초판본 복각, 미발표자료 공개를 목적으로 하는 자료집(資料叢書)과 키요오(紀要)대학 등 교육시설 또는 각종 연구소, 박물관 등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학술잡지의 편집간행 등 주로 학교·도서관·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자료도 간행한다.

  해마다 증가하는 자료의 수장능력이 한계에 다다라, 2007년 9월 치바현(千葉) 나리타시(成田市)에 분관을 개관했다. 구조는 철근콘크리트지만, 본관의 경험을 살려 선반을 높이 설치하고,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고 위(천정과 지붕 사이)에 공기층을 두는 등 자료의 수장환경 확보를 고려해 건물을 설계했다. 이러한 일본근대문학관의 노력은 앞으로 다른 문학관의 건설에도 기여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번역 金樂起 인천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