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소개로 <플랫폼>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특집 및 여러 비평 글을 훑어보니 좁은 시야를 넓혀주고 현 시점에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새롭게 조망해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아시아 일대의 사회적 쟁점들이나 독특한 문화현상들에 대해 고작 뉴스를 통해 습득한 짧은 지식을 지니고 있었던 터라 읽기 쉬운 것만 찾다 보니 「문화적 돌연변이」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소설가 김영하는 ‘한류’라는 이미 익숙해진 메타포를 문화에도 적용하기에는 부당하다는 이견을 내보이며 ‘문화적 돌연변이 모델’을 주장한다. 문화적 돌연변이를 수용한다고 했을 때 한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잘 쓰고 번역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국적인 문화가 뒤섞인 문화적 혼종을 통해 일종의 괴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한다.
한국적인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류’라는 흐름은, 정체성을 찾기 힘들지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이국적 문화들이 이뤄나갈 수도 있고 또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올 수도 있겠다.
 문화적 돌연변이든 순수한 한국문화에서 나왔든 한류가 일시적인 문화전파로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서든 새로운 문화적 흐름으로 아시아 문화사에 남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