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이 일본문학이어서일까. 나는 일본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다. 일본문학에 대해 공부하는 중 ‘재일디아스포라’를 알게 되었다.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이산(離散) 유대인’이란 뜻이다. 즉 ‘재일디아스포라’는 재일조선인을 뜻한다. 그들은 주로 19세기 말, 20세기 초 조선이 식민통치를 받을 때 더 나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혹은 다른 이유로 인해 자의, 타의로 일본에 건너간 사람들이다.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그들이, 일본에서 한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은 아마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핍박과 차별을 견디며 100년을 살아오면서, 차별에 위축되지 않고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만든 잡지 〈이어〉 소식은 반가웠다. 〈플랫폼〉에 실린 잡지 〈이어〉 소식을 통해 재일조선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었다.

  점점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재일조선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한국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본사회에 적응하여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간직한 한반도의 뜨거운 피는 바꿀 수 없음을 나는 굳게 믿고 있다. 나는 비록 그들이 이곳에 돌아와서 살 수는 없더라도 이들과 한국사회의 불편한 ‘만남’을 계속 이어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그 불편한 ‘만남’의 중심에 〈이어〉 같은 좋은 매체가 있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