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애독자로서 기획연재 ‘동아시아 장소의 시간을 찾아’라는 코너는 매우 반갑다. 아시아문화비평지답다고 할까. 첫번째 기획연재 글인 하타노 세쓰코의 「니아가타항과 ‘우라니혼’」는 니이가타 사람들이 왜 우라니혼 의식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사실 니이가타라는 지역명을 이 글에서 처음 보았다. 우라니혼 의식도 마찬가지다. 서양 콤플렉스의 일본판이라 할 수 있는 우라니혼 의식이 결국 1930년대 대륙 진출의 열망을 강하게 했다는 설명은 신선했다. 왜냐하면 일본의 제국주의 하면 일본인이라는 하나의 집단이 떠오르지 그 집단 내부의 차이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일본인이라 하더라도 그 제국주의 욕망의 배경에 저마다 사연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니이가타는 현재 중소 항구도시이지만 그것이 오늘날 항구도시로 있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 속에서 많은 일을 겪었다. 그 경험들이 또한 니이가타 혹은 일본이라고 하는 영역에만 묶여있지 않고, 아시아 나아가 서양까지 관련되어 있다. 니이가타가 일본의 도시일 뿐 아니라 ‘동아시아 장소’라고 말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두번째 ‘동아시아 장소의 시간’은 어디일까. <플랫폼> 10호가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