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지하철역을 내리면, 지하철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거는 이주노동자들을 자주 본다. 그들이 정확히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른다. 그저 약간 검은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로 봐서 동남아시아에서 왔나보다 하고 생각한다. 이미 TV를 통해서 그들이 왜 한국에 오는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 등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가서 다시 어디론가 떠나려 한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세기의 「재이주를 꿈꾸는 필리핀 귀환 이주노동자들」이란 글은 필리핀으로 귀환한 이주노동자들이 다시 어디론가 떠나려 하는 것에 대해 썼다. 한국에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었지만, 그다지 큰 이득은 얻지 못하고, 오히려 이혼까지 하게 되는 상황. 게다가 일자리가 없는 조국. 이주를 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은 조국을 떠나려한단다. 이세기의 글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부분이 있다. “코리안 드림이 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세계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욕망이 이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이주의 삶을 강요한다.” 반드시 자국에서 살 필요는 없지만 살고 싶지 않은 것과 살 수 없어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주노동자의 이동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주를 해서 보다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