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제너레이션(beat generation),1 베트남 전쟁, 존 F. 케네디, 싸이키델릭아트(psychedelic art), 포크(folk), 컨트리(country), 블루스(blues), 가스펠(gospel), 앤디 워홀(Andy Warhol), 비틀즈(The Beatles), 밥 딜런(Bob Dylan)의 친구들과 1962년부터 1982년까지 10여 장의 중요 앨범들.
영화 <아임 낫 데어>포스터
이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지 않으면 도무지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아임 낫 데어I’m not there〉는 밥 딜런 팬들을 위한 영화이고 밥 딜런의 음악세계에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유명 배우의 연기력 정도 밖에는 접근을 허용치 않는다. 6명의 배우를 통해서 7개의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그 캐릭터들은 밥 딜런이 맞지만 구체적 사실들과 허구들을 뒤섞어 놓음으로써 팬들의 상식도 소용이 없게 만들어 놓았다. 언제나 신비주의로 일관한 밥 딜런은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의 노랫말에 대해 모호하게 설명해왔고 사실 가사 자체도 모호했다. 감독인 토드 헤인즈(Todd Haynes)는 사실과 허구를 교차시키고 시간적 배치를 뒤섞어 밥 딜런의 전기를 알고 있다고 해도 쉽게 풀 수 없는 수수께끼를 만들어 냈다. 게다가 밥 딜런의 노랫말을 수시로 인용해 영화의 대사로 사용함으로써 이 영화에의 ‘합리적인’ 모호성을 더했다.
밥 딜런의 신비주의는 너무나 심했다. 심지어 최고의 전성기인 1963년부터 1974년까지 〈하이웨이Highway 61〉, 〈블론드 온 블론드Blonde On Blonde〉, 〈블론드 온 더 트랙스Blood On The Tracks〉 등 가장 유명하고 위대한 앨범을 발표했던 시기를 자서전에서 아예 제외해버릴 정도다. 자신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스스로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팬들은 이런 저런 다큐멘터리에서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서만 짐작을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반가운 듯하다.
한편으로는 그런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구성된 것이 밥 딜런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사람과 사회와 문화에 대한 다양하고 깊은 감정과 생각들을 구체적인 단어로 표현하는 것, 그 단어들이 리듬과 코드를 타고 음악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것을 명쾌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구성한다면 그건 아마도 밥 딜런의 세계를 나타내는 데는 부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다.
영화 <아임낫데어>의 한 장면
몇 년 전 인기를 얻었던 전기영화인 〈레이Ray〉(2004)나 〈앙코르I Walk The Line〉(2005)는 여자와 마약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드라마적 틀로 완성되었다. 음악 팬으로서 조금은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로 인해 대중의 호응을 더 얻었던 것은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그 가수들을 잘 모르는 우리에게는 말이다. 토드 헤인즈는 음악과 사회, 문화에 초점을 두고 상징적인 캐릭터와 사건들을 독특하게 연결하여 예술성을 더한 반면 대중으로부터는 그만큼 멀리 벗어났다.
밥 딜런의 노래는 언제나 호소력이 강했고 포크나 블루스, 컨트리, 가스펠 등 미국 전통음악들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들을 잘 이해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었다. 다른 1940년대 초반 태생의 위대한 가수들처럼 그는 로큰롤(rock’n’roll) 이전에 전통음악을 먼저 배웠고 그것으로부터 모든 것을 만들어냈다. 한 가지 의문은 왜, 딜런의 아내였던 사라(Sarah)는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1965년에 결혼해서 4명의 아이를 두고 1974년에 헤어졌는데 〈아임 낫 데어〉에서는 밥 딜런의 애인이었던 수지(Suze)의 이미지가 그대로 아내로 이어졌다. 이 영화에서는 밥 딜런의 외도가 이혼의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을 히스 레져(Heath Andrew Ledger, 1979~2008)의 연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출하고 있지만 사라의 이야기는 사실 다큐멘터리인 〈노 디렉션 홈No direction home〉이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g in the wind』에도 없다. 그 정도로 밥 딜런은 그의 아내와 2세들의 사생활을 밝히는 것을 꺼려했던 것인가. “사생활을 팔 수는 있지만 그걸 되살 수는 없다” 고 했던 그의 자서전 중 한 문장이 떠오른다.
주)
1패배의 세대라는 뜻, 제2차 세계대전 후 1950년대 중반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중심으로 대두된 보헤미안적인 문학가·예술가들의 그룹을 지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