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열린 인천 젊은 작가 기획프로젝트 <유어인천展>(2011.11.19~2012.1.8)은 앞서 열렸던 두 전시, <인천미술의 초석展>(2009), <인터-뷰展>(2010)과 하나의 몸체를 이루는 기획 전시이다. 한 특정 지역의 현재진행형 미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가능성과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의도하에 전개된 기획의 마무리에 해당된다. 앞선 두 전시 현장을 모두 느꼈던 관람객들이라면, <유어인천>에서 이전 전시와는 약간 다른 무언가를 느꼈을 것이다. 바로 전시의 명칭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노니는 듯한 젊음의 생명이 그것이다. 이러한 차이의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 기준 중에 앞선 두 전시가 과거와 현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전시는 현재와 미래, 그중에서도 미래에 주로 포함되는 작가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앞선 전시들에 비해 젊어진 전시 분위기는 관점에 따라 산만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인천미술을 종합 정리하는 개념의 연례 기획전의 기준이 시대순에 따라 ‘과거의 작가와 작품’을 돌아보고 ‘현재 중요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와 작품’을 지나 ‘앞으로 다양한 활동이 기대되는 작가와 작품’으로 구성 전개된 것은 가장 확실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물의 측면에서 보면 약간은 무미건조함을 전달하는 위험 요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에서는 곳곳에 숨어있는 신선함 덕분에 산만함의 긍정적인 측면인 생명력이 두드러졌다. <유어인천>의 의도와 진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형적인 기획 그룹전을 감상하는 일반적인 잣대는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전시의 전체적인 전개와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고 작가들과 작품들 간의 상호관계 및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어 보는 기존의 이해 과정은 전시 전체의 의도를 이해하기에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전시의 경우 유사한 공간에 가까이 자리한 여러 작품들을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 흐름은 여지없이 불규칙적으로 깨지고 말 것이다. 그러면서 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에 혼란과 산만함을 주어 전체 전시를 이해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유어인천>은 작가 한 명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경향과 흐름을 주변 공간의 다른 작품과 연관시키지 않고 독립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전시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보인다. 인천의 젊은 작가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미술이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유어인천>을 통해 보이는 인천 지역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서는 앞선 세대들과 지역미술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지역성과는 거리가 먼 보다 복합적인 면모가 보인다. 마치 젊음과 다양성이 정비례하듯 보이는 모습에서 그 예술가적 상상력의 바다가 아직은 충분히 깊지 못하다 느껴지지만, 그 가능성의 방대함은 충분히 넓어 보인다.
작가 선정에 있어 눈에 띄는 일부 작가들은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에 적용되기에는 앞선 <인터-뷰>전에 소개된 작가와의 차별성을 느낄 수 없어, 전시의 전반적인 의도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하지만 <유어인천>을 통해 인천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긍정적 미래를 예상해본다. 인천의 젊은 예술가들은 앞으로 인천을 넘어 한국의 각 지역으로, 또한 한국을 넘어 세계 각지에서 어느 순간 어떤 역할을 할지 많은 기대를 하게 한다. <유어인천>을 통해 발굴된 젊은 예술가들의 성장을 인천의 지역적 한계를 넘어 세계 각지에서 직접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