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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계에서의 상의 의미
통권 : 55 / 년월 : 2016년 1,2월 / 조회수 : 1235

대중음악계에서의 상의 의미

 

박준흠

 

 

대중음악의 이해-대중음악은 대중 매체 음악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예술이자 산업

 

한국에서 대중음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대중음악의 본질에 관한 논의조차도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대중음악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아주 간단한 질문에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을 별로 못 본 것 같다. 아마 대중음악의 본질에 관한 논의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하는 부분은 대중성이란 단어를 연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대학에서 진행하는 대중음악의 이해강좌 첫 시간에 대중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또는 대중들이 많이 아는 음악이란 답변을 한다. 사실 적절하지 않은 대답인데도 한국의 경우 TV를 통해서 형성된 아이돌 중심의 대중음악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렇게들 알고 있다. 이 논리에 따르면 한국에서 인디음악같은 경우는 인지도가 낮아서 대중음악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고, 실제로 적지 않은 수가 인디음악을 대중음악 밖에 따로 존재하는 음악 정도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국과 달리 영미권이나 일본 음악시장에서 인디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정도이고, ‘대중들이 많이 아는 음악이기도 하다. 인디음악은 1980년대 이래 탄생한 대중음악의 새로운 제작, 유통 방식일 따름이다. , ‘대중성이란 단어는 각 나라들의 대중음악 환경에 따라서 달리 적용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대중성은 대중음악을 거론할 때 적절하지 않은 비유다. 한국 대중음악 환경에서 대중성이란 TV를 통해서 형성된 인지도와 다를 바가 없고, 이게 대중음악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대중음악계에서의 상의 의미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대중음악의 이해부분을 먼저 거론하는 이유는 대중음악은 대중매체 음악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예술이자 산업이란 개념을 전제로 얘기해야 정확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거론할 대중음악 시상식의 기획 원리와 음악 산업에서 시상식이란 것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개념이다.

 

대중음악을 대중매체 음악(mass media music)’이라고 전제한 이유는, 영화와 함께 대중음악은 실질적으로 20세기에 탄생하고 발전된 대중 매체 기반의 예술 장르란 점이다. 여기서 대중 매체라 함은 영화의 경우 필름, 영사기 등을 의미하고 대중음악의 경우 음반을 의미한다. 그래서 영화의 역사는 필름의 역사와 다르지 않고, 대중음악의 역사는 음반의 역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글 첫 머리에 한국에서 대중음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고 얘기한 것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음반이 1907년에 발매되었기 때문이다.1)

 

대중음악에서 대중 매체는 다시 둘로 나뉠 수 있는데, 저장 매체(음반, MP3 )와 전달 매체(라디오, TV, 인터넷, 모바일 등). 그리고 전달 매체는 저장 매체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결국 대중음악에서의 핵심 매체는 음반이다. 이 부분은 고전음악(서양의 클래식, 한국의 국악 등)과 대중음악을 가르는 기준이기도 하다. 물론 20세기에 들어오면 클래식과 국악 등도 음반으로 녹음을 하기 시작하지만, 그 이전을 생각하면 음반또는 방송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음악을 청취하는 대중음악과 달리 전통음악은 실연자와 일대일로 마주하면서 듣는 라이브 음악형태였다. , 대중음악은 음악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되는 형태이고, ‘음악생산자 - 유통 - 음악소비자라는 체계가 만들어지면서 대량생산과 다양한 산업군 형성이 이뤄진다. 이는 대중음악을 바라볼 때는 예술이자 산업이라는 개념 하의 뮤직비즈니스 관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중음악에서 아티스트, 작품, 창작, 언더그라운드, 인디, 싱어송라이터, 시상식(어워드, 명예의전당 등)과 같은 개념은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작동원리를 갖고 있다고 봐도 과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일례로 대중음악에서 비평은 고전음악에서의 비평 개념과 작동 원리, 진행 방법 모두가 다르다. 대중음악 비평은 음악 생산과 소비의 중간 단계에서 원활한 판매를 위한 가이드 역할을 목적으로 탄생된 것이기 때문에 산업적인 작동 원리를 갖고 있고, ‘음반 소비 가이드역할을 하기 위해서 별평점과 같은 방식도 도입한 것이다. 그리고 대중음악 비평이 갖는 핵심적인 미션은 음악 마니아양산이다. 예술(소비)적인 취향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 음악 소비에 입문케 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음악 소비를 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 이는 담배회사들의 마케팅 방법과 일면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이렇듯 대중음악은 예술, 산업(비즈니스)이라는 맥락 하에 놓여 있기 때문에 대중음악계에서의 상의 의미는 다른 예술 장르와 사뭇 논점이 다를 수도 있다.

 

 

대중음악 시상식-한국에서는 단순 이벤트에 가깝지만 원래 고도의 음악마케팅방법론

 

대중음악 시상식은 크게 어워드방식과 명예의전당방식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방식은 어워드 형태인데, 미국의 그래미 어워드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2) 한국에도 CJ E&M 엠넷의 ‘MAMA’(MNET Asian Music Awards),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 뮤직 어워드’(Melon Music Awards), 일간스포츠가 운영하는 골든디스크그리고 공중파 방송국 3사의 연말 가요시상식 등이 있다.3) 또한 기관에서 운영하지 않는 시상식으로 한국대중음악선정위원회가 운영하는 한국대중음악상등이 있다.

 

언뜻 음악 시상식을 생각하면 이벤트라는 느낌이 강하겠지만, 음악 산업 진흥에서의 방법론이 핵심이다. 앞서 음악비평이 음악 마니아양산에 주력한다고 얘기했는데, 음악 마니아는 신보신인그리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소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음악 시장에서 사업자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다. 이게 게토화된 소비 성향을 지닌 아이돌 팬덤이나 음악 애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음악 마니아를 가르는 기준이다. 그런데다가 음악 마니아 부류는 음악비평에 영향을 받아서 소비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음악비평에서의 총화라고 할 수 있는 음악 시상식의 수상 결과는 더욱 강하게 음악 마니아들의 소비 행태로 이어진다. 만약 한 나라 음악 산업의 건강성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소비, 신인과 신보가 마케팅 되는 환경으로 가늠한다면, 결국 음악 마니아의 숫자가 한 나라 음악 산업의 건강성을 말해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대개 음악 시상식이 이벤트로만 인식되고, 수상 결과가 음악 시장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실 대단히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음악 명예의전당-구보 판매를 독려하는 혁신적인 음악 마케팅방법론

 

대중음악 시상식의 두 번째 방식은 명예의전당형태이다. 앞서 거론한 어워드형태가 주로 연간 단위 시상식이고, 최근 대중음악계 현황을 정리한 것이라면 명예의전당은 보통 활동 경력 20~30년 이상 된 뮤지션들을 헌액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구보’(예전에 발매된 음반) 판매 독려가 핵심이다. 우리는 대개 명예의전당을 리스펙트의 의미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는 반만 맞는 얘기다. 대중음악이 예술이자 산업이란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한다면, 대중음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기획에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숨겨져 있다고 보면 된다.

록큰롤명예의전당

 

미국에서 1984년에 록큰롤 명예의전당 재단이 설립될 때 주요 멤버들은 메이저 음반사들이었다. 알다시피 음반사들은 오랜 동안 영업을 하게 되면 많은 음반 판권들이 쌓이게되는데, 오래된 판권들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개 빛 좋은 개살구. 만약 여기에 판매 동력을 부여하려면 이벤트가 필요한데, 이때 음악비평과 결합한 대중음악 명예의전당은 매우 훌륭한 구보판매 수단이 될 수 있다. 이게 미국 록큰롤 명예의전당 재단을 메이저 음반사들이 돈을 각출해서 만든 이유일 것으로 본다. 사실 록큰롤 명예의전당은 연로한 뮤지션들에게 다시금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배 뮤지션들에게 리스펙트를 보내는 것과 음악 시장을 키우는 역할 둘 다를 만족스럽게 한다. 이런 기획의 원리는 한국의 음악 사업자들이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려서 살펴보면, 국내에는 대중음악 명예의전당이 아직 없다. 그리고 어워드 형태로 가장 규모가 큰 행사는 MAMA인데, 현재 10대 중심 음악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기획이란 점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현재도 10대 중심, 앞으로도 10대 중심이라서 음악시장을 키우는 데 있어 한계가 명백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이상적인 음악 시상식을 기획한다면?-20~50대 음악 애호가들을 다시 음악 시장으로 끌어들이는데 주력해야 함

 

한국 음악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음악 시장의 크기가 작다는 점인데(음반, 음원, 공연 직접 매출 규모가 대략 13천억 원 수준), 이유는 음악소비자들의 수와 소비 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럼 여기서 정책적인 대안은?

음악 소비자들 숫자를 늘리는 문제의 해결책은 20~50대를 다시 음악 시장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이는 너무나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리고 대중음악이 동세대 소비특성을 강하게 가진 점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1960~1990년대 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환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명예의전당사업이 필요하고,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1960~1990년대 음악과 뮤지션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현재 문화적인 소비 트렌드에 접목시킴으로서 음악 애호가들이 예전처럼 다시 음악 소비를 할 수 있는 이유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한국 대중음악 명예의전당 사업의 장점은 음악 산업계를 포함한 국민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행사란 점이다. MAMA와 같은 시상식의 타겟 오디언스가 제한된 연령대의 사람들이라면, 대중음악 명예의전당은 영화계의 대종상, 청룡영화상과 같은 권위를 갖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레드카펫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어떤 점에서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유일하게 레드카펫 행사를 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음악페스티벌은 레드카펫 행사가 어울리지 않고, MAMA와 같은 시상식은 태생적으로 국민적 권위를 갖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아울러 다양한 문화적 셀레브리티의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행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1) 1907년 미 콜롬비아사에서 발매. 관기 최홍매와 사계축 잡가패로 짐작되는 한인오가 녹음한 이 음반에는 시조, 좌창 잡가, 가사, 서도소리 등이 고루 수록되어 있다.

2) 현재 대부분의 영미권 뮤직어워드는 음악이나 음악인들을 위한 시상식이 아니다. 이것은 음반을 위한 시상식이다. 여기서 음반이란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는 모든 음악 포맷(CD, LP, 뮤직비디오 등)을 말한다. 세계 음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은 해마다 거대해진 음악산업에 걸맞은 다양한 뮤직어워드를 실시한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그래미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를 비롯해 잡지 차트에 뿌리를 둔 빌보드 어워드, 뮤직 비디오로 음악산업에 새 가능성을 던져준 MTV 어워드 등이 연중 내내 열리고 있다. 이 시상식들은 1년을 결산하는 음악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는 음반 구매가이드로써, 음반회사에 있어서는 홍보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 현재 공중파나 스포츠연예지 등이 연말에 가요시상식을 개최하고 있지만, 한해 가요계의 흐름을 평가하고 모든 뮤지션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형 시상식은 없는 상태이다. 공중파방송의 연말가요시상식은 각 방송사마다 비슷한 형식으로 치러지고 있고, 모두 최고의 가수를 뽑는 경쟁대회를 표방하고, 주로 자기 방송사의 기여도 높은 가수들에 대한 배려가 높은 편이다. 또한 3개 방송사가 선정하는 가수왕/가요대상은 선정된 가수에 따라 그 결과가 안배/배려되는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스포츠연예지 역시 자사를 홍보하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한국영화계의 대종상처럼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시상제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구도에서 성사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저자 약력
朴浚欽 1966년 서울 생. 사운드네트워크 대표. SOUND연구소장, 대중음악SOUND 발행인, 한국음악산업학회 부회장. 서브(1997~1999), 쌈넷/쌈지사운드페스티벌(2000~2001), 광명음악밸리축제(2005~2006),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2008),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2010), 한국대중음악라이브홀릭(2011) 등을 기획했다. 저서로는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대한인디만세』『축제기획의 실제』『한국 음악창작자의 역사』『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등 여러 권이 있다.
글쓴이 : 박준흠
작성일 : 201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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