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든 문학이든, 작품에 그 시대와 사회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작품을 수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관객과 독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작품이 당대의 사회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정 연령 이상의 사람들에게 <하얀 거탑>은, 무엇보다 엽총자살을 하고 만 타미야 지로오1(田宮二郞)1935~1978의 피에 젖어있다. 그것은 자이젠 고로오(財前五郞) 한국판의 장준혁와 타미야 지로오가 살았던 시대를 상징하며, 한편의 비극은 다른 한편의 비참에 연결되어 있다.

특히 1966년 발표된 영화판 <하얀 거탑>은 타미야의 광기어린 얼굴 표정을 부각한 것이었다. 굵고 진한 눈썹 아래 번뜩이는 눈빛은 독일표현주의 작품들의 주인공과도 닮아 있어 괴기스런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야마자키 토요코(山崎豊子)2 원작의, 장신에 가슴팍이 두툼한   오만한 털북숭이 주인공 자이젠의 이미지는 배우 타미야의 모습에 충실하면서도 색다르게 형상화되어 있다. 이 영화판 <하얀 거탑>은 원작에 충실하려고 애쓴 탓인지 러닝타임이 150분이나 되면서도 스토리가 자꾸 끊어져 극의 전개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관객의 가슴에 강렬하게 남은 것도 ‘자이젠=타미야’의 번뜩이는 모습뿐이다.

주인공 자이젠은 세차고 뜨거운 에너지의 흐름 그 자체다. 개인이 개인이기 위해, 영리한 기계장치를 지닌 야수 자이젠은 자신의 야망을 좇아 기어오르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으로 존재하는 어려움을 거꾸로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권에 휘둘리는 집단주의적 인간관계 속에서 야수는 권력자의 주구로 쓰이지만언젠든 손쉽게 버려질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는 요령을 찾는 것이 자이젠의 야수적 힘과 풍모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집단주의 속에 있으면서도 여유롭고 편안한 관계를 거절당한 자의 모습이다. 괴기스럽게 부각된 ‘자이젠=타미야’는 우리에게 그런 야수를 만들어낸 일본사회의 어둠을 가늠하게 만든다.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영화판 <하얀 거탑>이 ‘자이젠=타미야’를 통해 부각하려 했던 것은, 자신의 존망을 걸고 서로가 서로를 도구적 수단으로 배치하는 당대의 집단주의적 폐쇄공간이다. 여러 인간관계의 뒤틀림이 개인을 기괴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야마자키 토요코의 원작은 이미 진부해졌지만 집단주의의 어둠은 집요하게 존속한다. 교수선발과 의료과실재판 등의 에피소드를 엮어 전개해 나가는 원작 『하얀 거탑』.1965 이 대중오락소설은 대학병원과 의사회, 대학동창회 등 개인의 이해를 철저하게 지배하는 집단주의적 인간관계를 테마로 한다. 그 물상화(物象化)한 관계 속에 개인은 생생히 살아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하나의 환영이다. 교수선발이든 의료과실재판이든 개인이란 언제나 의사결정의 주체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반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병원과 관료, 제약회사 같은 기득권층의 타산과 확장욕은 정년퇴임으로 권력자장의 바깥에 밀려난 아즈마 테이조오(東貞藏)한국판의 이주한의 눈에 특히 명료하게 비친다. “의학 그 자체는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의 인간관계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봉건적인 권력관계를 스스로 구축하며 살아온 그의 말은 허망하지만 절실하다. 변하려야 변할 수 없는 이러한 인간관계는 대학부속병원이라는 특수공간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곳의 권력투쟁은 지나치게 치열하고 음산하지만 이것이 일본사회의 농밀한 축도임에는 틀림없다. 대학병원은 과장된 일본적 집단주의 그 자체다. 그에 대해 아즈마는 “모든 것이 인맥에 의해 움직이고 그것이 실력보다 더 큰 작용을 하는 부조리한 세상”을 느낀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봤자 개인은 어디까지나 집단 속에 매몰되어 있다. 권력투쟁의 자장 속이 아무리 괴롭고 불쾌할지라도, 아즈마 같은 존재는 거기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저 좌초하지 않기 위해 끝없이 투쟁할 뿐이다.

그런 ‘부조리한 세상’이란 개인보다 인간관계가 우선하는 세계이다. 책임소재는 불명확하고 막연하기만 하다. 야마자키의 『하얀 거탑』은 망망대해와 같은 인간관계의 세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세계의 물상화한 관계 속에서 질적 풍부함을 지닌 개인이 수단화되는,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그려낸다. 거기에 시대의 리얼리티가 있다.

『하얀 거탑』이 집필된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커다란 시대적 변혁기였다. 전후 일본은 현실주의 노선에 따라 이상을 실현해왔으나 그 현실이란 너무나도 관료적·봉건적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의 고도경제성장은 그런 숨막히는 폐쇄성을 열어젖히는 또 다른 흐름의 융성, 그 가능성을 약속하는 꿈의 도래였다. 그 꿈속에 있는 자에게 도구적·봉건적 인간관계는 특히나 낡고 뒤틀린 세계로 비친다. 관계로 얽힌 거대한 세계가 하나의 시대적 리얼리티라면, 이것을 돌파해나가려는 새로운 꿈의 흐름 역시 또다른 한편의 시대적 리얼리티였다.

소설 『하얀 거탑』에서 시대의 약동하는 힘을 온몸으로 받아안은 존재가 사토미 슈우지(里見脩二)한국판의 최도영 라는 캐릭터이다. 환자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의사의 윤리와 양심이라 여기고 성실한 임상과 확실한 실험을 근거로 암 박멸에 몸바치는 사토미는, 정확한 진단보다 교수의 권력을 우선시하는 봉건적 권력을 적대시한다. 사토미에게 의학의 진보란 눈앞의 경박한 권력관계 저편에서 열리게 될 그 무엇이었다. 새로운 시대의 숨결이 그 의지를 떠받치고 있었다.

치사토(千里) 뉴타운 높은 곳에 서있는 킨키(近畿)암센터를 바라보니, 4월 중순의 상쾌한 햇살을 받으며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녹음에 덮여 광대하게 펼쳐진 구릉(丘陵)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토미가 부신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동쪽으로 향하자 거기만은 주위의 광경과 달리 녹음에 덮인 구릉이 허물어져 붉은 흙이 드러나 있었다. 열 몇 대의 불도저와 크레인이 종횡으로 움직이며 정지(整地)작업을 하고 있었다. 오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 3 회장 건설의 부지조성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었다. 사토미는 인간의 에너지가 대자연을 향해 작열하는 듯한 거대한 부지조성 현장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그것은 이 킨키암센터에 내장된, 암에 도전하는 엄청난 에너지와의 공통점을 느꼈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상의 인용은 『하얀 거탑』 속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대중오락소설답게 시대의 흐름을 가볍게 취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대의 분위기가 엿보인다. 오오사카만국박람회는 일본 고도경제성장의 이정표이자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향한 약속의 이벤트였다. 그 낙관적 진보의 이데올로기가 사토미의 마음 속에서는 의학의 진보에 대한 염원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사토미 앞에 어떤 억울함과 어려움이 놓여있다 해도 진보를 믿는 시대의 바람이 에너지가 되어 사토미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다. 그것은 진보와 진보 이후를 확실하게 믿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진보주의는 개인의 실력주의와 통하고 그 기풍은 사토미로 하여금 고질적인 일본 집단주의를 적대시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시대의 에너지에 추동된 것은 사토미 한 사람만이 아니다. 오히려 의지만 강할 뿐 세상물정에는 어두웠던 사토미에게 실제로 힘을 준 것은 이 세상 인간관계의 또 다른 측면, 즉 ‘서민’의 존재다. 경제적으로 혜택받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념과 투쟁에 휩쓸리기를 꺼리며 신분에 구애됨 없이 꼿꼿하게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서민 말이다. 그런 서민의 전형적인 모습은 간호부장을 그만 둔 쓰카구치 키미코(塚口君子)한국판의 미라와 그 남편이자 솜씨 좋은 선반공인 쓰카구치 유우키치(塚口雄吉)에 의해 표상된다. 특히 장인기질을 가진 유우키치의 모습은 “자신의 생활을 지키려는 한편, 권력을 등에 업고 말하고 행동하는 인간에 대한 (…) 생리적인 거부감”을 가진 서민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서민이란 어디까지나 세상의 한 측면이고 지역사회라는 집단주의 속에 말없이 살아가는 존재다. 당초 유우키치는 아무리 부탁해도 아내가 법정에 증인으로 서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권력을 등에 업은 자이젠 측 변호사에 대한 반발을 통해, ‘서민’에서 ‘시민’으로 질적인 변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사사키 요오헤이(佐佐木庸平)한국판의 권순일를 죽음에 몰아넣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유우키치로 하여금 법적 권리주체로서의 의식을 일깨워, 오히려 키미코가 증인으로 재판에 설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설사 그 주체의식이 일시적인 것이었다 해도, 법정투쟁은 그를 생활에 기반한 ‘시민’으로 만들어 주었다. 여기에 뒷받침된 시민의식 역시 빛나는 내일을 꿈꿀 수 있던 시대의 리얼리티였다.

이렇게 ‘서민=시민’인 쓰카구치 부부와 사토미는 생활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봉건적 집단주의와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하며 그것과의 싸움을 통해 미래의 꿈을 이어가고자 한다는 같은 지향점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 흐름은 1978년, 타미야 주연의 TV드라마 <하얀 거탑>까지 이어진다. 이 TV판 제28화에는 러닝셔츠바람에 수건을 목에 걸치고 밥상 앞에 양반다리로 앉은 유우키치가, 한 손에 맥주를 든 채 키미코더러 증인으로 나서라며 퉁명스레 몰아세우는 장면이 나온다. 대화의 키워드는 ‘인정’이다. 서민형 휴먼드라마 형태를 띠고 정의를 인정으로 논하는 것이 그다지 거부감을 주지 않던 시대였다. 『남자는 괴로워(男はつらいよ)』4 시리즈를 관통하는 서민생활이 거기에 있었다.

고도경제성장으로 들끓는 1960년대는 믿을 수 있는 내일을 가진, 꿈의 시대였다. 야마자키 원작 『하얀 거탑』은 오오사카만국박람회와 같은 국가프로젝트가 성장을 이끌던 시대의 산물이다. 또 1978년 타미야 주연의 TV판은 상당한 균열이 생기긴 했어도 아직 꿈의 여운을 즐길 수 있던 시대의 것이었다. 십수 년 터울에도 불구하고 영화판과 드라마판 양자에서 공통된 시대적 리얼리티를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첫째, 야심에 가득찬 자이젠을 야수로 만드는 봉건적·집단주의적 인간관계의 리얼리티이다. 그리고 둘째는 그런 인간관계를 부조리한 시대착오로 여기는 진보주의 이데올로기 속 개인의 리얼리티이다. 사토미의 이미지는 만국박람회 공사현장의 작열하는 에너지와 호응하는 것이다. 세번째로, 자신의 생활을 지키면서 권력에 대항하는, ‘시민’으로 질적 변화를 이루는 ‘서민’의 리얼리티가 있다. 사사키 요오헤이 유족의 ‘인정’이 쓰카구치 부부를 변화시킨 것이다. 『하얀 거탑』에는 이렇게 복수의 시대성이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꿈의 시대는 확실히 끝을 맞았다. 소비의 고도화로 대변되는 포스트모던사회에서 진보주의의 꿈은 무의미한 현실에 대한 나른한 긍정으로 변했다. 더욱 진전된 도시화는 소비하는 개인을 해방시키는 동시에 서민의 생활기반을 파괴했다. 고도의 정보화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배후에서는 인간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강화되었다. 2003년 카라사와 토시아키(唐澤壽明) 주연의 TV드라마가 ‘꿈의 시대’에 만들어진 <하얀 거탑>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말할 것도 없이 과학기술, 의료기술의 진보는 환자의 신체관리를 효율화한다. 생명의 존중은 신체의 철저한 관리와 표리 관계에 있다. 이 속에서 카라사와 주연의 <하얀 거탑>은 암의 고지(告知)와 터미널 케어(terminal care),5 인폼드 콘센트(informed consent),6 환자주체의료방식, 의료부권주의(medical paternalism)7 등의 문제들을 이슈화했다. 이들 모두가 앞서의 <하얀 거탑>에는 없었던, 지극히 현대적인 관심에 근거하지만 또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철저히 다루어지지 않고 어중간한 상태로 끝난다. 이야기를 이끄는 자이젠과 사토미의 대결은 전자의 묘한 휴머니즘과 후자의 서툰 정의감 탓에 박력이 떨어져 버렸다. 그것은 진보의 꿈을 잃고 권력에 대한 생리적 혐오감도 희박해진 우리시대의 가벼운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의료계 이슈들의 단편적 제시로 끝나버린 것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환자주체의료의 배경에는 테크놀로지에 의한 신체의 철저한 관리화가 있다. 그것은 장기이식을 통한 신체의 자원화, 신약(新藥)제조를 위한 인체의 실험실화ㆍ공장화로 이어진다. 이렇게 근본적인 문제들을 그냥 지나치는 데 최신판 <하얀 거탑>의 가벼움이 있다. 문제영역의 결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의 정체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이 고도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정직한 리얼리티이다.

각주
1. <하얀 거탑>1966년 영화 및 1978년 드라마의 주연 배우. 데뷔 이래의 명성은 이 작품으로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극중 인물 자이젠 고로오의 이미지와 삶에 강렬한 자기동일시를 보이며 배역에 몰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타미야는 배우로서의 명성 이외에도 더 큰 성공을 위해 사업이나 영화제작에 직접 나섰다가 실패하는 등 끝없는 야망을 불태웠고, 결국 자신이 열연하던 드라마 <하얀 거탑> 촬영 당시에는 거액의 빚과 조울증으로 시달리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 종료 후 탈진과 허탈감에 ‘자이젠 고로오’ 말고는 어떤 역을 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배역에 몰입했었고, 끝내 방영분을 두 회 앞두고 엽총자살을 함으로써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결국 『하얀 거탑』은 작품이 표상하는 사회적ㆍ시대적 리얼리티와 극중 인물의 삶에 대한 극도의 몰입 속에서 자살한 주연배우로 인해, 한 세대 일본인(현재 50대 후반~80대)들에게 동시대의 보편적 자기동일시의 강렬한 인상과 기억을 남겼다. 타미야 지로오는 실제 진한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 등, 일본인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이라 할 만한 외모를 지녔다. 영화배우가 된 것도 가쿠슈우인(學習院)대학 정경학부 시절 미스터 콘테스트에서 우승함으로써 대형 영화사 다이에이(大映)에 스카우트되면서다. 사극 현대극에서 두루 활약,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인텔리, 조폭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연기력으로 정평이 있었고 TV의 인기 MC로도 활동했다.

2. 1924년생. 쿄오또(京都)여자대학 국문과 졸업 후 마이니치신문사 학예부 기자로 근무. 신문사 퇴직 후엔 전업 작가로 변신. 1958년 제9회 나오키(直木)상 수상.『하얀 거탑』(선데이 마이니찌 1963.9.15~65.6.13)에 연재, 뜨거운 독자들의 반향으로 당초 계획에 없던 속편을 같은 지면에 연재(1967.7.23~1968.6.9)했다. 날카로운 사회성을 띤 작품으로 평가되며, 이후 영화화ㆍ드라마화되어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3. 오오사카 후츄우(府中)시 치사토 구릉에서 183일간 열린 일본 최초의 국제박람회(1970년 3월 14일~9월 13일). 일명, 오오사카 반빠꾸(大阪萬博) EXPO 70.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테마로 일본을 비롯한 77개국 4개 국제기구가 참가, 국제박람회 사상 최다의 입장자수(총 6421만8770명)와 최초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도쿄올림픽(1964년)과 함께 전후 최대의 국가적 이벤트로, 많은 기업, 학자, 건축가, 예술가가 기용되었고 미국에 이어 고도경제성장을 성취한 경제대국 일본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국가이벤트에 동원되는 지식인 예술가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1970년 미일안전보장조약개정에 관한 논의 및 반대운동(전후 일본의 대표적 반체제운동. 일명 ‘안보투쟁’)을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이유로 대학생들의 반대운동도 있었다.

4. 아쓰미 키요시(渥美淸,1928~1996) 주연, 야마다 요오지(山田洋次) 감독의 시리즈물 희극영화(전 48편).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전작을 같은 주연배우가 연기했다. 배우 아쓰미는 극중 인물 쿠루마 토라지로오(車寅次郞)와 일체화되어 애칭 토라상(寅さん)으로 불리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투박한 외모에 전국을 떠돌며 서민들의 애환얽힌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는 토라상은 인간미 넘치는 서민적 풍운아의 전형이다. 일본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친근한 캐릭터가 된 아쓰미는 전후 역사상 배우로서는 두번째로 국민훈장을 받았다. 제30편 이후 최장 시리즈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5. 말기 암환자 등, 완치불가능 환자를 연명과 통증완화 차원에서 돌보는 것.

6. 충분한 설명 및 고지에 의한 환자의 동의.

7. 환자에 관한 모든 의료적 판단을 의사에게 아버지처럼 믿고 맡겨야 한다는 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