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100억 원대 스타아트펀드가 출시되면서 아트펀드(art fund)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투자에 문외한인 일반사람들도 아트펀드가 무엇인지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아트펀드가 무엇인지, 어떤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트펀드는 말 그대로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미술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수억 원대 이르는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한 뒤 되팔아 수익을 내는 새로운 투자상품이다. 자금운영사가 투자자의 돈을 모아 미술품을 사들인 뒤 되팔아 이익을 분배하는 간접투자다. 블루칩 작가, 전도유망한 예술작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수억 원에 달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에 소액투자자나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투자가 가능하다. 증권업계나 미술시장에서는 아트펀드를 ‘미학적 감성’과 ‘경제적 이성’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최고의 대안투자상품으로 꼽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고 있는 아트펀드는 2종이다. 그러나 이 아트펀드는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다. 고액의 재산가나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私募)펀드 private eguity fund,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겷ㅁ?등에 운용하는펀드- 편주다. 지난해 9월 굿모닝 신한증권이 출시한 서울 명품아트사모 1호펀드는 규모가 75억, 만기는 3년 6개월에 목표수익률은 연간 10%+알파이다. 투자운용자산의 95%를 미술품에, 5%는 채권겲樗퐗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형 상품이다. 미술품은 강남에 있는 ‘표화랑’에서 선정하고, 작품을 팔 때도 ‘표화랑’을 통해서 팔게 된다.

지난 1월 출시한 100억대 스타아트펀드도 만기가 3년 6개월에 목표수익률은 17.36%이다. 스타아트펀드는 6개월마다 결산해 이익을 분배할 계획이다. (주)골든브릿지 자산운용이 펀드를 운영한다. 미술품 선정은 ‘박영덕화랑’ 등 5개 화랑이 모여 만든(각 10억씩 출자) 한국미술투자주식회사에서 맡았고 작품을 팔 때도 이 회사에서 판다.

이처럼 아트펀드의 등장은 지난 한 해 미술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반증이다. 경매시장의 경우는 전년보다 2.8배 성장했고 서울, K옥션의 낙찰가는 600억 원대를 기록했다. 또 국내 미술작품 가격지수는 2005년 135에서 2006년에는 181로 대폭 상승했다. 천경자, 박수근, 이중섭 등 근현대 서양화 가격은 2005년보다 평균  33.5% 증가했다. 소더비, 크리스티 등 해외경매에서 국내작가들의 낙찰률도 높아 “아트도 재테크” 라는 인식이 늘어났다.

그렇다면 이렇게 아트펀드가 미술시장의 대세로 나타나는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가. 지난해에 부동산을 옥죄니 미술시장이 살아난다는 말이 쏟아졌다. 주식과 부동산에서 빠진 뭉칫돈이 미술시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억제 정책으로 새로운 투자품목을 기다리는 자금이 약 25조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또 기업들이 미술품 구입에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한몫한다. 지난해 법인세법을 바꿔 기업이 구입하는 미술품을 업무용 자산으로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트펀드가 20%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아트펀드는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파인아트펀드(Fine Art Fund)등 외국에서 아트펀드가 잘되는 이유는 경매에서 최고가가 잇따라 경신되는 등 그림값이 꾸준히 오르기 때문이다. 세계 미술품 시장은 지난 25년간 연평균 8∼1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태동기인데다 미술품 가격지수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아트펀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식시장처럼 공식적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시장이 자리잡지 않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공개된 객관적 가격지수가 필요한데 국내 미술시장은 그림의 거래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지수화가 어렵다. 또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도 걸림돌이다. 개인 간 미술품 거래는 잘 노출되지 않아 과세가 어렵지만 아트펀드의 수익률에는 과세처리가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아트펀드가 활성화되면 그림값을 객관화한 가격지수가 공개되어 매매를 활성화시키고 미술시장의 규모를 키워줄 수 있다는 장미빛 전망도 있다. 이렇게 되면 미술시장은 적자생존으로 ‘돈 되는 작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다. 소장품의 개념을 넘어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진입한 아트펀드가 작가·고객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펀드 만기일까지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